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8.13 16:19
"재개발만 잘 돌려도 31만 호 나오는데"…그린벨트 훼손엔 '신중론'
[땅집고] 정부가 수도권에 23만 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는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등 핵심 정책 결정 과정에서 서울시가 배제됐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정비사업 규제 완화 기조에는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미래세대를 위한 그린벨트 훼손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촉구했다.
오 시장은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 재개발·재건축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서울시가 지속적으로 요청해 온 정비사업 규제 개선 사항이 일부 반영된 점은 다행”이라면서도 “정책 발표 과정에서 실제 주택공급을 집행하는 서울시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과를 전달받는 방식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특히 오 시장은 정부의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방침에 대해 분명한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그린벨트 해제는 정부 권한이지만, 녹지 훼손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서울시가 추진 중인 정비사업만 정상 진행돼도 2031년까지 31만 호 공급이 가능한 만큼, 소중한 녹지부터 훼손하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세금과 실거주 중심의 기존 정부 규제 기조를 ‘충분하고 지속적인 공급 확대’로 전면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오 시장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민간 용적률,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완화 등 현장의 핵심 요구는 이번에 빠졌다”며 “실거주에 지나치게 집착해 거주 이전의 자유를 제약하고 전·월세 대란을 초래하는 정책과 8·3 세제개편안을 전향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일부 개선 반갑지만… 핵심 규제 풀어야 실효성 있어” 경계
이날 서울시도 공식 브리핑을 통해 입장문을 냈다. 서울시는 "일부 제도 개선으로 주택 공급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는 있다"면서도 대책 발표 과정에서 시와의 사전 협의가 부족했던 점에 대해 공식 유감을 표명했다.
특히 이번에 발표된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신규 후보지 선정 과정과 관련해, 서울시가 사전에 '제외 필요성'을 제시했던 지역이 제대로 반영되었는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며 "대상지 확정 이전 단계부터 지자체와의 충분한 협의 절차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시장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핵심 규제들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서울시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 비율 조정 등 실질적 사업성을 끌어올릴 핵심 과제들이 미반영된 만큼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주비 대출에 대해서도 단순한 산정 방식 개선을 넘어, 주민들의 금융 부담을 직접적으로 낮출 수 있는 구체적인 LTV(담보인정비율) 적용 기준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실제 사업성 개선과 착공 시기 단축이라는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미반영 과제의 추가 개선을 정부에 지속 건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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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이날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 부지, 경기 남양주 와부, 경기광주역세권 등 신규 택지 지정을 통해 수도권에 총 23만 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는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공급 대책에는 서울시가 건의한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70%로 완화 ▲이주비 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 산정방식 개선 ▲시공사 선정 시 수의계약 조건 완화 ▲공원·녹지 의무확보 기준 일부 완화 등이 포함됐다. 또한 수도권 공공택지의 착공 기간을 평균 68개월에서 37개월로 대폭 단축해 공공·민간 공급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번 대책의 최대 핵심인 ‘신규 택지 공급’을 위해 정부가 남양주 와부 등 수도권 그린벨트를 대거 해제해 2만1700호를 공급하고 연내 7만3000호 규모의 신규 택지를 추가 발표하기로 하면서, 녹지 보존을 우선시하는 서울시와의 정책적 온도 차가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와 함께 8·3 세제개편안 등으로 위축된 주택 시장 완충을 위해 비아파트 매입 임대주택 대출 지원을 확대하고, 만 39세 이하 청년층을 위한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신설하는 등 금융·세제 인센티브를 적극 활용해 공급망 안정에 나설 방침이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