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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엔 어린이집, 아래는 병원… 건축상 받은 '수직 마을' 실버타운

    입력 : 2026.08.20 06:00

    [은퇴 도시 탐구]
    [4] 싱가포르 '캄풍 애드미럴티
    '노인을 위한 수직마을
    36·45㎡ 기준 분양가 1억 수준
    의료센터·어린이집·상업시설
    인근 주민 누구나 이용할수 있어

    [땅집고] 싱가포르 애드미럴티역 앞에 들어선 실버타운 ‘캄풍 애드미럴티’. 고령자 주택 104가구와 의료센터, 어린이집, 대형 광장, 상업시설, 옥상 정원 등을 한 건물에 쌓아올린 이른바 ‘수직 마을’로 설계했다. 1층 광장에서는 수시로 각종 문화행사가 열린다. /싱가포르 주택개발청

    [땅집고] 싱가포르 도심 한복판에서 전철(MRT)로 30분쯤 떨어진 애드미럴티역. 역을 나서면 레고 블록처럼 겹겹이 쌓아올린 건물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2017년 8월 문을 연 공공 실버타운 ‘캄풍 애드미럴티’(Kampung Admiralty)다. 지상 11층 두 동으로 1~4층엔 광장·푸드코트·의료센터 등 커뮤니티 시설을 갖췄다. 5~11층에는 고령친화 원룸형 아파트 104가구(전용 36·45㎡)와 옥상정원 등이 있다.

    개장 9년여가 지난 현재 캄풍 애드미럴티는 ‘노인을 위한 수직마을’이라고 불리며 세계적으로 성공한 시니어 주거 모델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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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럽 샌드위치 닮은 외관

    ‘캄풍 애드미럴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독특한 외관이다. 이 건물을 설계한 WOHA는 ‘수직 마을(Vertical Village)’, 혹은 ‘클럽 샌드위치(세 조각의 빵 사이에 내용물을 두 층으로 넣은 샌드위치)’라고 표현한다. 건물을 위에서 보면 한가운데가 뚫린 ‘ㅁ’자 형태라 저층부까지 자연광이 든다. 건물 전체에 휠체어로 접근 가능한 계단식 조경을 설치한 것도 눈길을 끈다. 2018년 세계건축페스티벌(WAF)에서 57개국 535개 프로젝트를 제치고 ‘올해의 건물’로 뽑혔다.

    이 시설은 화려한 외관과 달리 부유층을 위한 프리미엄 실버타운이 아니다. 싱가포르 주택개발청(HDB)이 지은 공공 실버타운이다. 55세 이상만 입주 신청이 가능하고, 2017년 당시 36㎡ 기준 분양가가 1억원 수준이다. 비슷한 크기 공공주택 시세의 30~50% 수준이어서, 방 4개짜리 아파트를 팔아 입주하면 노후 자금으로 2억원 정도를 확보할 수 있다.

    ◇어린이집 갖춘 노인주택

    ‘캄풍 애드미럴티’는 싱가포르 최초로 고령자 주택과 의료, 상업시설, 어린이집을 한데 묶었다. 1층 대형 광장에서는 사계절 축제가 열리고 900석 규모 호커 센터(hawker center·노점을 모아 놓은 복합 시설)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3~4층에는 외래 의료센터가 있고, ‘액티브에이징 허브’에서 음악·요리교실 같은 커뮤니티 활동을 즐긴다. 옥상엔 어린이집과 계단식 정원이 얹혀 있다.

    [땅집고] 캄풍 애드미럴티 내 커뮤니티 시설인 ‘액티브 에이징 허브’에서 입주민과 어린이들이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곳에서 입주민들은 운동하고 요리·음악교실 등 다양한 문화활동도 즐긴다. /싱가포르주택개발청

    ‘캄풍’은 말레이어로 ‘마을’이란 뜻이다. 이 프로젝트를 주관한 코분완 국가개발부 장관은 당시 “옛 시골 마을의 자급자족 공동체 생활을 고층 건물 안에 다시 불러온 것”이라며 “‘노인들이 우아하고 건강하게 나이드는 방법에 대한 실험”이라고 했다. 의료센터와 어린이집, 호커 센터는 입주민 전용이 아니다. 인근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이 곳의 또 다른 특징은 세대공존형 실버타운이라는 것. 주변 10개 공공주택에 거주하는 입주민 자녀가 ‘캄풍 애드미럴티’의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했다. 실제 입주민 로버트 코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한 집에 살지 않아도 딸 가족이 가까이 있고, 매일 오후 어린이집에 다니는 손녀를 돌봐줄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 “100가구는 너무 적어”

    HDB는 캄풍 애드미럴티에 대해 “아쉬운 점도 있다”고 고백한다. 얍친벵 HDB수석고문은 미국 포천지 인터뷰에서 “부지가 작아 노인주택을 100가구 정도만 넣었는데, 의료·상업시설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최소 300가구는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젊은 가족용 주택까지 함께 넣어야 진정한 세대통합 프로젝트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우 교외 대형 실버타운 보다 도심복합개발에 고령자 주택과 의료·돌봄·보육·상업시설을 함께 넣는 걸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어린이와 직장인, 인근 주민들이 매일 오가는 장소에 노인주택을 넣어야 한다”면서 “좋은 집 한 채가 아니라 나이가 들어도 계속 동네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sh0293@chosun.com



    땅집고가 시니어 비즈니스 전문가 양성을 위해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전문가 과정 8기’를 개설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달 26일부터 10월 28일까지 9주간 총 16회 강의로 진행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시니어 주거 개발과 요양시설 운영, 금융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실무 중심 커리큘럼이다. 지금까지 수료생 200여 명을 배출했다. 일본 등 선진국 케이스를 집중 분석하고 국내 현장 스터디 2회도 포함한다. 한만기 노블라이프케어 대표, 문성택 공빠TV 대표, 강경찬 KPMG 상무 등 현업 시니어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선다.

    땅집고아카데미 관계자는 “시니어 주거 시장은 개발과 운영, 금융을 함께 이해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이번 과정은 디벨로퍼와 건설사, 금융사, 자산운용사, 설계사무소 등 관련 실무자들이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이라고 했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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