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7.14 06:00
사용목적이 뚜렷하거나 집객력 높은 시설 기반 중요
해당 시설 의존성 높은 것은 단점 될 수도
의료, 교통, 물류, 관광 특수상권 발전 가능성有
[땅집고] 야구장을 찾았다고 가정해보자. 경기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 양념치킨이 먹고 싶어졌다. 휴대전화를 꺼내 배달앱을 켜도 소용없다. 선택지는 사실상 경기장 안 유일하게 하나 있는 양념치킨 매장뿐이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며 커피를 마시거나, 대형병원에서 진료를 마친 뒤 식사를 해결하는 상황도 비슷하다. 소비자는 시설 안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고, 이런 공간에서 형성되는 상권을 ‘특수상권’이라고 부른다.
특수상권은 대형마트와 공항, 경기장, 병원, 관광지, 산업단지, 철도역 등 특정 시설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을 말한다. 일반 상권이 주변 거주민과 직장인들의 생활권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면, 특수상권은 특정 목적을 가진 방문객과 시설 근무자들이 핵심 고객층이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병원에서는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이, 공항에서는 여행객과 공항 종사자가 주요 소비층이 되는 식이다.
특수상권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적인 수요다. 시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한 일정 수준 이상의 방문객이 꾸준히 유입되기 때문이다. 특히 공항이나 병원, 휴게소, 경기장처럼 외부 상권으로 이동하기 어려운 곳에서는 입점 상가들이 사실상 독점적인 영업을 할 수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야구장에서 치킨을 주문하면 선택지가 많지 않은 것처럼 경쟁이 제한되는 환경 자체가 특수상권의 경쟁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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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독점성만 보고 투자하기에는 위험요인도 분명하다. 무엇보다 시설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상권을 찾는 이유가 상가가 아니라 시설 자체인 만큼 병원이 이전하거나 관광객이 줄고 산업단지가 침체되면 상권도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당시 해외 이동이 급감하면서 공항 상권이 큰 타격을 입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따라서 특수상권 투자에서는 상가보다 해당 시설의 장기적인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특수상권 안에서도 매출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시설 이용객이 많다고 해서 모든 점포가 잘되는 것은 아니다. 주 출입구와의 거리, 고객 이동 동선, 영업시간, 업종 구성 등에 따라 매출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야구장에 관중이 2만 명이나 왔는데 왜 우리 가게는 장사가 안 될까”라는 상황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이유다.
입점 가능한 업종이 제한된다는 점도 특수상권의 특징이다. 병원에는 식당이나 약국, 의료기기 관련 업종은 적합하지만 술집이나 액세서리 전문점은 수요를 기대하기 어렵다. 업종 제한은 상가가 공실이 됐을 때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는 데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시설 이용객이 갑자기 늘어난다고 해도 일반 상권처럼 다양한 소비층이 유입되며 상권 자체가 크게 확장되는 경우는 드물다.
과거에는 극장이 입점한 쇼핑몰에서 영화 관람객이 위층과 아래층을 오가며 소비를 늘리는 ‘분수효과’와 ‘샤워효과’가 자주 언급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굳이 시설 내부에서만 소비하지 않고, 시간을 들여서라도 개성 있는 골목상권이나 맛집을 찾는 경우가 늘면서 이러한 효과는 예전보다 약해진 모습이다. 특수상권 역시 예전처럼 시설 이용객이 자연스럽게 모든 상가를 이용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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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특수상권으로는 의료와 교통, 물류, 관광 상권이 꼽힌다. 고령화로 대형병원과 메디컬타운 이용객이 증가하고, 광역교통망 확충과 물류 인프라 확대, 관광산업 회복이 이어질 경우 관련 시설을 중심으로 한 상권도 함께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특수상권은 안정적인 수요와 독점성이 가장 큰 장점이지만, 특정 시설에 대한 높은 의존도라는 한계를 동시에 가진 시장이다. 투자나 창업을 고려한다면 상가 자체보다 해당 시설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사람을 불러 모을 수 있는지, 경쟁 상권과 업종 제한은 없는지를 먼저 따져보는 것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글=권강수 상가의신 대표, 정리=강시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