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8.19 14:05
오세훈 "재건축이 부동산 해법…용산공원 아파트, 녹지 수습 불가"
이재명 "공급 늘리자는 것, 집값 폭등 가능성 안 돼" 날선 반응
[땅집고] 부동산 정책 주도권을 둘러싼 이재명 정부와 서울시 간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국민대토론 때부터 엿보였던 양측의 시각 차이는 최근 국무회의와 용산공원 개발 방안 발표를 거치며 정면충돌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오는 20일 주택 공급 방안 협의에 나선다.
이재명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부동산 갈등의 첫 번째 축은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실거주 규제를 둘러싼 입장차다. 오 시장은 18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막혀 있는 정비사업 규제를 우선적으로 풀어줄 것을 촉구했다.
오 시장은 주택 공급 해법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 용적률 상향, 임대주택 비율 완화 등을 건의했으며, 부동산 세제 및 실거주 규제 등 정부 정책 기조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했다. 오 시장은 회의 직후 SNS를 통해서도 “주택공급이 절박하다면 재개발·재건축이라는 분명한 답안지부터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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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재명 정부는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자칫 집값 폭등을 자극하고 투기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음을 지적하며 제동을 걸었다.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오 시장의 건의에 대해 “공급을 늘리자는 것이지, 집값을 폭등시킬 가능성을 높여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실거주 규제 완화 요청에 대해서도 “실제로 살지도 않으면서 투기 목적으로 혜택을 받는 경우까지 보호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태릉골프장, 과천경마장 등 기존 1·29 대책 부지의 그린벨트 해제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기 위해 ‘개발제한구역 해제 총량 예외 인정안’을 의결하며, 정비사업 규제 완화 대신 공공 부지 및 그린벨트를 활용한 공급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 ‘용산공원 주택 공급’ 논란…서울시에 구청장까지 가세
이 대통령과 오 시장의 시각차 정면 충돌은 국토부의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 검토 방안을 사이에 두고 일어났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4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용산 어린이정원을 넘어 용산공원 전체를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논쟁이 본격화됐다.
오 시장은 국무회의에서 용산공원 내 아파트 건설 방안에 대해 분명한 반대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은 서울 한복판의 마지막 대규모 녹지이자 미래세대를 위한 자산”이라며 “‘닥공’(닥치고 공급)에도 원칙이 있으며 한번 사라진 도심 녹지는 다시 만들기 어렵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어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과의 면담에서도 “미군 반환 부지를 공원 외 목적으로 변경하지 못하도록 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취지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용산공원 주택 공급안에 대해서는 관할 지자체인 용산구까지 가세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김경대 용산구청장이 이끄는 용산구는 별도 입장문을 내고 “용산공원은 120년 만에 돌아온 국가 상징 공간으로, 단순한 주택 공급 부지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며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용산구는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면 용산공원을 훼손할 것이 아니라 기존 도심의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후 청와대는 오 시장의 용산공원 발언에 대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으며 용산공원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고 일축하는 등 관련 논란을 일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오는 20일로 예정된 오세훈 시장과 김윤덕 국토부 장관의 면담을 주목하고 있다. 정비사업 규제를 풀어 도심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정비사업 개발론’과, 집값 자극을 막고 공공 부지 및 그린벨트를 활용하겠다는 ‘공공 주도 공급론’이 맞서면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에 눈길이 쏠린다. /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