입력 : 2026.08.23 06:00
강남3구 조사 대상 단지 상반기 일제히 하락
미성미륭삼호·창동주공3단지는 21% 상승
고가→중저가 단지로 상승축 이동 ‘풍선효과’
[땅집고]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강남3구 등 이른바 상급지보다 노원·도봉·관악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의 대단지 아파트 가격이 더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강남과 한강변을 중심으로 집값이 먼저 급등한 뒤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가 중저가 지역으로 번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부동산 빅데이터 분석가 ‘삼토시’가 서울 25개 자치구별 시가총액 상위 2개 단지, 총 50개 단지의 분기별 평균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가격이 오른 단지는 23곳이었다. 10곳은 보합, 16곳은 하락했다. 나머지 1곳은 올해 1분기 해당 평형의 거래가 없어 등락률을 산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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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은 원칙적으로 전용면적 84㎡ 평균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했다. 해당 면적이 없거나 거래가 적은 단지는 단지별 대표 평형을 대신 활용했다. 직거래와 해당 분기 최고가보다 20% 이상 낮은 이상 거래도 집계에서 제외했다.
◇강남3구 조사 대상 모두 하락…상승률 상위엔 중저가 단지
올해 2분기 서울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는 인식과 달리 고가 아파트의 성적표는 부진했다. 조사 대상 가운데 강남·서초·송파를 비롯해 동작·종로·용산·성동·광진구에 있는 단지는 모두 전 분기보다 평균 실거래가가 떨어졌다.
특히 20억원을 웃도는 고가 단지 가운데 2분기 평균 실거래가가 오른 곳은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양천구 신정동 ‘목동14단지’뿐이었다.
반면 상승률 상위권에는 비교적 가격이 낮은 단지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2분기 상승률은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이 가장 높았고 강북구 미아동 ‘래미안트리베라’, 도봉구 창동 ‘창동주공3단지’,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등이 뒤를 이었다. 롯데캐슬클라시아를 제외하면 모두 15억원 미만 가격대 단지다.
상반기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이런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노원구 월계동 ‘미성미륭삼호3차’와 창동주공3단지는 지난해 말보다 평균 실거래가가 각각 21% 올랐다. 이어 롯데캐슬클라시아가 19%, 관악구 봉천동 ‘봉천두산’이 18%, 성산시영이 16% 상승했다.
반대로 동남권 조사 대상 8개 단지는 올해 상반기 모두 하락했다. 지난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뛰었던 상급지 단지들이 올해 들어 조정을 받고, 상승세가 외곽 중저가 단지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강남→마포·목동→노·도·강…상승축 외곽으로
분기별 상승률 상위 5개 단지의 지역 분포를 보면 집값 상승세가 서울 외곽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했다. 지난해 2분기에는 강남·서초·강동·영등포·성동구 단지가 상승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3분기에는 광진·마포·양천으로 옮겨갔고, 4분기에는 동작·양천·광진·영등포가 강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에는 관악·종로·노원·동작으로 범위가 더 넓어졌고, 2분기 상승률 상위 5개 단지는 노원·도봉·성북·관악·마포에서 나왔다. 지난해 강남권과 한강변을 중심으로 시작된 상승세가 올해 들어 서울 동북·서남권으로 확산한 셈이다.
같은 자치구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비싼 단지와 싼 단지의 흐름이 엇갈렸다. 마포구에서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가 상반기 5% 하락한 반면 성산시영은 16% 상승했다. 동작구도 흑석동 ‘흑석자이’가 6% 떨어졌지만 상도동 ‘힐스테이트상도센트럴파크’는 4% 올랐다.
양천구에서는 목동7단지가 6% 하락한 반면 목동14단지는 2% 상승했고, 성동구 역시 옥수동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는 3% 하락한 데 비해 하왕십리동 ‘센트라스’는 4% 올랐다. 삼토시는 “같은 구 안에서도 실거래가격이 높은 단지는 하락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단지는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대출 막히자 ‘가격 낮은 곳’으로…풍선효과 이어질까
시장에서는 최근 대출 규제가 고가 아파트에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치면서 매수 수요가 가격대가 낮은 지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주목한다. 고가주택은 대출을 활용한 매수가 쉽지 않은 반면 중저가 단지는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 부담이 작기 때문이다.
다주택자 매물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단지에 집중됐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이 같은 가격 차별화가 대출 규제와 세제 변화 가운데 어떤 요인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것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관건은 3분기 이후다. 삼토시는 “중저가 지역의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지난해 강남권에서 시작된 가격 상승이 서울 외곽까지 순차적으로 번지는 풍선효과가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면서 “반대로 외곽 단지 가격이 빠르게 따라붙으면 다시 상급지와의 가격 차이가 좁혀지면서 수요가 상급지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강남의 몰락과 비강남권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강해지고 있다. 정부의 8.3세제 개편이후 강남권 고가 아파트는 양도소득세와 보유세 중과세 영향으로 매물이 늘고 있으며 호가도 급락하고 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