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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 3억 반값 아파트의 배신…입주 코앞 "2억 더 내라" 무슨일

    입력 : 2026.08.20 06:00

    “LTV 80%인 줄 알았는데 60%”…본청약자 대출 조건 뒤늦게 변경
    추정분양가 3억4000만원에 대출 최대 1억4900만원… 현금 2억원 필요
    “청년·신혼부부 대상인데 어떻게 감당하나”


    [땅집고]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마곡엠밸리17단지아파트’전경. /강태민 기자

    [땅집고]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반값 아파트’로 불린 마곡17단지가 입주를 앞두고 대출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이 단지는 토지임대부주택으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워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던 곳이다.

    당첨자들은 당초 분양가의 최대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본청약에서는 현행 규제에 따라 LTV 60%가 적용됐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한도에서 소액임차보증금을 미리 차감하는 이른바 ‘방공제’까지 적용되면서 실제 받을 수 있는 대출금은 크게 줄었다. 일부 당첨자는 부족한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3억4000만원 ‘반값 아파트’… 대출은 최대 약1억4900만원

    마곡17단지는 SH공사가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공급한 토지임대부주택이다.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수분양자는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갖는 방식이다. 전용면적 59㎡ 기준 분양가는 약 3억4000만원, 84㎡는 약 4억50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다만 수분양자는 매달 약 66만~94만원의 토지임대료를 별도로 납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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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를 앞세우면서 지난 3월 본청약 당시 일반공급 경쟁률은 125대 1까지 치솟았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첨된 청년과 신혼부부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자기자본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입주를 앞두고 대출 가능 금액이 예상보다 크게 줄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땅집고]‘마곡엠밸리17단지아파트’추정분양가 약 3억4000만원 기준 대출 가능 금액을 나타낸 그래픽. /추진영 기자

    전용 59㎡ 추정분양가 약 3억4000만원을 기준으로 LTV 60%를 적용하면 대출 가능 금액은 2억400만원이다. 여기에 서울 지역 소액임차보증금 5500만원을 대출 한도에서 차감하는 방공제가 적용되면 실제 대출 가능 금액은 최대 약 1억4900만원으로 줄어든다. 결국 수분양자가 마련해야 하는 현금은 약 2억원에 달한다.

    “LTV 80% 된다기에 믿었는데”… 당첨자들 혼란

    본청약 당첨자들은 당초 대출 조건이 지금과는 다를 것으로 예상했다고 주장한다. 한 당첨자 A씨는 “생애 최초니까 LTV 80%가 되는 줄 알았고, 금리도 싸게 해준다고 해서 너무 좋았다”며 “6월 초가 돼서야 누군가 LTV 80%가 안 나올 것 같다고 이야기했고, 대출 상담을 받아보니 60%가 맞다고 했다”고 말했다. 당첨자들은 특히 청약 대상 자체가 자산이 많지 않은 청년과 신혼부부였다는 점을 문제로 들고 있다. 당첨자들은 “처음부터 자산이 적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뽑아놓고 이제 와서 큰 금액의 현금을 마련하라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땅집고] 서울 강서구‘마곡엠밸리17단지아파트’에 입주를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추진영 기자

    논란의 핵심은 같은 단지에서 사전청약 당첨자와 본청약 당첨자에게 서로 다른 대출 조건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정부는 2022년 ‘뉴:홈 나눔형’을 발표하면서 분양가의 최대 80%, 최대 5억원까지 연 1.9~3.0% 수준의 고정금리로 40년간 대출받을 수 있는 정책금융 상품을 제시했다. 마곡17단지도 당시 이 같은 정책 방향에 따라 공급됐다. 그러나 올해 7월 국토교통부 결정에 따라 사전청약 당첨자는 당시 제시된 LTV 80%와 최대 5억원의 대출 혜택을 유지하는 반면, 올해 본청약을 통해 새롭게 당첨된 사람에게는 현행 규제인 LTV 60%가 적용됐다.

    국토부는 사전청약자와 본청약자를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전청약자는 당시 약속된 대출 조건을 유지한 것이고, 본청약자는 변경된 조건을 안내한 뒤 계약을 진행했다는 취지다. 금리와 부동산 시장 환경이 크게 달라진 만큼 동일한 조건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본청약 이틀 전 정정 공고”… 뒤늦게 알았다는 당첨자들

    본청약자들은 대출 조건 변경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기 어려웠다. 당첨자 B씨는 “본청약을 앞둔 공고가 3월 10일에 올라왔는데 아래쪽에 한 줄 정도로 고지된 게 전부였다”고 말했다. 특히 본청약을 불과 이틀 앞둔 시점에 정정 공고가 올라오면서 청약을 신청하려는 사람들이 변경된 대출 조건을 충분히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주장이다.

    대출 문제가 현실화하면서 계약을 포기하는 당첨자도 발생했다. 현재까지 여러 이유로 계약을 포기한 당첨자는 71명으로 알려졌다.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할 경우 단순히 주택을 잃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미 납부한 계약금을 잃을 수 있고, 당첨 이력이 남아 청약통장도 사실상 다시 활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방공제까지 적용… “토지임대부 특성 고려해야”

    당첨자들이 특히 문제로 지적하는 부분은 ‘방공제’다. 방공제는 주택이 경매 등으로 처분될 경우 소액임차인의 보증금을 보호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한도에서 일정 금액을 미리 차감하는 제도다. 서울의 경우 현재 소액임차보증금 기준 5500만원이 적용된다. 마곡17단지는 의무거주 기간 동안 임대가 제한되는 토지임대부주택인데도 일반적인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방식으로 방공제가 적용되면서 실질적인 대출 한도가 더 줄어들었다는 게 당첨자들의 주장이다. 결국 당첨자가 받을 수 있는 대출금이 줄면서 당초 예상했던 자기자본보다 훨씬 많은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번 대출 논란은 마곡17단지에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3단지도 이달 본청약을 앞두고 있다. 이곳 역시 토지임대부주택 물량이 포함돼 있어 본청약자에게 어떤 대출 조건이 적용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사전청약 당시 안내됐던 금융 조건과 현재 본청약 시점의 대출 규제가 달라질 경우 마곡17단지와 비슷한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chujinze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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