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8.10 06:00
[금융그룹 실적 분석] 신한금융그룹
상반기 3조4427억 순이익, 역대 최대 실적에도 2위
증권 강화 대신 손보사 인수 추진, 이유는 진옥동표 1위 탈환 전략
[땅집고] 신한금융그룹이 금융그룹 중 가장 큰 폭이 성장세를 보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리딩금융’ 자리를 빼앗지 못했다. 경쟁사들이 증시 호황에 맞춰 증권사를 키울 때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구상하는 ‘슈퍼앱’ 구축을 위해 손해보험사 인수를 추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경영 공시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으로 3조4427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 3조374억원 대비 13.3% 증가했다. 주요 금융그룹 중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이 시중 은행 중 가장 좋은 실적을 냈고, 비은행 실적 기여도도 3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그럼에도 신한금융은 3조8846억원의 순이익을 낸 KB금융그룹과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증시 호황의 흐름을 타기 위해 증권사 강화에 힘쓴 타 금융그룹과 달리 진옥동 회장이 구상한 ‘슈퍼앱’ 구축을 위해 손해보험사 인수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 은행 1위 지켰지만, 체급에서 밀린 증권사
신한금융의 상반기 실적에 가장 크게 기여한 계열사는 신한은행이었다. 작년 상반기 대비 8.5% 성장한 2조4585억원의 순이익을 나면서 KB국민은행(2조2254억원)를 따돌리고 ‘리딩뱅크’ 자리를 지켰다. 그룹과 은행은 각각 순이자마진(NIM) 1.93%, 1.61%를 기록하면서 상반기 순이자이익 6조1585억원을 올렸다.
올해 들어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따라 은행업의 성장세는 정체된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거둔 호실적이었다.
비은행 계열사도 순이익 기여도를 작년 말 29.3%에서 반기만에 35.4%까지 키웠으나, 그룹 전체 실적에서는 KB금융에 밀렸다. 핵심 비은행 계열사인 증권사의 체급 차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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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의 신한투자증권은 작년 동기 대비 123.1% 성장한 577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증시 호조에 따른 수수료, 운용수익 증가 덕분에 큰 이익을 거뒀지만, KB증권이 135% 성장해 7963억원 증가한 것 대비 증가폭이 작았다. 2분기 순이익으로만 좁히면 신한투자증권은 1분기 대비 0.3% 늘어난 2893억원, KB증권은 182.1% 증가한 4485억원을 기록했다.
그룹의 전략에서 차이가 발생했다. KB금융은 지난 6월 약 10년 만에 증권사에 7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기자본이 7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자기자본 5조8000억원의 신한투자증권과 체급 차이를 벌렸다. 증권사의 ‘기초체력’으로 불리는 자기자본이 클수록 고수익 상품을 출시, 운용할 수 있다.
◇ 손해보험사 인수 추진? 진옥동 ‘슈퍼앱’ 구축 전략 위해
신한금융이 힘을 쏟은 비은행 계열사는 손해보험사였다. 그룹 계열사 포트폴리오 중 가장 약한 부문으로 꼽힌다. 특히 업계 ‘톱5’ 지위를 유지하는 KB손해보험과 차이가 가장 큰 계열사다. 2021년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해 출범한 신한EZ손해보험은 디지털 보험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사업 기반이 약한 상태다.
신한금융은 손해보험사 강화를 위해 시장에 매물로 나온 롯데손해보험 인수, 합병을 추진 중이다. 재무적인 상황이 안 좋은 롯데손보지만, 인수 가능한 회사 중 사업 기반이 가장 탄탄한 곳으로 꼽힌다. 인수 대금은 약 1조원, 합병 이후 재무 개선을 위해 1조원가량 추가 투입이 예상된다.
신한금융이 재무적인 부담과 상대적인 실적 손실을 무릅쓰고 롯데손보 인수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진옥동 회장의 ‘슈퍼앱’ 구축 구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각 계열사들의 실적이 탄탄히 버텨주고 있는 상황에서 손해보험을 강화해 이른바 ‘크로스셀링’ 효율을 높여 그룹의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진 회장은 2023년 1기 취임 초기부터 디지털 부문 강화에 힘썼고, 같은 해 12월 금융그룹 중에서는 최초로 통합앱을 내놓았다.
신한금융은 진 회장의 주도 아래 금융 플랫폼 ‘신한 슈퍼 SOL’ 완전 통합 버전을 올해 6월 출시했다. 기존에는 그룹사별 주요 기능을 연계한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그룹사의 모든 기능을 완전히 통합했다. 지난달 30일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는 1113만명을 집계돼 출시 한달여만에 83만명이 증가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마지막 퍼즐이 빠진 상태다. 현재 그룹 내 신한EZ손보는 저렴한 단기 생활 보험 위주이기 때문에 한계가 명확하다. 그 때문에 종합보험사인 롯데손보가 슈퍼 SOL 앱의 완성도를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진 회장은 지난 6월 애플리케이션 공개 행사에서 “은행·증권·카드·라이프의 오랜 경계와 단절을 없애 고객 일상에 꼭 필요한 올인원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 “에이전틱 금융의 시대를 맞아 그룹의 차별적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의 금융 생활 전반을 연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