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7.22 06:00
더피크도산 공매 부지 인수, 29가구 안팎 하이엔드 주거 검토
갤러리아 VIP 서비스 시너지 기대
주택 개발 경험 전무, 디벨로퍼 역량 시험대
[땅집고] 한화갤러리아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첫 주택사업을 추진한다. 압구정 갤러리아 명품관과 가까운 옛 ‘더피크도산’ 사업부지를 인수해 소규모 하이엔드 주거단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백화점과 식음료(F&B) 사업을 주력으로 해온 한화갤러리아가 직접 주거시설 개발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동산 전문 시행사조차 사업을 완주하지 못한 사업장을 주택 개발 경험이 전무한 한화갤러리아가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를 두고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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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주택사업에 2370억 베팅한 한화갤러리아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최근 공매를 통해 확보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633-3번지 일대에 약 29가구 규모의 하이엔드 주거단지를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공사는 아직 미정이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등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부지나 사업권을 이전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계획됐던 26가구보다 공급 규모를 소폭 늘리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공동주택은 일반분양 물량이 30가구 미만이면 분양가 상한제와 공개청약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분양가를 비교적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제도적 장점을 고려해 29가구 수준으로 사업 규모를 맞출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상품 구성에 따라서는 오피스텔 비중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피스텔은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을 적용받아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 책정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이에 따라 오피스텔 중심으로 개발할 경우 공급 규모를 더욱 늘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현재 확정된 사항은 없으며 다양한 개발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며 “해당 부지는 희소성이 매우 높은 프리미엄 입지인 만큼 단순한 주거단지 개발을 넘어서는 방향으로 활용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지는 압구정 갤러리아 명품관과 도산공원 사이에 있다. 압구정과 청담동의 명품 상권을 가까이 이용할 수 있는 데다 한강과도 인접해 강남권에서도 손꼽히는 입지로 평가받는다. 한화갤러리아는 백화점과 VIP 서비스, 식음료(F&B) 등 프리미엄 유통 역량을 주거상품에 접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PF 좌초 사업장 인수…시행 경험 없는 갤러리아 시험대
시장 관심은 한화갤러리아가 첫 주택사업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느냐에 쏠린다. 한화갤러리아는 그동안 압구정, 광교, 대전 등에서 백화점을 운영하며 프리미엄 유통 경쟁력을 쌓아왔지만 공동주택 개발사업을 직접 추진한 경험은 없다. 특히 이번 부지는 전문 시행사도 사업 정상화에 실패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당 부지는 당초 부동산 개발업체 알비디케이(RBDK)가 추진한 초고가 주거 프로젝트 ‘더피크도산’ 부지다. 시행은 자회사 알피에스디(RPSD)가 맡아 지하 5층~지상 20층, 26가구 규모의 하이엔드 공동주택을 공급할 계획이었다. 분양가는 가구당 약 150억~5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초기 분양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에도 실패하면서 사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해 10월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고, 사업장은 공매 절차를 거쳐 한화갤러리아에 넘어갔다.
업계에서는 한화갤러리아의 브랜드 경쟁력은 분명한 강점으로 평가하면서도, 초고가 주택 개발은 단순히 입지와 브랜드만으로 성공을 담보하기 어려운 사업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논현동 하이엔드 주거시설 ‘포도 바이 펜디 까사’, 잠원동 ‘아스턴55’ 역시 PF 조달에 실패한 바 있다. 한 시행업계 관계자는 “초고가 주택은 상품 기획부터 인허가, 금융조달, 분양, 준공까지 전 과정에서 시행 노하우가 매우 중요한 분야”라며 “한화갤러리아가 프리미엄 서비스 역량은 갖췄지만 실제 개발사업 경험이 없어, 상품 개발부터 사업 관리 능력이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