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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대치·송파도…서울시 재건축 지침 패싱한 대형 설계사들

    입력 : 2026.08.12 06:00

    강남·송파, 서울시 문턱 넘지 못하는 설계안
    설계사 제안서에 서울시 지침과 다른 내용 잇따라
    "조합원 표 얻으려다 사업 지연·설계변경으로 이어질 수도"


    [땅집고]서울 송파구 내 대형 재건축사업장인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땅집고DB


    [땅집고] 서울 용산구 한남, 송파구에 이어 강남구 대치, 압구정까지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 대형 설계사와 서울시 간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소셜믹스부터 용적률, 주동 배치와 높이까지 서울시가 정비사업 과정에서 제시한 기준과 다른 설계안을 조합에 제안하면서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조합원의 요구와 사업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설계안이라는 설명이 가능하지만, 서울시의 정비계획이나 행정 방향과 충돌할 경우 인허가 과정에서 설계변경이나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최근 서울 주요 재건축 사업장에서는 설계사 선정 과정에서 서울시 지침과 다른 제안이 등장했다가 이후 수정·재공모 등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 올림픽훼밀리타운, 설계안 둘러싼 소셜믹스 논란

    서울 송파구 올림픽훼밀리타운은 기존 4494가구를 허물고 최고 26층, 6787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송파구 최대어 재건축 단지다. 현재 최종 설계자 선정 막바지 단계다.

    그런데 지난달 설계사로 참여한 해안건축의 제안서를 두고 서울시의 정비사업 ‘소셜믹스(분양·임대주택 혼합 배치)’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는 논란이 나왔다. 당시 관할 구청에도 관련 민원이 접수됐고, 구청은 해당 설계안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는 공문을 추진위에 보냈다. 하지만 추진위는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결선투표를 진행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관해 해안건축 측은 임대주택만 별도로 배치한 것이 아니라 일반분양주택과 혼합된 구조라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성형 AI


    ◇ 압구정3구역, ‘용적률 360%’ 제안했다가…재공모行

    설계사의 제안이 서울시 정비 방향과 충돌한 사례는 압구정3구역에서도 있었다. 기존 현대 1~7차·10차·13·14차와 대림빌라트 등 3943가구를 최고 65층, 총 5175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재건축하는 이 단지는 설계공모 과정에서 희림건축이 제시한 설계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희림건축은 친환경 인센티브 등을 적용해 용적률 360%를 확보하고 임대주택을 포함하지 않는 재건축안을 공모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용적률 300% 이하와 임대주택 소셜믹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이었다. 희림건축은 인센티브 등을 적용하면 용적률 상향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주민들을 설득했고 결국 설계사로 선정됐다.

    하지만 이후 서울시 수권분과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서울시는 “공공성을 확보해야 하는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의도와 압구정3구역의 전반적인 정비계획안이 맞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을 내놨다. 결국 압구정3구역 조합은 서울시 요구를 반영해 정비계획을 수정하는 한편, 사업 지연을 우려해 설계사 재공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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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치미도 ‘대형은 조합원, 소형은 임대’ 논란

    최근에는 강남구 대치미도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불거졌다. 지상 14층, 21개 동, 2436가구 규모의 대치미도는 재건축을 통해 최고 49층, 37개 동, 총 3914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대치미도 설계사로 선정된 해안건축은 지난달 18일 조합 측에 대형과 소형 평형을 별도 동으로 계획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대형 평형 중심 동에는 조합원 물량을, 소형 평형이 들어가는 동에는 조합원·일반분양·임대주택을 함께 배치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소셜믹스를 우회하는 것 아니냐는 민원이 제기됐고, 강남구청은 지난달 10일 행정지도 공문을 통해 “공공임대주택을 별도 동으로 계획하거나 분양주택(조합원+일반)과 분리 배치하는 것은 현행 법령 및 서울시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안건축은 소셜믹스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설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해안건축 관계자는 “대치미도 조합원 대부분이 대형 평형을 소유하고 있지만, 소형 평형인 전용 59㎡가 들어가는 동에는 조합원과 일반분양, 임대주택이 모두 함께 배치되도록 했다”며 “결과적으로 평형에 따라 자연스럽게 주동이 나뉘는 것일 뿐”소셜믹스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설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희림건축 관계자는 “설계안은 서울시 인허가 과정에서 위험사항이 없도록 100% 협의해 나가면서 진행하고 있다”며 “사업 과정 중 잡음이 발생해 사업이 늦어질수록 조합원들의 비용과 시간 부담이 커질 뿐 아니라 설계사 입장에서도 매몰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ks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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