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8.24 06:00
[강효진 케어닥 시니어하우징 연구소장 인터뷰②]
시니어하우스, 개발보다는 '운영'중심으로
예비입주자라면 체험입주·돌봄비용·의료연계 실체 확인해야
[땅집고] “대부분 시니어 시설에서 나온 브로셔를 보고 들어가시지만 계약서와 야간근무표 등 실제 운영 시스템을 봐야 합니다. 특히 의료 연계의 실체를 잘 봐야 해요. 대학병원과 MOU를 맺었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응급상황에서 대학병원에 우선적으로 갈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거든요.”
강효진 케어닥 시니어하우징 연구소장은 시니어하우징을 선택할 때 화려한 시설이나 프로그램보다 실제 운영 시스템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국내 시니어하우징 시장 역시 앞으로 단순히 아파트에 식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거주자의 건강 상태와 생활 변화에 따라 주거와 돌봄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모델로 발전해야 한다고 본다. 현재 국내 시장은 초고가 상품과 복지시설로 양극화돼 있어 중산층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이 더욱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강 소장은 미국 건축사, 친환경 건축인증사(LEED AP) 취득 후 미국에서 건축 실무를 보던 중 서울시에서 약 15년간 유니버설 디자인, 사회문제해결 디자인 관련 시범사업과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시니어 토탈케어 기업 ‘케어닥’에서 시니어하우징의 공간 디자인 및 운영 연구를 도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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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강 소장과의 일문일답.
- 설계자의 예상과 다른 입주자 사례도 있었나.
“부부가 함께 오셔서 처음에는 함께 쓸 수 있는 방을 추천해드렸는데, 실제로는 방을 따로 달라고 한 사례가 기억난다. 그분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세웠던 가설과 달랐던 것이다. 입주자분들은 자유롭게 친구를 사귀고 어울리고 싶고, 돌봄으로부터는 졸업하고 싶어 했다는 점이 생소했다. 이런 거주자의 실제 요구와 설계 사이의 간극을 파악하는 것이 운영 데이터의 힘이다. 그래서 운영을 기반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 운영 데이터가 실제 공간을 바꾼 사례가 있다면.
“100점짜리 해결책은 없다고 본다. 가설을 세우고 현장을 검증하는 절차가 필수적이다. 도면상으로는 이상적이었던 동선이 실제로는 관리 동선과 거주자 동선이 부딪힐 수도 있고, 비상상황에서 이동해야 하는 거리가 지나치게 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소음에 민감한 어르신의 경우 30명이 동시에 식사를 하면서 나는 식기 소음에 민감해 하셨던 경우가 있었다. 결국 소리가 덜 나는 식기로 변경을 했는데, 이처럼 아주 사소한 관찰에서 해결책이 나오기도 한다.”
- 앞으로 5~10년 뒤 국내 시니어하우징은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보나.
“지금은 개발 논리가 운영 논리를 압도하고 있다. 토지와 밀도를 고려하고 분양과 전용률을 생각하면서 평면을 먼저 그리는 방식이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시니어하우징은 운영 측면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실제 해외에는 하이엔드부터 중산층, 저소득층까지 다양한 모델이 있다. 운영방식에 따른 차이를 명확히 한 것이다. 실제 국내는 요양과 일반 액티브 시니어 사이에 선택지가 많지 않다. 내가 나이 들었을 때 내 상황에 맞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시장이 성숙해야 한다. 아직 국내 시장은 이 부분에서는 연약하다고 본다.”
- 통합돌봄 시대에는 시니어하우징의 역할도 달라질까.
“올해 ‘통합돌봄지원법’을 계기로 시설에서 지역으로 돌봄의 방향이 옮겨가고 있다. 앞으로의 시니어하우징은 입주자만을 위한 폐쇄적인 공간이 아니라 생활거점이 돼야 한다. 바로 돌봄의 연속성이다. 아프면 나가야 하는 시설이라면 입주자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내가 아파도 돌봄 케어에 대한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있어야 한다. 고객 입장에서 연속적인 상품이 마련돼야 진정한 고령자 돌봄 주거복합단지(CCRC, 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 모델이 나올 수 있다.”
- 예비 입주자가 시니어하우징을 고를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대부분 브로셔만 보고 들어가지만 가장 중요한건 계약서에 나와있는 상세조항과 야간근무표를 확인해야 한다. 일례로 간호사가 야간에 한 명 대기한다고 해도 어떤 응급 시스템으로 대응하는지 예비 입주자의 입장에서는 알기 어렵다. 가능하면 체험입주를 반드시 해보면 좋다. 실제로 거주해보면서 불편함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여기에 보증금 반환이 가능한지, 의무식이 있는지, 자녀 집에 가 있는 공백 기간 동안 내야 하는 비용이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또 사생활과 독립성이 유지되는 공간인지, 획일적인 관리체계가 아니라 내가 선택하면서 나다운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 의료 연계는 어떻게 확인해야 하나.
“의료 연계의 실체를 잘 봐야 한다. 대학병원과 MOU를 맺었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응급상황에서 대학병원에 우선적으로 갈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보호자의 시선에서 위기대응방식을 살펴야 한다. 보호자에게 언제 연락하는지, 복약 관리는 누가 하는지, 최근 1년간 응급이송이 몇 번 있었는지, 촉탁의 방문 주기는 어떤지, 평균 대응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등이다.
가능하다면 예고 없이 방문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서비스가 준비된 시간에 가는 것보다 뜬금없는 시간대에 방문해서 실제 어떤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지 보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다.”
- 마지막으로 가족이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자녀가 차량으로 한 시간 이상 떨어져 있으면 실제 방문 빈도가 낮은 경우가 많다. 막힐 경우를 고려해서도 1시간 이내 거리가 좋다. 또 자녀가 방문했을 때 부모님의 방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지, 응접실에서 충분히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특히 임종을 앞둔 상황에서는 가족이 함께 그 공간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시니어하우징은 단순히 어르신이 사는 건물이 아니라, 그분의 일상과 가족의 관계, 돌봄까지 이어지는 생활의 공간이어야 한다.” /kso@chosun.com
땅집고가 시니어 비즈니스 전문가 양성을 위해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전문가 과정 8기’를 개설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달 26일부터 10월 28일까지 9주간 총 16회 강의로 진행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시니어 주거 개발과 요양시설 운영, 금융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실무 중심 커리큘럼이다. 지금까지 수료생 200여 명을 배출했다. 일본 등 선진국 케이스를 집중 분석하고 국내 현장 스터디 2회도 포함한다. 한만기 노블라이프케어 대표, 문성택 공빠TV 대표, 강경찬 KPMG 상무 등 현업 시니어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선다.
땅집고아카데미 관계자는 “시니어 주거 시장은 개발과 운영, 금융을 함께 이해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이번 과정은 디벨로퍼와 건설사, 금융사, 자산운용사, 설계사무소 등 관련 실무자들이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이라고 했다.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