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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황제' 송대관을 무너뜨린 보령 6만평 땅 분양 사기극 논란

    입력 : 2026.08.17 06:00


    [땅집고] 지난해 2월 세상을 떠난 가수 고(故) 송대관은 1967년 '인정 많은 아저씨'로 데뷔해 1975년 '해뜰날'이 히트하며 인기 가수로 도약했다./뉴스1

    [땅집고] ‘트로트의 황제’로 국내 연예계를 평정했던 가수 송대관이 지난해 2월 78세의 나이로 돌연 세상을 떠나 팬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그는 사망하기 며칠 전 통증을 호소하더니, 급하게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심장마비로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그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원인으로 배우자의 부동산 투자 실패를 꼽고 있다. 송대관의 배우자 이모씨가 서해안을 끼고 있는 충남 보령시 6만5000평 땅을 경매로 낙찰받은 뒤 호텔·공연장 등을 짓고 분양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했는데, 현실성 없는 사업으로 무산되면서 수백억원대 빚을 떠안게 된 것.

    송대관은 배우자가 진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70대 나이에도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전국 곳곳 공연장을 순회하며 과로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이 과정에서 이모씨가 일반인들에게 수억원대 투자금을 편취해 분양사기 고소까지 당하면서, 그동안 송대관이 쌓아온 명성과 이미지가 무너지기도 했다.

    ◇송대관 배우자, 서해안 6만평 땅 경매로 70억에 낙찰…‘대천 썬시티’ 개발 계획

    대체 이모씨가 투자한 땅은 어느 곳일까.

    땅집고 취재에 따르면 이모씨는 2004년 경매를 통해 충남 보령시 남포면 삼현리 700번지 총 19만9111㎡(약 6만230평)를 70억원에 낙찰받았다. 감정가가 159억원였던 잡종지인데 경매로 반값 수준에 사들인 것이다.

    [땅집고] 송대관의 배우자 이모씨가 경매로 70억원에 낙찰받은 충남 보령시 남포동 땅에 ‘대천 썬시티’를 개발해 분양하겠다고 홍보한 광고 전단. /온라인 커뮤니티

    이모씨는 2009년부터 이 곳을 ‘대천 썬시티’ 택지지구로 개발할 계획이라며 투자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이 땅이 연간 1600명이 찾는 대천해수욕장과 2분 거리에 있으면서, 대천IC로부터 5분 거리에 있는 만큼 입지가 괜찮다는 주장과 함께다.

    당시 이모씨는 한 일간지에 송대관이 엄지를 들고 있는 사진을 첨부한 1차 개별등기 특별분양 광고를 내기도 했다. 전단에는 ‘보령시 2종 지구단위계획 대상지로 최고의 투자가치 보장', ‘안정성, 수익성, 발전성’이라는 등 문구가 기재돼있다. 여기에 ‘송대관 공연장’과 함께 숙박시설, 음식점, 호텔, 동양 최대 규모 찜질방 등을 짓겠다는 청사진이었다.

    ◇개발 허가도 안받은 땅, 분양 사기극 논란…송대관은 무죄

    하지만 2013년 송대관의 명성을 믿고 투자한 캐나다 교포 A씨가 언론을 통해 분양 사기를 폭로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A씨는 ‘대천 썬시티’를 분양받기 위해 4억1400만원 정도를 송금했는데, 이 땅이 정작 개발 허가조차 받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로 현장에 가보면 공사 흔적은 커녕 빈 땅에 잡초만 무성한 모습만 보인다. 더군다나 A씨가 입금한 분양대금 중 1000만원권 수표 4장이 한 카지노 업체에서 발견되면서, 투자금이 토지개발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쓰인 정황도 발견됐다.

    [땅집고] 이모씨가 개발하겠다고 홍보하던 충남 보령시 남포동 부지가 아직까지도 빈 땅으로 남아 있다. /네이버 거리뷰

    결국 A씨는 송대관과 이모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2014년 10월 1심에서 법원은 송대관에게는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 이모씨에게는 징역 2년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모씨가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시행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대행사를 고용하고, 유명 가수인 남편의 인지도를 이용해 분양금을 받아 사업과는 무관한 곳에 쓴 행위에 책임이 크다고 봤다.

    다만 2015년 8월 2심에서 재판부는 송대관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모씨는 실형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변경됐다. 그가 범행을 자수했고,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돈을 갚는 등 피해 보전이 이뤄졌다는 이유로 감형된 것. 이 판결에 상고하지 않은 이모씨는 형이 확정됐다. 송대관은 검찰이 상고해 대법원으로 넘어간 결과 2015년 11월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자 송대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당연한 결과라 생각하고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삼각김밥으로 끼니 때우며 채무 상환한 송대관

    이후 송대관의 처절한 빚 갚기가 시작됐다.

    그가 배우자의 ‘대천 썬시티’ 개발 프로젝트 실패로 떠안은 빚은 무려 160억원대였다. 이를 변제할 수 없어 2013년 6월 서울중앙지법에 일반회생 신청을 냈다. 이 과정에서 그가 오랜 기간 보유해온 서울 용산구 이태원 100억원대 단독주택과 경기 화성시 500억원대 토지 등 부동산이 모두 경매로 넘어갔다.

    송대관은 회생 신청을 하며 “연예 활동을 계속하면서 앞으로의 본인 수입으로 채무를 성실하게 이행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실제로 그는 70살이 넘은 나이인데도 월세 살이를 하며 전국 곳곳 행사장과 무대를 돌아다녔다. 하루에 행사 5개를 소화하는 날에는 삼각 김밥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차 안에서 쪽잠을 자기도 했다.

    [땅집고]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송대관이 부동산 투자에 실패한 아내를 원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빚의 90%를 탕감한 시점인 2018년, 한 인터뷰에서 아내가 서해안 땅에 투자하면서 일이 잘못됐다고 회고하며 70억원에 낙찰받은 이 땅이 팔리지도 않아 감당할 수 없는 이자만 불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획 부동산 업자 말을 믿은 게 잘못”이라며 “은행 한 군데서 빌린 돈만 180억원, 일반인들에게 빌린 것까지 대략 230억원 정도였는데 이후 빚 160억원을 떠안게 됐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송대관은 절대 배우자를 탓하지 않았다. 그는 “아내는 사업하다가 실패할 수도 있으니까 관대하게 생각한다”면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회개하고, 교회도 열심히 다니면서 살고 있다”고 전했다.

    채무를 해결한 송대관은 지난해 2월 78세 나이로 눈을 감았다. 소속사 측은 “평소 지병이나 기저질환이 있던 건 아니다"라며 "연세도 있으시고 몸이 피로하다고 해서 병원에 가 입원해 계셨는데, 오늘 오전 10시에 갑자기 심장마비가 와서 돌아가셨다"고 사망 경위를 전했다. 2024년 11월 신곡을 발표하고 방송에서도 종종 활동했던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팬들은 깊이 안타까워했다.

    한편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모씨가 투자 실패해 송대관의 과로를 불렀던 충남 보령시 남포면 땅은 2015년 광주광역시에 본사를 둔 양지산업개발주식회사에 105억원에 매각됐다. 이후 2018년 밸류미트인베스트먼트로 소유권이 넘어갔고, 2025년 2월에는 최모씨가 10억3000만원에 사들인 것으로 기재돼있다. 아직까지도 부지는 빈 땅으로 방치돼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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