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7.31 06:00
[디스아파트] 모텔촌에 들어서는 하이엔드 아파트? 서울서나 보던 17억 분양가, 강릉에도 괜찮을까ㅣ리쉐스302
[땅집고] 오는 8월 강원 강릉시 원도심인 교동에 ‘리쉐스302’ 아파트가 분양한다. 강릉시에 역대 최초로 들어서는 하이엔드 단지라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압구정·잠실·청담 등 서울 강남권 부촌 일대에서 주거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설계·인테리어 업체를 섭외한 점을 들어, ‘강남의 하이엔드 브랜드 그대로’란 홍보 문구를 내세운다.
하지만 강릉지역 예비 청약자들이 최고 17억원대에 달하는 이 단지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택형도 일반적인 25평·34평 등 중소형 대신 50~90평 대형으로만 구성해 수요층을 흡수하기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하이엔드 아파트인데도 모텔촌 한복판에 들어서는 점, 동해바다와 먼 원도심에 들어서는 바람에 오션뷰가 불가능하다는 것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강남 하이엔드 아파트, 강릉에 그대로?…모텔촌 한복판 입지에 오션뷰도 불가능
‘리쉐스302’는 강원 강릉시 교동에 있던 옛 고속버스터미널 부지에 지하 5층~지상 24층, 3개동, 총 302가구 규모로 조성하는 하이엔드 아파트다. 8월 3일 특별공급, 4일 1순위 청약을 받으며 2029년 9월 입주 예정이다. 시행사 파이오니아강릉이 사업비 2687억원을 들여 이 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시공은 태원건설산업, 명두종합건설, 둔산건설이 동시에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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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지는 강릉시 최초의 하이엔드 아파트라는 점을 강조한다. 분양 홈페이지에 따르면 설계는 압구정2·4구역 재건축,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아크로 드 서초’ 등 서울 강남권 핵심 단지 프로젝트를 맡았던 디에이건축이 담당한다.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의 경우 마찬가지로 ‘트리마제’, ‘에테르노 청담’, ‘한남더힐’에서 작업한 업체 이웨이가 맡는다. 이 점을 들어 ‘강남의 하이엔드 브랜드 그대로’, ‘진정한 부(富)의 가치를 증명하고 가장 고귀한 삶의 방식으로’, ‘남겨진 이들이 우러러보는 명예로운 서사’라는 등 문구로 홍보 중이다.
‘리쉐스302’가 들어서는 교동은 강릉시 원도심이다. 지역 핵심 교통망인 KTX강릉역이 있고, 역사를 중심으로 중심상업지구가 조성돼있다. 남쪽으로는 강릉시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남대천이 있고, 동쪽으로 직선 약 3.5km 정도 거리에 동해바다가 펼쳐진다.
‘리쉐스302’는 KTX강릉역까지 걸어서 10분 걸리는 초역세권 입지다. 과거 고속버스터미널이 있던 자리인 만큼 원도심 중에서도 핵심 입지라 도로망이 잘 조성돼있어 강릉시 어디로든 이동이 편리하고, 기차로 이어지는 광역교통망도 갖췄다는 평가다.
하지만 교통 중심지라 겪는 단점도 명확하다. 단지 인근에 외지인들을 겨냥한 저가 숙박업소가 밀집해있는 모텔촌 한복판에 들어서는 것.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코지모텔’, ‘원룸장’, ‘대성파크’ 등 시설이 빼곡하다. 이 때문에 하이엔드 아파트가 들어서기에는 고급스럽다고 볼 수 없는 입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더군다나 모텔 뿐 아니라 노래방·주점 등 유흥업소도 여럿 자리잡고 있어, 아직 어린 자녀를 둔 가구가 이 단지에 청약하기 망설여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 30평대 기준 집값이 10억원에 달하는 강릉시 고가 아파트가 ‘오션뷰’가 가능한 동해 인근에 몰려있는 반면, ‘리쉐스302’는 바다 조망이 불가능한 원도심에 들어서는 것도 상품성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지적된다.
◇도심 신축보다 비싼 분양가…동해 ‘오션뷰’ 아파트 수준
하이엔드 단지로 짓는 ‘리쉐스302’는 모든 주택형을 대형평수로만 구성한다. 국내 주거 시장에서 수요가 가장 풍부한 59㎡(25평)나 84㎡(34평)은 하나도 없다. 가장 작은 주택형이 침실 4개짜리 128㎡(50평)이며, 펜트하우스인 227㎡(90평)가 침실 4개에 욕실 3개로 규모가 가장 크다. 초호화 단지인 만큼 주택형 구성부터 차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형별 최고 분양가는 ▲128㎡ 7억8226만원 ▲142㎡ 8억6897만원 ▲149㎡ 9억2255만원 ▲156㎡ 9억8087만원 ▲220㎡ 16억6636만원 ▲223㎡ 16억7888만원 ▲227㎡ 17억2530만원 등으로 책정됐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금액은 2750만~5150만원을 내야 한다. 각종 옵션 비용을 고려하면 가장 작은 128㎡ 분양가가 최종 8억원 중반대 이상일 것으로 계산된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리쉐스302’에 청약할 강릉지역 수요자가 얼마나 충분할지 의문을 품고 있는 분위기다. 특수한 상품이라 정확한 가격 비교는 어렵지만 인근 신축 아파트와 비교하자니 분양가가 수억원 비싸고, 오션뷰가 가능한 동해바다변 단지들에 비해서는 조망권이 떨어져 애매하다는 평가다.
최근 1년 동안 교동 일대에서 거래된 50평 이상 주택은 하나도 없다. 인근 지변동 ‘강릉더리브퍼스티지’에서 전용 130㎡(48평) 14층이 올해 6월 7억3000만원에 팔렸는데, 이 금액과 ‘리쉐스302’ 분양가를 비교하면 최소 5000만원 이상 비싸다. 동해바다 뷰가 가능한 ‘강릉 오션시티 아이파크’ 116㎡(44평) 13층 분양권이 올해 7월 8억2780만원에 팔린 것과는 거의 비슷한 금액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2년여 동안 강릉지역에 분양한 대형 주택형마다 청약 성적이 저조한 점을 지적한다. 실제로 올해 4월 분양에 나선 ‘강릉 우미린 더프리미어’ 중 125㎡가 118가구에 대한 청약을 접수한 결과 2순위 기타지역까지 진행했는데도 약 85%(106가구)가 미분양됐다. 2024년 11월에는 ‘강릉 아테라’가 총 329가구를 분양했는데, 이 중 대형인 115㎡로 마련한 54가구 중 80%(43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