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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 재건축, 세입자 전원에 명도소송 통첩…대치동 전세대란 예고

    입력 : 2026.08.12 17:07 | 수정 : 2026.08.12 17:08

    [땅집고]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뉴스1

    [땅집고] “조합의 공고에도 불구하고, 이주가 지연되거나 이주를 거부하는 세입자가 발생하는 경우 세입자 전원을 상대로 명도소송 및 점유이전가처분소송 등을 제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이달 단지 내 전월세 세입자들에게 초강수를 뒀다. 조합이 내년 상반기 중 이주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만약 세입자들이 이 때까지 은마아파트에서 퇴거하지 않는다면 명도를 비롯한 ‘소송 4종 세트’를 걸겠다고 통보한 것.

    새아파트 총 5850가구를 짓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비가 조단위 규모인 만큼, 세입자 이사 지연으로 사업 일정이 밀릴 경우 지연 이자 등 조합이 감당해야 하는 손해가 막심해 이처럼 선제적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마아파트, 학군지 찾아온 세입자가 70%...내년 방학 활용해 이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달 10일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세입자들에 최정희 조합장 명의로 ‘이주계획 관련 안내의 건’이란 제목이 달린 공문을 발송했다. 이 문서의 골자는 조합이 목표한 2027년 상반기 이주 개시 일정이 세입자들의 이주 거부로 지연되는 경우, 조합이 모든 세입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다만 이주 의무를 이행하는 세입자에 대해서는 소송을 즉각 취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은마아파트는 대한민국 학군 1번지로 통하는 대치동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다. 자녀들을 명문학군으로 진학시키고 대치동 학원가로 통학시키기 위해 이 단지가 전월세 형태로 거주 중인 세입자들이 적지 않다. 업계에선 은마아파트 세입자 비율이 약 70%로 평균 아파트 대비 높다고 추정하고 있다.

    공문에서 조합은 입주민 자녀들의 학업 환경 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2027년 상반기 방학 기간을 활용한 이주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이주하는 동안 공가 세대가 증가하면서 범죄 발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데, 조합이 범죄 예방 전문업체를 별도로 설정해 관련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합은 이주와 관련해 세입자들이 참고해야 할 금전 문제를 들었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재건축 현장에서 이주를 진행하는 경우 주거이전비나 이사비 등 금전적 보상을 규정하는 항목이 없으므로, 세입자들이 이 점을 고려해 이사 계획을 짜야 한다는 것. 더불어 재건축 사업에선 이주가 개시된 이후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 6조의 3에 따라 집주인이 세입자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권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즉 앞으로 은마아파트가 재건축을 위한 이주를 시작하면, 세입자들은 별도 비용이나 계약 갱신권을 보전받지 못하고 집을 비워줘야 하는 셈이다.

    ◇조합 “이주 미뤄지면 세입자 전체로 소송 4종 건다”

    이번 공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이주를 미루거나 거부하는 세입자가 발생하는 경우, 은마아파트 조합이 전체 세입자를 대상으로 총 4가지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엄포를 내린 것. 만약 이주가 지연되면 사업 일정이 미뤄지면서 조합이 천문학적인 금융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땅집고] 이달 1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조합이 세입자들에게 발송한 ‘이주계획 관련 안내의 건’ 공문. /제보

    첫 번째로는 명도 소송을 들었다. 조합은 “이주개시공고와 함께 세입자 전원을 대상으로 제기할 것”이라며 “소송 진행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먼저 전원 소송을 제기하고, 소송 진행 중 이주 의무를 이행한 경우에만 취하한다”고 했다. 이어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소송 역시 모든 세입자를 대상으로 제기할 예정이다. 조합은 이에 대해 “제 3자에게 점유를 이전하여 명도소송을 무력화시키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보전 처분”이라고 설명했다.

    조합은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염두에 두고 있다. 세입자 이주 거부로 철거·착공 일정이 지연돼 손해가 발생한다면, 그 원인을 제공한 세입자에게 손해를 물도록 하는 소송이다. 조합은 “아파트 전체의 전용 및 공용부 관리비, 조합원 손해액을 산정해 손해배상금액으로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세입자가 은마아파트를 무단 점유하면서 발생한 월세 등 사용이익에 대해서는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도 걸 계획이다.

    한편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1979년 준공한 기존 4424가구를 지하 6층~지상 49층, 29개동, 총 5850가구 규모 새아파트로 짓는 프로젝트다. 이 중 공공임대주택이 909가구며 공공분양물량은 195가구로 배정됐다. 그동안 재건축 사업 속도가 지지부진했지만, 올해 2월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한 이후 약 5개월 만인 7월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아내면서 추진력을 높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 이주를 시작해 2028년 착공, 2035년 입주가 목표다.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는 “그동안 은마아파트는 ‘아이유가 환갑 잔치를 할 때라야 입주할 것’이라는 조롱을 받을 정도로 느린 재건축의 상징이었지만,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서 이주를 준비하는 등 사업 추진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면서 “대치동 학군과 입지를 감안하면 완공시 경쟁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다만 관건은 지금의 추진 속도가 실제 이주와 착공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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