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8.19 16:55
[땅집고] 국토교통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중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지하를 관통하는 면적을 기존 대비 65% 정도 축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건축을 앞둔 은마아파트 조합 측이 지난 6년 동안 안전 문제를 우려하며 국토부와 현대건설과 맞서 싸운 결과다.
이달 13일 국토부는 ‘GTX-C 노선 민간투자사업 실시계획 변경(2차)'를 승인·고시했다. 이번 변경안에 따라 GTX-C 사업 규모가 다소 조정됐다. 정거장 총 14곳은 그대로 유지하되 전체 노선 길이가 기존 86.460km에서 86.659km로 199m 증가했고, 이에 따라 전체 사업면적 역시 117만3207.6㎡에서 128만8642.6㎡로 확대됐다.
총 사업비는 4조6084억원으로 변동이 없는 것으로 기재됐지만, 준공 시점은 예정했던 2028년보다 늦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계획안에 표기됐던 연도가 사라지고 '공사착수일로부터 60개월'이라는 문구만 남아있어서이다. 업계에선 GTX-C가 2024년 1월 착공 기념식을 열긴 했지만 아직 공사비 문제로 본 공사에 착수하지 않은 만큼, 국토부가 구체적인 노선 완공·개통 일정을 고시하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GTX-C의 대략적인 노선이 공개된 2020년 이후 지금까지 6년 동안, 은마아파트 조합과 입주민들은 국토부가 제시한 안에 대해 반대하며 노선 수정을 요구해왔다. 노선이 단지 남동쪽 모서리쪽 부지를 곡선 형태로 관통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이 단지가 재건축 사업을 앞둔 만큼 지하에 GTX-C 공사가 시작되면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노선 건설 사업을 맡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항의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앞을 찾아 집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번 변경안으로 GTX-C 노선이 은마아파트를 관통하는 면적이 크게 감소하면서 이 같은 불만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노선이 단지 서쪽 학여울역 방면으로 틀어져 은마아파트를 완전히 피해가는 형태로 변경된 것 아니냐는 말이 돌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있다. 은마아파트 편입 면적이 기존 1만497.9㎡에서 3712.4㎡로 약 64.6% 정도 감소해서다. 더불어 지하 심도는 기존 66.35m에서 71.08m로 증가했다. 즉 은마아파트에 전달되는 진동 등 문제를 축소하기 위해 GTX-C 열차가 지나가는 터널을 더 깊이 파는 조치를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 서울시 소유 도로 및 공공필지 편입 면적은 기존 458.6㎡에서 6177㎡로, 13.5배나 증가했다. 국토부가 사유지인 은마아파트를 지나는 면적을 줄이는 대신 서울시 땅을 더 많이 활용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한 것이다.
이번 GTX-C 노선 계획 변경으로 은마아파트 조합원들은 재건축 사업 과정에서 안전성을 챙길 수 있게 됐다. 특히 조합이 노선이 지나는 모서리 부지에 주택 대신 근린공원을 배치한 덕분에, 향후 불거질 진동에 따른 붕괴 등 걱정도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
한편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1979년 준공한 기존 4424가구를 지하 6층~지상 49층, 29개동, 총 5850가구 규모 새아파트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다. 이 중 공공임대주택이 909가구며 공공분양물량은 195가구로 배정됐다. 올해 2월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한 이후 약 5개월 만인 7월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등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2028년 착공, 2035년 입주가 목표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