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7.23 16:02 | 수정 : 2026.07.23 16:23
이재명 대통령, 대토론회서 또 '가짜 뉴스' 전파
OECD 공식 통계상 한국 보유세 평균 수준
취득·보유·양도세 합치면 세계에서 3번째로 높아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열린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우리나라 보유세를 통상적인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려면 최하 3배는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부동산 보유세 인상론자들이 주장하는 전형적인 '가짜 뉴스'이지만, 토론 과정에서 이에 대한 반론이 전혀 제기되지 않아 토론회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우리나라 보유세를 통상적인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려면 최하 3배는 올려야 한다”며 “지금 당장 3배를 올리면 아마 거의 폭동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표준적 1주택을 기준으로 실거주 여부 등에 따라 과세 부담을 차등하는 방식의 보유세 인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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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OECD 공식 통계상으로 한국의 보유세 부담률은 OECD평균보다 10% 정도 낮은 수준이다. OECD 는 실효세율이 아닌 GDP(국내총생산) 대비 보유세 비율을 공식 통계항목으로 매년 집계한다. 여기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GDP 대비 보유세 비율은 0.87%로, OECD 전체 회원국 38국 평균(0.95%)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전체 회원국 중 순위도 17위로 중간보다 높다.
이 대통령이 말한 '보유세를 3배 올려야 선진국 수준'이란 발언은 세계 주요 도시와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을 비교한 민간 연구기관인 '토지자유연구소'의 자료를 근거로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르면 각 도시 보유세 실효세율은 도쿄 약 1.7%, 뉴욕 약 1.0%, 상하이 0.4~0.6% 등이며, 한국은 OECD 평균(0.33%)의 절반 수준인 0.15%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월에도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이 내용을 공유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보유세 실효세율은 나라 별로 시세 산정 방식과 경제 규모에 맞춰 객관적인 비교가 어렵다. 이 통계는 더군다나 주택과 건물을 모두 포함한 부동산 보유세 통계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3월 보고서를 통해 실효세율 비교가 적절치 않음을 지적하며 “국가별로 부동산 (실효세율 기준인) 시세 산정 방식이 다르므로 국제 비교에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토지자유 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실효세율은 0.72%이다. 세계 4번째로 보유세 실효세율이 높다. 그러나 영국은 주택보유세가 아예 없고, 주택소유여부에 관계 없이 거주자가 내는 주민세만 있다.
◇ OECD 공식 통계상, 한국 부동산 세금 세계 3위
부동산을 보유하는 동안만이 아니라 취득·보유·양도하는 전 과정에서의 세금 부담률을 보면 한국은 이미 세계 최상위권이다. 한국의 부동산 취득세·인지세는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5%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양도세(0.66%)도 세계 3위다. 취득·보유·양도세를 합친 세금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 역시 한국이 3.03%로 미국(4.22%), 영국(3.97%) 다음이다.
부동산세가 한국보다 높은 것처럼 보이는 미국도 따지고 보면 다양한 방식으로 납세자의 실제 부담률을 낮춰준다. 미국에서는 부부 공동명의자가 최근 5년 중 2년 이상 거주했다면 양도차익 최대 50만달러(약 7억5510만원)까지 세금을 면제한다. 보유세 과세표준을 정할 때도 집주인이 바뀌지 않은 경우에는 상승폭을 연 2%로 제한한다. 미국은 주정부에 납부한 보유세를 연방소득세 과세표준에서 차감해 주는 공제 제도가 있다. 보유세를 많이 내면 소득세가 줄어든다는 것으로, 단순 보유세 비교가 아닌 실질적인 세금 부담을 고려하면 미국의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는 뜻이다.
보유세 인상론자들이 근거를 만들기 위해 '한국의 보유세 부담이 낮다'는 거짓 뉴스를 생산하는 데 대해 전문가들이 여러번 반론을 제기해 왔음에도 이 대통령이 부동산 토론회에서 다시 같은 주장을 반복한 데 대한 비판이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 토론회에서 이에 대해 반론이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는 건 애초부터 답을 정해 놓고 토론회를 열었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sh029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