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7.19 06:00
입주 시작했지만… 조합원 80% 아직 입주 못 해
추가분담금 갈등에 유치권까지
입주 제한 놓고 법적 공방
[땅집고] "입주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단지 곳곳에는 입주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정작 상당수 조합원은 아직 자신의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센트럴파라곤에서 추가 공사비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시공사와 조합원 간 법적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주안센트럴파라곤은 인천 미추홀구 미추1구역 재개발사업으로 조성된 단지. 총 1321가구 규모로 시공은 라인건설이 맡았다.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공사 중단과 각종 하자 문제가 반복되면서 입주 일정이 수차례 미뤄졌고, 지난 5월에서야 입주가 시작됐다. 하지만 입주가 시작된 이후에도 모든 조합원이 집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단지 곳곳에는 조합원 가구를 대상으로 한 '유치권 행사'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지금 방 등록하면 수수료0원에 커피 공짜…빈 방 해결엔 단단홈즈
조합원들은 공사비 증액에 대한 최종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시공사가 개별 조합원을 상대로 추가 분담금 납부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조합원들은 "추가 공사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공사비가 적정한지 객관적인 검증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입주를 먼저 진행한 뒤 새 조합장을 선출해 공사비를 협의하는 것이 순서이다. 입주를 제한하는 방식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 공사비 880억원 증액… 갈등의 시작
이번 갈등은 지난해 공사비 증액 과정에서 시작됐다. 라인건설은 2024년 8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평당 공사비를 기존 450만원에서 548만8000원으로 인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총 880억5000여만원의 추가 공사비가 발생했고, 공사는 2024년 9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중단됐다. 이후 공사는 재개됐지만 이번에는 공사비 증액 절차가 문제가 됐다. 당시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공사비 증액을 약속했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결국 조합장은 지난해 8월 해임됐다. 이후 조합은 새 조합장을 선출하지 못한 채 직무대행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입주도 당초 계획보다 5개월 이상 지연됐다.
◇ 확인서 서명 거부하면 유치권… 법적 공방으로 번져
현재 입주를 완료한 조합원은 약 100여명으로 알려졌다. 전체 조합원의 약 20% 수준이다. 나머지 약 80% 조합원들은 여전히 입주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00여명은 라인건설을 상대로 '입주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갈등의 핵심은 라인건설이 요구한 '공사비 납부 확인서'다. 확인서에는 추가 분담금 납부에 동의하고 소송·민원·이의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조합원들은 이를 사실상 입주를 조건으로 법적 대응 포기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라인건설은 정당한 공사비 지급을 위한 절차라는 입장이다.
조합원들은 추가 분담금 규모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부동산원 공사비검증지원단에 공사비 검증을 의뢰한 결과, 적정 공사비가 라인건설이 제시한 금액보다 낮게 산정됐다는 것. 조합원들은 검증 결과를 적용하면 평당 공사비는 약 466만원 수준이지만, 라인건설은 평당 548만원을 기준으로 추가 분담금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일부 조합원의 경우 추가 부담금이 약 2000만원 수준에서 7000만원대로 늘어났다고 주장한다. 조합원들은 "공공기관의 검증 결과가 나온 만큼 이를 바탕으로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인건설 "정당한 공사비… 조합 사정으로 비용 더 늘어"
라인건설은 추가 공사비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설계 변경, 공사 지연 등에 따라 발생한 정당한 비용이라는 입장이다. 또 조합장 해임 등 조합 내부 문제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금융비용과 사업 집행 비용 등이 추가 발생한 만큼 향후 이에 대한 정산도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현재 요구하는 금액은 전체 추가 비용의 일부에 불과하며, 조합원들에게 일방적으로 부담을 전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입주는 시작됐지만 주안센트럴파라곤을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추가 공사비 산정이 적정했는지, 입주를 제한한 조치가 정당한지, 조합 운영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등 여러 쟁점이 법적 판단과 추가 협의를 기다리고 있다. /chujinzer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