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8.13 06:00
"대통령도 공동명의 해봤으면서"…'학군지 전세' 세금 폭탄에 민심 폭발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 본인 또한 부부 공동명의로 집을 소유해본 바 있다. 그렇다면 부부가 집 한 채를 절반씩 소유했다는 이유만으로 다주택자와 동일한 80% 비율을 적용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 보다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정부의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자녀 교육이나 보육 문제로 실거주 집을 임대 주고 전세를 살고 있는 ‘비거주 1주택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대형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아이 학교 문제로 학군지 전세를 택했다가 징벌적 과세 대상에 몰리게 된 1주택자의 사연이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1일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부동산스터디’에는 ‘앞으로 학군지 전세도 못 갈 수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와 관심을 받았다. 게시글은 하루 만에 조회수 8000회와 수십 개의 댓글을 기록했다.
◇ “집 한 채로 전세 이사 갔다가 벼락”…’부부 공동명의+비거주’의 함정
작성자는 학업 분위기가 좋지 않은 지역을 떠나 자녀를 위해 면학 분위기가 좋은 학군지로 이사를 결심한 지인의 사연을 전했다. 지인의 아이는 학교 수업 시간에 과자를 먹거나 갑자기 큰 소리를 지르고 교실을 돌아다니는 등 산만한 교실 환경 탓에 “학교에 가기 싫다”고 호소했다. 담임교사조차 공적인 입장이라 쉽게 말하지 못했지만 차분한 환경으로의 이사를 조용히 권유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집이었다. 학군지로 불리는 지역의 아파트는 기존 집을 팔아도 자본이 부족한 데다, 대출 규제까지 겹쳐 매수가 불가능했다. 결국 지인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자기 집은 세를 주고, 아이 학교가 있는 동네에 세입자로 들어가는 전세 이사뿐이었다.
하지만 이번 8·3 세제개편안으로 지인의 상황은 절망적으로 바뀌었다. 개편안에 따르면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라가는 반면, 비거주 1주택자는 기존 12억원에서 오히려 9억원으로 줄어든다. 거주 여부에 따라 종부세 기본공제에서만 최대 5억원의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작성자는 “지인은 자녀 교육과 보육 때문에 집을 옮긴 죄로 종부세 기본공제 최대 5억원을 박탈당하게 됐다”며 “집이 늘어난 것도, 자산이 갑자기 늘어난 것도 아닌데 달라진 것은 그 동네 집을 살 만큼 현금이 있느냐 없느냐뿐”이라고 말했다.
게시글은 특히 부부 공동명의로 1주택을 보유한 채 전세를 살고 있는 비거주자들의 억울한 세 부담 구조를 정밀하게 지적했다. 기존에 부부가 집 한 채를 50%씩 공동명의로 가지고 있다면 각자 9억원씩, 합계 18억원을 공제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비거주 주택으로 분류되면 각자의 기본공제가 4억원으로 줄어 부부 합산 공제액이 8억원으로, 무려 10억원이나 깎인다.
게다가 종부세를 계산할 때 적용한는 공정시장가액비율 개편도 문제로 꼽았다. 2028년부터 3주택자 등에 적용하는 80% 비율이 조정대상지역 내 1가구 1주택자가 아닌 사람에게도 적용하는데, 부부 공동명의는 인별 과세 구조상 ‘0.5채+0.5채=2주택’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성자는 “아이 때문에 잠시 자기 집을 비웠을 뿐인데, 실거주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종부세에서 한 번 맞고, 부부 공동명의라는 이유로 공제와 공정시장가액비율에서 또 한 번 맞는다”며 “나중에 집을 팔 때는 비거주 기간 때문에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이 줄어 양도세에서 또 맞게 된다”고 했다. 이어 “집 한 채 가진 부부가 왜 매년 세법을 공부해서 특례 계산을 하고 있어야 하냐”고 했다.
☞ 매일20명 프리미엄 혜택! AI 데이터로'내일의 낙찰가' 맞추러 가기
◇ “전세는 소셜믹스 사다리…이젠 현금 부자만 학군지 살라는 소리” 네티즌 공분
게시글은 현 정부가 ‘실거주 중심’을 내세우며 전세 제도를 사금융으로 비난하는 기조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작성자는 “우리나라는 그간 전세라는 제도를 통해 그 동네 집을 살 자산은 없어도 일정한 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다면 그 동네에 들어가 살 수 있었다”며 “자본이 부족해도 전세를 통해 준수한 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것이야말로 실제 생활에서 작동하는 ‘소셜믹스’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출 사다리를 부러뜨려 청년과 신혼부부의 서울 진입을 막더니, 이제는 자기 집을 세 주고 필요한 지역에 세 들어 사는 방식마저 세금으로 불리하게 만든다”며 “구매 금융은 막고, 비거주 1주택에는 세금을 더 물리면 결국 남는 메시지는 ‘그 동네 집을 현금으로 살 수 있는 사람만 그 동네에서 살아라”라는 것뿐”이라고 했다. 이는 완벽한 주거 양극화라는 지적이다.
또한 작성자는 “집주인과 매도자, 세입자까지 모두의 부담만 올리고 세수만 늘리는 정책의 진짜 저의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국회 통과 시 전월세 시장은 폭등을 넘어 지옥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당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수십 개의 댓글을 달며 공감을 표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번 개편안을 향해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거주 이전의 자유를 완벽히 빼앗아간 정책”, ”국민을 괴롭히지 못해 안달 난 정부”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자녀 교육이나 지방 근무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자가를 비워둔 1주택자들 사이에선 “아이 학군 때문에 겨우 전세를 얻어 이사했는데, 이제는 집을 갈아타거나 억지로 돌아가야 할 판”이라는 하소연이 잇따랐다.
특히 부부 공동명의 주택에 대한 징벌 과세 조항을 두고 네티즌들의 공분이 가장 거셌다. 한 네티즌은 “맞벌이하며 허리띠 졸라매 마련한 집 한 채를 공동명의로 해둔 것뿐인데 다주택 취급을 받아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결국 현금 부자가 아니면 학군지 진입 자체를 막아 주거 양극화를 극대화하겠다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