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8.04 10:22 | 수정 : 2026.08.04 10:30
[기고] 부동산 세제, ‘자산 보유’에서 ‘실거주’로…2027~2028년 ‘매도 골든타임’ 온다
[땅집고] 정부가 발표한 이번 세제개편안은 지난 20년간 유지해 온 부동산 세제의 근본적인 틀을 다시 짜는 대대적인 구조 개편이다. 핵심 패러다임이 기존의 ‘자산 보유’에서 ‘실거주’ 중심으로 완전 전환했다. 중저가 실거주 1주택자는 확실하게 보호하는 반면, 비거주·고가·다주택자 소유자에게는 엄격한 조세 정상화를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개편안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신설한 노무현 정부 이후 가장 전면적인 조정으로, 사실상 현 정부의 세제 로드맵으로 볼 수 있다. 지역 및 주택 유형에 따른 가격 양극화가 극심해짐에 따라 세율 체계를 ‘주택 수’에서 ‘주택 가액’ 기준으로 전환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거주’ 중심으로 재편한 것은 세제사의 큰 변화다.
시장 부담을 고려해 2027년 유예, 2028년 중간 단계, 2029년 본격 시행으로 이어지는 3년의 단계적 로드맵을 제시한 점도 눈에 띈다. 이는 시장 충격을 완충하면서 다주택자에게 2028년까지 재산을 정리할 수 있는 매도 창구를 열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과세 대상의 확대뿐만 아니라 세부담 상한 상향(150%→200%), 6~12억 구간 세율 인상(1.0%→1.3%),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60%→70~80%)이 동시에 적용되는 3중 인상 구조가 적용되어, 체감하는 실효 세부담 증가폭은 표면 세율 이상으로 가파를 전망이다.
◇ ‘20억 이하 실거주 1주택자’는 웃고, ‘30억 이상 비거주·초고가 보유자’는 세금 폭탄
이번 개편으로 주택 보유자별 희비는 명확히 갈린다. 가장 확실한 수혜층은 시가 20억원 이하 실거주 1주택자다. 종부세 기본공제가 거주 기준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되면서 대다수 실거주자가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다. 10년 이상 실거주 시 최대 80% 공제를 유지하므로 보유세 리스크에서 상당 부분 벗어나게 된다.
반면 시가 30억~70억원 이상의 초고가 주택 소유자는 1주택자라 하더라도 종부세 세액공제 한도(600만 원)와 양도세 공제한도(10억원)가 신설되면서 세부담이 급증한다. 특히 시가 50억원 이상 구간은 3중 인상 구조가 겹쳐 세부담이 2배 이상 뛴다. 실제 거주하지 않는 1주택 갭투자자 역시 종부세 기본공제가 9억원으로 낮아지고 거주 관련 공제에서 배제되면서 보유세 부담이 2~3배 이상 폭증할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의 경우 종부세가 가액 기준으로 일원화되면서 지방 다주택자는 상대적으로 세부담이 줄어드는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지역 내 보유자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인상되고, 매입임대 아파트의 중과배제 및 장특공제 우대가 단계적으로 폐지되어 보유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 2027~2028년 매물 대거 출회로 시장 양극화 심화…”골든타임을 활용하라”
시장 전망을 살펴보면, 단기적으로는 세부담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심리적 위축 속에서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정대상지역 내 일시적 2주택 특례기간이 3년에서 2년으로 단축됨에 따라 신규 취득 움직임은 다소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본격적인 시장 변화는 중기 단계인 2027~2028년에 나타날 전망이다. 이 시기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를 적용하는 마지막 시기이자, 조정지역 매입임대 아파트의 특례가 종료되는 시점이다. 이에 따라 2027년 하반기부터 2028년 상반기 사이에 고령자 보유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갭투자 매물 등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지며 단기적인 가격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양극화와 세분화는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남 3구, 용산, 성동 등 서울 초고가 시장은 세부담 급증으로 거래가 위축되는 반면, 20억원 이하 중저가 실거주 시장은 견조한 실거주 수요를 바탕으로 가격 하방 지지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월세 시장의 경우 임대사업자 매물의 매매 전환에 따른 전세 공급 축소, 강남권 고가주택 실입주 증가에 따른 매물 회수 영향으로 전세가격 상승과 월세 전환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상가·오피스는 끝났다, 시니어 주거 개발이 유일한 골든타임
이 같은 세제 변화 속에서 자산가와 무주택자 모두 전략적 수정이 불가피하다. 첫째, 다주택자는 양도세 중과 완화가 적용되는 2027~2028년 내에 보유 주택을 정리해야 한다. 2029년부터는 최고 30%p의 중과세율을 복원하는 만큼, 이 시기를 골든타임으로 삼아 매도나 증여의 순서를 전략적으로 수립하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슬림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실거주 1주택자는 단순 보유를 넘어 실제 주민등록 및 실거주 연수를 채우는 것이 최선의 재테크다. 만약 초고가 주택으로 갈아탈 계획이 있다면 장특공제 한도를 10억원으로 축소하는 2029년 이전에 실행하는 것이 유리하다.
셋째, 고가주택을 보유한 고령층은 주거 다운사이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기존처럼 고가주택을 월세로 임대하고 외곽 전세로 거주하는 방식은 비거주 세금 중과로 인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65세 이상 비수도권 이주 시 제공되는 양도세 감면 혜택(2027년 50%) 등을 활용해 소형 주택으로 옮겨가는 포트폴리오 재정립이 필요하다.
네번째로, 무주택자에게는 2027년 하반기부터 2028년 상반기까지가 최적의 ‘내집마련 기회’가 될 수 있다. 다주택자 한시 완화 매물과 등록임대 아파트 특례 종료 매물이 집중되는 이 시기야말로 실수요자가 시장에 진입하기에 가장 유효한 타깃팅 구간이다.
마지막으로 저환금성 주택 보유자는 사전 매각 경로 검토의 필요성이 있다. 예를 들어, 나홀로 아파트·단독·다세대·다가구 소유 다주택자는 비거주로 인한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고, 임대주택에 대한 세제 완화도 차단되기 때문에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의 매각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투기과열지구 내 조합설립인가 구역에서 10년 보유ㆍ5년 거주 요건을 미충족한 조합원의 경우, 고가에 비거주로 보유세 부담이 급증할 수 있어 실입주 외에는 대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정비사업이 빠르게 진행하지 않는 상황까지 이어지면, 단계별 매각이 가능한 시점에 매각 또는 증여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글= 김효선 KB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 정리=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