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8.14 06:00
민주 전당대회 후 국토부장관 등 개각 유력
대통령 지지율 최저, 교체 피하기 어려워
마지막까지 "정부 부동산 정책이 옳았다"
[땅집고] 더불어민주당의 17일 전당 대회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2기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사실상 이번 8·13대책 발표를 끝으로 장관직을 물러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3일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7일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이후로 집권 2년차를 맞아 장·차관급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새로운 당 지도부와 함께 국정 운영의 새로운 동력 확보를 꾀하기 위해서다. 개각 대상으로는 한성숙 장관이 국무총리 차출로 공석이 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됐던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 그리고 국토교통부 김윤덕 장관이 유력하게 언급되고 있다. 김 장관이 사실상 대통령이 주도한 주택정책 실패의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지금이라도 퇴진하는 것이 김 장관의 정치적 진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토부 장관인 김현미 장관은 무려 3년6개월이나 재임했으나 주택정책 실패의 오명을 뒤집어 썼다.한때 강경한 부동산 정책으로 부총리 승진설까지 돌았으나 ‘빵투아네트'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취임1년 김윤덕 장관, 더 이상 교체 미루기 어려워
김 장관은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김 장관은 여기서 "주택 매매, 전세, 월세가격 상승폭이 확대되는 것은 2022년부터 지속된 착공 부진에 따라 입주물량은 감소한 탓"이라고 말했다. 정부나 국토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았다.
☞KB·종근당도 뛰어든 시니어 하우징, 100% 성공 노하우 배우기
하지만 이재명 정부가 취임 후 2025년 6월 27일, 9월 7일, 10월 15일에 이어 올해도 1월 29일 주택공급 대책과 올해 8월 3일 세법 개정안까지 5번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놨음에도 부동산 시장 상황은 갈수록 악화돼 갔다. 세법 개정안 이후 열흘만에 추가 공급 대책을 내놔야 하는 상황 자체가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를 드러내는 꼴이다.
이달 초 리얼미터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43.3%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지율 하락에는 주식시장 불안과 함께 부동산 정책 실패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만큼, 이 대통령으로서도 이제는 김 장관을 대신할 인물을 물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무회의 이후 "무책임하거나 무능한 공직자에 대해서는 엄정한 문책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 장관은 내심 악화 일로를 걷는 부동산 정책을 책임지는 자리에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취임 전 후보자 시절 “국회 국토교통위원을 4년 했지만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스스로 인정했던 바 있다. 전문가도 아닌데다, 정부 부동산 정책은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 본인과 대통령실이 주도권을 잡고 있었던만큼 부동산 실패에 대한 욕받이로 국민적 분노의 대상이 되는 상황이 쉽지 않았을 거란 동정론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김 장관이 최근 건강 악화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사의를 표명했다는 말이 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이미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장 등 수도권 상당 수 지역에서 패한 이후부터 교체 1순위 장관으로 여겨졌다. 여당 압승이 예상됐던 선거에서 패한 것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탓이라는 해석이 나온만큼 부동산 정책 전환을 위해 장관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었다. 하지만 이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대규모 반도체 투자 발표와 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등 일정에 따라 개각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린 것으로 전해진다.
김 장관이 지난해 8월 취임한 이후 이제 취임 1년을 채운 만큼 8월 개각에서 더이상 교체를 미루기 어려워졌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6월 시점만 해도 김 장관이 취임 1년이 채 되지 않은 상태라 자칫 김 장관 교체가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모습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 마지막까지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 옳았다”
김 장관은 마지막까지도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8·13 대책 발표가 그동안 장관으로서 존재감이 희미했던 김 장관의 마지막 소임이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장관은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으로부터 “이재명 정부가 지난 1년간 펼친 부동산 정책이 옳았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예”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지금 매매·전세·월세 가격이 모두 상승하는 ‘부동산 불지옥’이라고 국민들이 이야기하는데도 잘하고 있다는 것이냐”고 다시 물었으나 김 장관은 “하여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이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는 이 대통령 말을 인용하며 “장관도 정책이 결국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김 장관은 “예”라고 했다.
청와대는 후임 인선에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정부가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 규제 강화 등 강한 부동산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성이 있으면서 부동산 보유 이력과 세금 문제 등에 문제가 없는 인물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김 장관은 다주택 문제가 없었다. /sh029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