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7.30 11:26 | 수정 : 2026.07.30 11:27
[박영범의 세무톡톡] 대통령의 '근저당 매매' 따라해 절세 혜택 챙긴다고?…주의할 점 있다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0년 동안 보유하던 경기 성남시 분당 아파트를 29억원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활용한 ‘근저당 매매’가 부동산 시장과 자산가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원래 이 대통령은 1주택자로서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솔선수범한다고 했죠. 이에 자금 융통이 급하지 않았던 이 대통령이, 재건축 사업시행인가 전 소유권 이전이 필요했던 매수인의 자금 조달 사정을 배려해 17억7000만원 규모 근저당권을 설정해 줬습니다. 매도인이 잔금 채권을 위해 매매 물건을 담보로 직접 대출을 제공한 일종의 ‘매도자 대출’(Seller Financing)인데, 일명 ‘근저당 매매’로 불려요.
그러나 이 거래 방식은 시장에 공개된 이후 전혀 뜻밖의 방향으로 재해석되기 시작했습니다. 자산은 있지만 다주택 중과세와 증여세가 부담스러운 부모가, 목돈은 없지만 이자를 부담할 소득이 있는 자녀에게 합법적으로 주택을 넘겨줄 수 있는 ‘자산 이전의 통로’로 여겨지게 된 것이죠. 국정 운영의 모범을 보여주려 했던 거래가 역설적으로 부모·자녀 간 직거래의 새로운 절세 가이드 라인이 된 셈입니다.
◇부모·자녀 간 근저당 매매?...3단계 걸쳐 진행해라
이 대통령이 타인과 맺은 거래와 달리, 부모와 자녀 간의 매매는 세법상 원칙적으로 정상적인 거래라고 보지 않습니다. 따라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규정이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 ‘타인보다 더 타인 같은’ 철저한 거래를 아래와 같이 단계별로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해요.
1단계: 국세청이 인정하는 정상가격으로 매매가 정하기
부모와 자녀 간에 근저당 매매를 추진할 때 세법상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매매가를 ‘국세청이 인정하는 정상가격 범위’에서 산정해야 합니다.
특수관계인 간 부동산 거래에서 양도소득세 부당행위계산 부인을 피하려면, 매매가격을 시가 대비 5% 이내 또는 3억원 미만의 차액 범위에서 결정해야 하는데요. 시가보다 지나치게 낮게 거래할 경우 과세 당국은 이를 정상 거래라고 인정하지 않고 시가를 기준으로 매도자에게 양도세를 다시 계산해서 부과해요. 또 매수자인 자녀에게는 저가 양수에 따른 증여세를 납부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2단계: 상·증세법상 적정 금리 적용하고, 이자 지급하기
매매가 설정을 마쳤다면 매매 대금 중 잔금으로 전환할 대출금의 ‘적정 이자율 산정’ 단계를 밟아야 합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국세청이 인정하는 적정 금리는 연 4.6%입니다. 세법상 법정 적정 이자와의 차액이 연간 1000만원 미만일 경우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으므로, 부모 대출금이 약 2억원 미만(최대 2억1700만 원 수준)일 때는 세법상 무이자 대여도 가능해요.
만약 대출 원금이 2억원을 초과한다면 자녀가 부모 계좌로 실제로 연 4.6%의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데요. 이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연 5%~7%)보다 낮아, 자녀 입장에서는 금융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추면서 내 집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죠.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채무자인 자녀가 이자를 지급할 때는 27.5%의 세율로 이자소득세를 원천징수 신고 납부해 지급해야 합니다. 채권자인 부모는 이듬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시 이 이자소득을 합산해야 해요. 따라서 다른 소득이 많아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부모라면, 차라리 무이자로 대여하고 자녀가 그에 따른 증여세를 부담하는 것이 전체적인 절세 측면에서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3단계: 계약 기간 및 장기 절세 비과세 플랜
마지막 단계는 ‘계약 기간 설정 및 장기적 비과세 요건 충족’입니다. 대출 만기는 과세 당국이 의심하지 않도록 터무니없이 길게 잡기보다는, 통상 5년 이내로 설정한 뒤 필요에 따라 연장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 좋아요. 이와 함께 매월 이자가 이체된 객관적인 금융 거래 내역을 반드시 남겨야 합니다.
자녀가 생계를 달리하는 별도 세대를 구성해 주택을 매수하고 실제 거주하면서 상환 계획을 성실히 이행한다면, 향후 주택 매각 시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은 물론 10년 보유·10년 거주에 따른 장기보유특별공제(최대 80%)까지 챙길 수 있어 막대한 절세 효과가 날 겁니다.
◇터무니없는 조건은 세금 폭탄…국세청 사후 검증 대비해야
절세에 눈이 멀어 국세청의 사후 검증을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매매계약서에 특약을 명시하고, 차용증 작성 및 근저당을 설정하는 등 철저히 제삼자 간의 거래와 같은 형식을 갖춰야 뒷탈이 없어요. 거래 조건이 세법 기준에서 벗어나거나 자녀의 상환 능력이 입증되지 않을 경우, 국세청이 이를 즉시 ‘편법·우회 증여’로 재분류하기 때문에 예상치 못했던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거든요.
결국 다주택자 등 고소득 자산가들이 부모·자녀 간 거래하며 이 대통령의 근저당 매매 전법을 쓸 예정이라면, ‘시가 오차 5% 이내’, ‘4.6% 법정 금리 준수’, ‘자녀의 실질 소득 증빙’이라는 세법 기준을 엄격하게 지켜야만 정당한 절세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글=YB세무컨설팅 박영범 대표세무사, 편집=이지은 기자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