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정부는 '세금 폭탄' 강행…오 시장, 시민·전문가들 지적한 정책 문제점 들어

    입력 : 2026.08.06 14:09 | 수정 : 2026.08.06 14:23

    [땅집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서울시민 대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땅집고] “이번 세제 개편안 보니 임차인 대책은 하나도 없고요”, “주택 수급이 불일치하는 상황에서 이번 제도는 이중 과세 문제가 있고, 세입자에게는 조세 전가가 될 것으로 보이며”, “정부가 무좀에 걸린 발을 당뇨 발로 잘못 진단해서 잘라버리는 꼴인데”...

    서울시가 지난 3일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세제 개편안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하는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교수·세무사 등 전문가들과 함께 현장 최전방에 있는 공인중개사 집단, 다양한 서울시민들이 참석해 직접 목소리를 냈다. 각자 처한 상황과 입장은 다르지만, 이번 세제 개편안이 결국 서울 주택을 막고 결국 전월세 시장 불안을 촉발할 것이라는 예측으로 의견이 모아져 주목된다.

    경매 정보 돈내고 보세요? 땅집고옥션에서 공짜로 본다

    6일 오전 10시 서울시는 3층 대회의실에서 ‘주거 불안, 세제로 잡을 수 있나 -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서울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눈에 띄는 점은 서울시가 행사에 초청한 각계각층 인물들이 사회자 주도 하에 곧바로 의견을 냈다는 것. 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관으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선 정부가 국민 140여명을 초대했는데도 대통령과 재정경제부 1차관 등이 발언하느라, 토론회 전체 예정 시간 100분 중 50분이 지나서야 국민 참석자가 마이크를 잡게 돼 ‘일방통행식 발표회’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와 달리 서울시는 토론회 시작 직후 참석자들에게 발언 기회를 제공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서울시민·공인중개사 모두 “세제 개편안, 임차인 내몰고 전월세 시장 불안 부를 것”

    이날 토론회에선 부동산 거래를 직접 다루는 공인중개사들이 여럿 참석해 의견을 냈다.

    송파구 잠실동에서 활동하는 박준 잠실박사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고가주택을 제외하고 32억원 이하 주택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주택 소유주와 매수인 모두 관망세로 돌아선 상태라 공인중개사들은 7월 초순부터 거의 개점 휴업 상태”라고 운을 뗐다.

    박 대표는 “서울시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있기 때문에 매수자가 잔금 치르는 날부터 2년 거주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세제개편으로 인해 주택을 임대했던 소유주들이 입주하려다 보니 잠실 전월세 매물이 크게 줄었다”면서 “보통 단지마다 50~80개 정도인데 지금은 10개 이하인 데다가 가격이 많이 올라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임차인 입장에서 보면 입주할 매물은 없고, 가격은 오르고, 결국 외곽으로 밀려나가는 상황에 처해있다”면서 “앞으로 재건축 사업으로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 등 단지가 이주를 시작하면 1만5000~1만7000명이 한꺼번에 이사를 하게 되는데 전세 대란이 예상돼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강동구 천호동에서 25년 동안 공인중개사로 활동했다고 밝힌 노향남 대표는 해당 지역이 빌라·다세대주택이 많아 저소득층 주거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 세제 개편이 고가 주택 보유자와 다주택자를 겨냥한 제도인 만큼 천호동 임차인들에게 먼 나라 얘기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실제 현장에선 임차인에게 결국 세금이 전가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노 대표는 “서울시가 지금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아파트를 매수하면 곧바로 입주해야 하기 때문에 물건이 나올 수 없는 구조다”라면서 “여기에 대출 규제 때문에 임차인이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에 한계가 있는데, 그럼 임차인들이 점점 슬럼화된 주택으로 이동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임대사업자가 보증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데 올해 7월부터 의무 비율이 하향 조정된 것이 임차인 생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노 대표는 “이러면 임대사업자들이 기존 임차인의 보증금을 일부 반환해줘야 하는데, 돈 없는 임대인은 그만큼의 월세액을 올릴 수 밖에 없다”면서 “그러면 임차인이 주거비 부담을 안고가야 한다, 이번 세제 개편안을 보면 전월세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어 임차인을 보호하는 대책이 보완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

    실제로 이번 세제 개편안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울 세입자들 상황이 참석자들의 입을 통해 여럿 소개됐다.

    올해 6월 어머니와 함께 지방에서 올라왔다는 사회초년생 김민정씨는 “여러 지역 공인중개업소를 방문했는데 다들 매물이 없다고 했고, 보여주는 집도 1~2곳 뿐이었다면서 “가격이나 주택 상태 모두 선택할 여건이 안됐다”고 했다. 이어 “전세 매물이 없어 결국 월세 계약해 매달 고정 지출 부담감이 있는데, 최근 세제 개편으로 인해 임대인이 실거주하게 되면 방을 빼야 한다고 들어 불안감이 든다”고 호소했다.

    한창호 매일경제 기자는 “가양동의 한 신혼부부가 10월 출산을 앞두고 있는데, 집주인이 이번 개편안 때문에 집을 팔아야 한다고 연락이 와 이사 걱정까지 하게 됐다”고 했다.

    ◇세무·회계업계 “이중 과세 우려…주택 수급 불안정 상황에선 조세 전가 부작용도”

    전문가 집단 역시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서울 전월세 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세법적인 측면에서는 이번 개편으로 징벌적 이중 과세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시장 동향을 예측하면 젊은층·노년층 등 주거 취약계층은 외곽으로 쫓겨나고 결국 자산가들만 서울 주택에 거주 가능한 구조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노희천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는 “이번 개편안이 조세 정상화와 세금 형평성에 초점을 둔 접근이라고 보여지는데, 국민의 수용성과 국세 행정 운영 효율성 및 비용을 고려하면 보완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

    노 교수는 “ 보유세와 종부세 모두 재산 가치가 상승하는 부분에 대해 과세하는 구조인데, 처분시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과세하는 구조다보니 이중으로 중복 과세되는 문제가 있다”면서 “특히 현금 창출 능력 부족한 분들에게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주택 수요와 공급이 원활하다는 전제 하에서는 이런 세제가 정부 의도대로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 등 결과를 불러 시장에 주택을 공급하는 효과를 낼 수 있겠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처럼 수급 불일치 상황에서 이런 개편안은 세입자에게 조세가 전가될 위험성이 높다는 분석이며 향후 갈등 요소들도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나쁜 놈 잡기’ 중단해야…‘피해자는 결국 서민 임차인

    지난 20년 동안 부동산 시장을 분석해온 윤지해 부동산R114 랩장은 “이번 세법 개정안을 뜯어보면 이해 충돌이 발생하는 지점들이 있다”고 입을 뗐다.

    윤 랩장은 “분명 이 대통령은 똘똘한 한채가 지금의 집값 상승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 이를 허무는 정책이 담겨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장기보유특별공제에서 거주 요건을 강화한 것은 똘똘한 한 채 강화인데, 반면 초고가 1주택자에게도 다주택자에게 적용하던 징벌적 세금을 2029년 적용한다는 것은 똘똘한 한 채 완화”라고 했다. 이어 “여기에 앞으로는 가액 중심으로 시장을 보겠다고 하는데, 그럼 시장 참여자들은 ‘덜 똘똘한 한 채’로 가지 않겠느냐”면서 “이도 저도 아닌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 총괄건축가를 맡고 있는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정부가 타겟으로 하는 시장은 초고가 아파트 매매 시장인데, 결국 여파가 미치는 마지막 장소는 전월세 시장인 듯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서울시는 대도시권 중심 도시인 만큼 임차 비율이 55% 수준으로 높다”면서 “이 곳에서 고용이라는 접근성을 누려야 하는 젊은층은 방이 좁더라도 전월세로 거주한다, 이재명 정부의 모든 정책이 이들을 내쫓고 노인들도 내쫓아 결국 자산 여력이 있는 분들만 서울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초고가 가격 수준을 얼마로 할 것인지 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는(live) 사람 뿐 아니라 사는(buy) 사람도 필요한 만큼 시장에 임대 주택을 공급하는 주체인 집주인들을 인정해줘야 한다”면서 “나쁜 놈 잡기 정책 말고, 시장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주체들의 긍정적인 부분을 봐 달라”고 제언했다. /leejin0506@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