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8.02 06:00
[부동산 타임머신] “왜 그 건물 사” 비난에도 꿋꿋했던 채연의 효심 재테크…50억 자산으로 돌아왔다
[땅집고] "어머니께서 '죽기 전에 건물 하나 갖는 게 소원'이라고 해서…”
연예계에서 대표적인 투자 실패 사례로 언급됐던 가수 채연의 서울 광진구 자양동 소재 건물 가격이 세 배 정도 뛰었다는 업계 추정이 나왔다. 대형 상권도, 유명한 지역도 아니었지만 어머니에게 익숙한 동네에서 건물을 골라야 겠다고 판단한 그의 ‘효심 재테크’가 통했다는 평가다.
빌딩업계에 따르면 가수 채연은 2015년 12월 개인 명의로 서울 광진구 자양동 일대에 1991년 준공한 대지 212.1㎡ 지하 1층~지상 6층, 연면적 650.2㎡ 규모 빌딩을 19억2000만원에 매입했다. 땅값을 기준으로 3.3㎡당 가격을 계산하면 3000만원 수준이다.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채연은 이 건물 매입 당시 금융권을 통해 대출을 받았다. 건물에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으로 9억6000만원을 설정돼있다. 통상 채권최고액을 실제 대출액의 120% 수준으로 잡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대출액은 8억원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경매 정보 돈내고 왜 보세요? 난 땅집고옥션에서 공짜로 본다
과거 채연이 자양동에 건물을 매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가 빌딩 투자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당시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자양동 위상이 크지 않았던 탓이다. 더군다나 건물 위치를 보면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과 구의역, 7호선 자양역이 인근에 있긴 하지만 각 역까지 거리가 도보 20분 수준으로 애매한 입지라는 평가를 받았다. 보통 연예인들이 빌딩을 투자할 만한 위치는 아니라는 것.
유명 연예인인 만큼 수억원대 현금을 벌어들이는 능력을 갖춘 채연이 왜 이런 입지를 갖춘 건물을 사들인 걸까. 그는 올해 4월 한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매입 10년 만에 그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채연은 “투자 목적으로 산 게 아니었는데, 사람들이 ‘왜 거기다 사냐’고 하더라”면서 “심지어 잘못 투자했다는 기사도 났었고 욕을 많이 먹었다, 잘 알아서 산 건데 ‘왜 바보 같이 사냐’고 하더라”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엄마가 항상 말하시던 게 '나는 죽기 전에 건물 하나 갖는 게 소원이다'라 하셨다”면서 “초·중·고를 한 동네(자양동)에서 나왔는데, 투자 목적보다는 제가 자란 동네의 건물을 산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에는 대표적인 투자 실패 사례로 꼽혔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이런 채연의 ‘효심 재테크’가 빛을 발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강과 서울숲을 끼고 있는 성동구 성수동이 서울 핵심 상권으로 급부상하면서, 맞붙은 광진구 자양동도 주목받기 시작한 것. 더불어 광진구 일대에서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으로 새아파트가 하나 둘 들어서면서 자양동 역시 강북권 알짜 주거지로 떠오르는 추세다.
현재 채연 건물 1층에는 두바이쫀득쿠키로 유명한 카페와 미용실이, 2층에는 채연이 직접 차린 연예기획사 차이엔터테인먼트 사무실이 있다. 나머지 상부층 대부분은 주거용 빌라로 임대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한 층에 두 가구밖에 없어서 프라이빗하지만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이라 아쉬웠다”, “원룸 치고는 전체적으로 공간이 넉넉한 편이라 답답함이 덜했다”, “한강과 버스정류장이 가깝고 집 주변에 카페, 식당, 마트, 시장이 있어 좋았다”는 등 거주 후기가 여럿 올라와있다.
이 건물 인근에는 자양7구역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이다. 앞으로 지상 25층, 총 917가구 규모 아파트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는 1980년대 입주한 ‘자양우성’을 비롯해 노후 다가구·다세대 빌라 주민들이 채연 건물을 방문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대단지 새아파트 입주민 배후 수요까지 더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돌고 있다.
빌딩 업계에선 광진구·자양동 일대에 계획된 각종 개발 호재로 채연 건물 시세가 매입가 대비 세 배 정도 오른 50억원대에 육박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채연 바로 옆 3층짜리 건물이 대지 190m2로 규모가 비슷한데, 올해 6월 48억원에 거래됐다. 3.3당 가격을 계산하면 8330만원 수준이다. 그러면 채연 건물의 경우 현재 가치가 53억5600만원 정도 될 것으로 추산된다.
방송에서 채연의 효심 재테크 사연을 들은 동료 연예인 김구라는 “효심이 결국 집값도 올렸다”고 반응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