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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월세 벌래" 4개월 만에 무산된 성수 옆 한강변 재개발, 왜?

    입력 : 2026.08.02 06:00

    한강변 개발 기대감에 들썩이던 동네, 현장 가보니 적막
    '사업 무산' 소식에 중개업소도 잠잠
    모아타운 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땅집고] 28일 서울 광진구 자양2구역 재건축 정비사업 예정지 일대. /강시온 기자

    [땅집고] “자양동은 성수동의 인프라와 한강변 입지를 공유하면서도 아직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지역이에요. 성수동 개발 효과가 본격화할수록 자양동 역시 한강변 핵심 주거지로 재평가받을 가능성이 크죠.”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의 말처럼 자양동은 그동안 한강변 입지와 성수동·건대 상권을 공유하면서 개발 기대감이 높았던 지역이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정반대로 바뀌었다. 서울 광진구 자양2동 681번지 일대 모아타운 사업이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한 지 약 4개월 만에 무산되면서다.

    한강까지 도보 15분 안팎으로 접근할 수 있는 데다 성수동과 건대입구 등 풍부한 생활 인프라를 갖춘 곳으로 평가받았지만,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주민들의 동의 철회와 사업성 우려 앞에서 꺾였다.

    지난달 31일 오전 찾은 자양2동 일대는 한때 개발 기대감으로 들썩였던 곳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한산했다. 골목마다 오래된 단독·다가구주택이 빼곡했지만 오가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주택가 곳곳에는 정비사업과 분양 소식을 알렸던 현수막과 간판이 남아 있었지만, 이미 사업이 멈춘 탓인지 현장 분위기는 차분하다 못해 적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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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자양2동 681일원에 위치한 자양 모아타운 조합설립 추진위 사무소의 모습. /강시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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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년 넘게 살았는데 어디로 가나

    가장 눈에 띈 곳은 모아타운 추진을 이끌었던 ‘자양2동 681번지(1·2·3구역) 조합설립 추진위 사무소’였다. 하지만 사무소 안팎은 조용했다. 사업이 한창 추진될 당시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던 곳이라는 설명이 무색할 정도였다. 주변 공인중개업소 역시 한산한 모습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과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사업 무산의 가장 큰 배경으로 ‘이주 부담’을 꼽았다. 특히 자양2동은 고령 원주민 비중이 높아 오랫동안 살아온 집을 떠나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는 설명이다.

    추진위 사무소 앞 ‘자양한강카페’에서 만난 김모(78)씨는 기자에게 무슨 일로 찾아왔느냐고 물었다. 이 일대에서 50년 넘게 살았다는 김씨는 “여기서 오래 살았는데 개발이 되면 나는 갈 곳이 없다”고 말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설명도 비슷했다. 이명섭 학사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노년에 정든 터전을 떠나야 한다는 부담이 큰 데다 기존 다가구주택에서 안정적으로 월세를 받는 것을 선호하는 주민들도 많다”고 말했다.

    새 아파트를 받기 위해 기존 주택을 내놓고 이주한 뒤 추가분담금까지 부담하기보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유지하거나 임대수익을 얻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 주민들 사이에서 커졌다는 것이다. 사업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주민들이 하나둘 동의를 철회하면서 사업 추진 측은 일부 구역을 제외하거나 구역계를 조정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지만, 반대와 동의 철회를 막지는 못했다.

    /그래픽=손민균(조선DB)

    ◇ 공사비·금리 부담에 ‘1+1’까지 사라져

    사실 자양2동 681번지 일대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개발 기대감이 상당했던 곳이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제3차 소규모주택정비 통합심의 소위원회를 열고 이 일대 3만2503㎡에 대한 모아타운 관리계획을 통과시켰다. 계획대로라면 2개 모아주택을 통해 총 727가구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A1구역은 지하 3층~지상 38층, 538가구, A2구역은 지하 3층~지상 28층, 189가구 규모였다.

    최근 급등한 공사비와 고금리도 주민들의 부담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평당 공사비가 1000만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금융비용까지 커지면서 사업이 지연될수록 주민들이 부담해야 할 추가분담금도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대형 평형 소유주들이 기대했던 ‘1+1 분양’ 혜택이 사라진 것도 반대 여론을 키운 것으로 전해진다.

    사업 무산의 원인 중 하나로 모아타운의 사업 구조 자체가 갖는 한계도 언급된다. 모아타운은 노후 저층주거지를 하나의 관리계획으로 묶어 정비하되, 실제 사업은 여러 소규모주택정비사업 단위로 나눠 추진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법적으로 개발할 수 없는 명분이 없으니 여러 소규모 사업으로 쪼개 추진하면서 하나의 큰 개발처럼 보이게 만드는 셈”이라며 “모아타운 자체가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을 일정 규모 이하로 나눠 진행하는 방식이어서 이해관계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s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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