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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평이 뻥 뚫렸다" 아파트 옆에 100m 깊이 구덩이가 있다고요?

    입력 : 2026.07.17 06:00

    [땅집고] 전북 익산시 황등면 황등 채석장. /MBC

    [땅집고] “와, 어떻게 이렇게 도시 한 가운데가 뻥 뚫려 있죠?”

    전북 익산시 황등면은 올해 6월 기준으로 전체 인구가 6200여명에 불과하다. 규모는 작지만, 동네 한 가운데 전국에서 가장 큰 구덩이를 품고 있어 특색이 확실한 ‘작은 거인’같은 도시로 꼽힌다. 이 구덩이 규모는 총 10만㎡(약 3만평)이 넘고 높이는 100m에 달한다. 대체 도시 한복판에 왜 이런 큰 지하 동굴이 생긴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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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채석장인 ‘황등 채석장’. 1900년대부터 지금까지 1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화강암을 채굴해온 현장이다. 화강암 매장량 기준으로 국내 최대 규모 단일 석산이다. 이 곳에서 난 화강암은 국내에서 가장 품질이 좋아 별도로 ‘익산석’이라는 명칭도 얻었다. 익산석의 특징은 백색·쑥색을 띤 중립자 및 세립자로 구성됐고 철분 함량이 적다는 것. 그래서 습기가 많은 날에는 쑥색으로, 햇빛을 받으면 화사한 원색으로 변해 건물에 다채로움을 더해주는 매력이 있다.

    이런 매력으로 익산석은 대한민국 문화재 및 현대 건축물에 널리 사용돼왔다. 국보로는 11호인 미륵사지 석탑과 289호 왕궁리 5층 석탑, 현대 건축물 중에서는 국회의사당, 청와대 영빈관, 대법원, 독립기념관 등에 익산석이 쓰였다. 일제 강점기 때는 조선총독부 건물에도 익산석이 사용됐다. 황등 채석장은 ‘익산의 콜로세움’이라 불리기도 했다.

    지금도 황등 채석장에선 매일 셀 수 없이 많은 화강암이 생산 중이다. 통상 화강암 블럭 하나당 가로 6m, 높이 1.5m 규모로 정형화돼 채석된다. 바위에서 약 2~3층 짜리 건물만한 화강암이 숭덩 숭덩 썰려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채석한 화강암은 인근 황등석재농공단지로 운반돼, 활석기로 용도에 맞게 다양한 크기로 재단하는 작업을 거쳐 전국으로 운반된다.

    [땅집고] 지난해 채석장 뷰를 살린 전망대 및 카페가 개장하면서 20~30대 관광객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인스타그램

    최근에는 황등 채석장이 새로운 지역 관광지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른바 ‘뷰’를 중시하는 20~30대 젊은층 수요를 겨냥해, 익산시가 도시 한복판이 100m 깊이로 뻥 뚫린 모습의 독특한 ‘채석장 뷰’를 활용한 콘텐츠를 선보이기 시작한 것. 지난해 문을 연 제 1전망대 내부 대형 카페, ‘어스 언더 파크’(Earth Under Park)가 대표적이다. 커다란 통창으로 채석장의 원형 공간과 층층이 깎여나가 계단을 이루는 것 같은 석벽을 바라보며 커피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익산시의 특산품인 황등 고구마로 만든 고구마 라떼가 대표 메뉴다.

    앞으로 익산시는 제1전망대보다 규모가 3배 더 큰 제2전망대도 개장할 예정이다. 300여평 규모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이 곳은 1층에 다목적 공간을 만들어 미디어 아트 전시, 소규모 음악회,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며 2층에선 석산 전망 시설과 황등석산 산업 스토리 및 청년 작가들을 위한 전시 공간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3층에는 제2전망대와 각종 편의 시설을 조성한다. 2031년 모든 공간을 개장하는 것이 목표다.
    [땅집고] 황등 채석장 인근에 들어선 아파트(사진 왼쪽)도 있다. /MBC

    한편 황등 채석장 인근에 아파트도 있다. 과거에는 입주민들이 채석장에서 하루 종일 들려오는 소음 때문에 불평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지만, 최근 이 일대가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채석장 뷰가 각광받자 이런 불만이 다소 사그러든 분위기라고 전해진다.

    채석장으로부터 직선 100여m 거리에 있는 ‘황등제일’(1993년·87가구) 전용 84㎡(34평) 8층 주택이 이달 71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황등오투그란데디에디션’(2024년·120가구)의 경우 채석장 뷰가 가능한 84㎡ 16층 주택이 올해 4월 2억8550만원에 거래됐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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