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8.14 06:00
정부, 그린벨트 해제·비주 택용지 전환까지
남양주 덕소·서울 강서·광주 장지동 등 신규 택지 10만호 확보 추진
3기 신도시도 발표 후 입주까지 10년 이상
"새 택지보다 실제 착공·입주가 관건"
[땅집고] 정부가 ‘8·13’ 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8만9천호를 착공하는 동시에, 장기간 방치된 비주택용지를 주택용지로 전환해 공공택지 착공 물량을 16만호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신규 공공주택지구도 대거 지정됐다. 남양주 덕소와 서울 강서 등 그린벨트 지역에서 2만7천호를 추가 공급하고, 연내 7만3천호를 포함해 총 10만호 규모의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뜨겁지 않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9·7대책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수도권 내 연평균 27만호, 총 135만호를 착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올해 1월에는 용산·태릉CC·과천 등 도심 유휴부지를 활용한 6만호 공급 방안을 별도로 발표했다. 이번 8·13대책은 같은 정부가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세 번째로 내놓는 대형 공급 카드인 셈이다.
◇ 문재인·윤석열 정부도 ‘공급’은 늘 외쳤다
이번 정부만 공급 확대를 외친 것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초반 규제 위주 정책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2·4대책, 8·4대책 등을 통해 공급 확대로 방향을 틀었고, 그 결과물이 3기 신도시였다. 하지만 지난 2018년 발표된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고양 창릉은 여전히 일부 분양에 그치고 있고,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처음 지정된 지역들조차 15년이 지나도록 보상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 매일20명 프리미엄 혜택! AI 데이터로'내일의 낙찰가' 맞추러 가기
여기에 과거 3기 신도시 역점 사업 중 최대 규모인 광명시흥지구는 지난 2021년 2월 신도시 개발계획이 발표됐지만, 5년이 넘도록 아직 토지보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LH의 인력·재정 여력도 속도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내년 택지 착공, 2029년 첫 분양, 2031년 준공으로 발표부터 입주까지 꼬박 10년이 걸리는 셈이다.
윤석열 정부도 2022년 8·16대책을 통해 270만 가구, 연평균 54만 가구 공급 목표를 제시했고, 수도권에는 향후 6년간 연평균 7만호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2024년 ‘8.8대책’을 통해 6년간 서울 및 수도권에 42만 7000가구 이상의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서울 및 인근 그린벨트를 풀어 8만 호 규모의 신규 택지확보, 노후 단지 안전진단 완화(패스트트랙), 용적률 상향, 정비사업 절차 간소화로 재건축 재개발을 통한 공급확대 를 약속했다.
또 신축 빌라·소형 주택 공급 확대와 비아파트(빌라 등) 공공 매입 및 공급을 대폭 늘려 서민 주거 안정을 도모하고 신규 공급 주택을 신혼부부와 다자녀 가구 등에 우선적으로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이재명 정부의 8.13대책도 규모 면에서 윤석열 정부의 8.8대책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첫해인 2022년 인허가 물량은 전년 대비 34.4% 감소했고, 2023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인허가는 목표 대비 45%, 분양은 20%에 그쳤다. ‘공급 폭탄’을 예고했던 정부가 결과적으로는 역대급 공급 감소를 만들어낸 셈이다.
◇ 공급한다지만 입주까지는…실제 착공·입주가 관건
이처럼 국내 신도시 개발이 매번 같은 벽에 부딪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업 추진이 발표되는 순간 해당 지역에 투기 수요가 먼저 유입되면서 토지보상비가 뛰고, 지분이 잘게 쪼개진 필지가 늘어나면서 권리관계 정리가 지연되고, 그 결과 착공 자체가 미뤄지는 패턴이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이번 8·13대책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도 조심스럽다. 이재명 정부가 연간 100만가구, 나아가 1000만가구 수준의 공급 목표를 제시한다 해도, 이를 곧이곧대로 믿고 기다릴 실수요자는 많지 않다는 것.
특히 오늘 발표된 남양주 덕소, 서울 강서 염창공원, 광주 장지동 등 신규 후보지들은 내년 하반기 지구지정, 2029년 하반기 보상을 거쳐 2030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명시흥지구의 전례를 감안하면, 이 계획대로 흘러간다는 보장도 없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발표되는 8·13대책의 성과는 최소 4~5년, 길게는 10년 뒤 다음, 혹은 다다음 정부의 임기 중에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며, “새로운 택지를 발굴하는 것 못지않게 발표한 물량이 예정된 시점에 실제로 삽을 뜨고 사람이 입주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