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8.14 09:58
[땅집고] “1주택자도 때리고, 다주택자는 더 세게 때린다. 그런데 세입자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다. 결국 전월세 대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혁명적인 정책’이다.”
최근 국내 최대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스터디’에는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오히려 전월세 시장을 자극해 향후 집값 상승 압력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분석 칼럼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를 대폭 손질하며 조세 정상화 혹은 합리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정작 임대차 시장에 대한 고려가 빠지면서 부작용이 뒤따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의 작성자는 부동산 빅데이터 전문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삼토시(강승우)다. 이번 세제개편안을 두고 “1주택자를 때린 적이 없어 유별나 보이지만 본질은 다르지 않다”며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도가 더욱 강해졌다”고 진단했다.
◇”2027년까지 매도 물량 쏟아진다”
이번 개편안에 따르면,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특별공제로 전환하고, 종부세 기본공제금액을 거주용 1주택은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리는 대신 비거주용 1주택은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내린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1주택자의 경우 현행 60%에서 2028년까지 70%로, 다주택자는 80%까지 순차적으로 인상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2027~2028년 한시적으로 완화하되 2029년부터 원상 복귀시킨다는 내용도 담겼다.
삼토시는 핵심지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서울 하위 20% 아파트 대비 상위 20% 아파트의 매매가 배율은 2022년 2분기 4.2배에서 2025년 말 6.9배까지 치솟은 반면, 같은 기간 전세가 배율은 4.2배에서 4.4배로 큰 변동이 없었다는 게 근거다. “핵심지의 사용가치 대비 투자가치가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었다”고 했다.
특히 시가 40억원을 넘는 주택부터는 보유세 부담이 빠르게 늘고, 장기 보유로 차익이 큰 주택은 2028년 이후 양도세 부담이 최대 세 배 이상 뛰는 만큼 2027년까지 매도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삼토시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해소되기보다 ‘덜 똘똘한 한 채’ 현상으로 변형될 것으로 관측했다. 같은 시가 30억원 주택이라도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는 2026년 276만원에서 2028년 235만원으로 줄어들지만 3주택자는 같은 기간 421만원에서 985만원으로 급증하기 때문이다. “다주택자는 더 세게 맞으면서 결국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시가 20억~30억원대 덜 똘똘한 한 채가 최대 수혜를 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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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8년 총선까지 집값 누르기..2029년이후 폭탄”
삼토시가 지적한 이번 개편안의 최대 문제는 세입자를 위한 고려가 빠졌다는 점이다. 처음으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하는데, 자가점유율이 44%에 불과한 서울에서는 상당수 가구가 이런 비거주 1주택자의 집을 임차해 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토시는 가상의 마을 모델을 통해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가 보유세·양도세 부담을 피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자가로 돌아갈 경우, 임대 매물 감소폭이 임대 수요 감소폭보다 커지면서 임대 경쟁률이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 임대차 거래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간 55%대를 견고하게 유지해왔지만 최근 들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삼토시는 “임대인의 보유세가 1% 오르면 그 증가분의 29~30%는 전세보증금에, 47%는 월세에 전가된다”며 “2020년 다주택자 종부세를 대폭 올렸을 때도 공급 물량이 많았음에도 서울 아파트 월세가 급등했던 전례가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기업발 유동성까지 겹치며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전세사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임직원 11만여명이 2027~2029년 초 수억원대 성과급을 순차적으로 받게 되면 상급지로 이동 수요가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발 유동성의 흐름이 시차를 두고 화성시/수원시 → 용인시 → 성남시 → 강남3구로 상방 압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삼토시는 “2027년까지 최대한 팔라는 메시지가 이번 개편안을 관통하고 있다”며 “2028년 4월 총선까지 집값을 억누르기 위한 설계로 보이지만, 결국 매물이 2029년으로 잠기면서 폭탄을 키우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공급 감소로 임대차 시장이 임대인 우위 구도인 상황에서 굳이 보유세를 더 올려 조세 전가를 초래하고 전월세가 상승을 촉발시켜 매매가에 대한 상방 압력을 다시 확충시켜 ‘혁명적인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