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7.22 15:30 | 수정 : 2026.07.22 15:42
이재명, 매수인 ‘배려’해 무이자로 대출
증여세 200만원 정도 발생할 듯
세무당국 ‘정당한 사유’ 판단이 관건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경기 분당시 아파트를 29억원에 매수한 김모씨가 향후 증여세를 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세무업계 판단이 나왔다. 이 대통령이 제 3자인 매수인에게 사실상 자금을 빌려주면서 이자를 한 푼도 받지 않기로 하면서다.
예상 증여세액은 200만원 상당으로 아파트 매매대금에 비해 큰 편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사인 간 금전 거래를 하며 적정 이자조차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논란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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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자 배려한 대통령의 무이자 대출?…증여세 이슈로
이달 22일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아파트 거래 방식을 설명하며 “통상 (아파트 매매대금 중) 잔금 지급을 몇 달간 유예하면 액수가 크다 보니까 이자만 해도 상당할 텐데, 이자를 받지 않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함께 출연한 한문도 연세대 교수는 이에 대해 “대통령이 매수자를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물론 이자를 왜 안 받느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지만, 3~4개월 차이인 점을 고려해 이자를 받지 않은 것”이라고 거들었다.
주택을 담보로 매수인에게 채권최고액 17억7000만원 상당 근저당을 설정해주면서도 이자를 받지 않기로 정한 이 대통령의 행보를 청와대가 미담처럼 설명했지만 세무업계 종사자들은 문제 소지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잔금 유예 등 사정은 각자 다양하겠지만, 현행 세법상 사인 간 거액 금전을 거래하는 경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 41조 4에서 정하는 ‘금전 무상대출 등에 따른 이익의 증여’ 항목에 따라 별도 증여세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향후 국세청이 해당 거래에 대해 조사하면서 증여세 과세 여부를 판단할 때, 만약 계약서 중 특약 등 항목에 이 대통령이 받아야 할 이자 상당액이 양도금액에 포함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면 증여세는 과세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상 아파트 대법원 등기부등본상 근저당권 채권최고액 17억7000만원이 설정된 것으로 보아, 이 대통령과 매수인 김모씨가 위 같은 계약을 체결하는 대신 부속 서류로 차용증을 제시하며 등기를 이전했을 확률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 이 대통령이 집주인 대출을 실행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매수자 증여세 200만원 정도 발생할 듯…세무당국 판단이 관건
이 대통령이 거액의 근저당권을 설정해주면서 매수인에게 이자를 한 푼도 받지 않기로 하면서, 매수자는 추가 세 부담을 짊어지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행 세법상 채무자가 받는 이자 혜택이 1000만원 이상이라면 세무당국이 증여세를 과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수자가 이번 거래로 3개월여 동안 잔금을 유예하며 누리는 무이자 혜택은 약 2035만원[=17억7000만원 X 적정이자율 4.6% X (3/12개월)] 정도로 계산된다.
YB세무컨설팅의 박영범 대표세무사는 “일부 정치인과 언론 보도에서는 이 대통령이 ‘사채’, ‘대부업’을 했다고 하는데, 세무적으로는 틀린 표현”이라며 “이처럼 일시적으로 금융 거래를 하는 경우 세무당국은 ‘비영업대금의 이익’라고 판단하고 매년 5월 이자 소득에 대한 종합 과세를 진행한다”고 했다.
비영업대금 이익의 경우 원천징수 의무는 채무자에게 돌아간다. 세율은 소득세 25%에 지방소득세 10%를 더해 총 27.5%를 적용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채무자인 매수인에게 이자를 하나도 받지 않기로 했으므로, 이에 대한 이득을 누리는 매수인이 증여세 부담을 짊어지게 된다.
매수인 김모씨가 앞으로 납부해야 할 증여세를 계산하면 어떨까. 세무업계에선 김모씨가 무이자로 혜택을 보는 대략적인 금액인 2035만원을 증여재산가액으로 보고, 이 대통령과 김모씨가 친족이 아닌 타인이기 때문에 증여 재산 공제액을 0원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증여세 과세표준상 1억원 이하 세율인 10%를 적용하면 총 세액이 203만원 정도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수인이 기한 내 신고해 신고세액공제 3%를 적용받으면 최종 납부 세액은 197만원 정도로 줄어들 수 있다.
다만 대통령 아파트 매수자 김모씨가 실제로 증여세를 납부하게 될지 여부는 세무당국이 결정할 몫이다. 세법상 사인 간 금전거래더라도 ‘정당한 사유’라면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어, 해석의 여지가 다분하다는 것. 즉 앞으로 국세청이 이 대통령과 김모씨가 아파트 매매거래로 상호 이익을 교환한 것을 정당한 사유라고 판단할지 여부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세무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세무당국에서 인정하는 ‘정당한 사유’란 매수자와 매도자가 본인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당사자들 의사와 관계 없는 불가항력적인 문제가 대부분이었다”면서 “대통령의 아파트가 재건축 선도지구로 지정되면서 조합원 지위 양도 등 문제로 급하게 거래가 이뤄지며 ‘집주인 근저당’을 택한 것인데, 각자의 편의를 위한 방식이므로 정당한 사유로 판단하기에는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정상적인 거래라면 적정 이자율인 4.6%를 받기로 약정하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의아하다”고 전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