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메시도 막아낸 축구 영웅, '일부러' 짓다만 벽돌집에 사는 이유

    입력 : 2026.07.10 14:00

    [땅집고] 2026 월드컵에 출전한 카보베르데 축구 국가대표 선수단의 골키퍼 보지냐 선수의 본가로 알려진 주택.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이번 월드컵에서 카보베르데 골키퍼 실력이 환상이던데, 이렇게 허름한 고향집에서 지내면서도 최선을 다했던 거라니 더욱 감동이네요…”

    올해 월드컵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국가는 단연 카보베르데다. 서아프리카 섬나라인 카보베르데는 인구가 총 52만명으로 대한민국 서울 강남구(약 55만명)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규모가 작다. 그런데 이번 2026 월드컵에 첫 진출했는데도 우승 후보로 꼽히는 스페인을 상대로 0대 0 무승부를 거두면서 32강에 진출한 데다, 축구의 신 메시가 있는 아르헨티나와 맞붙은 결과 3대 2로 패배해 쟁쟁한 경기를 보여주면서 전세계 축구팬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비록 32강전에서 탈락했지만 축구 최강국들을 상대로 잘 싸웠다는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카보베르데 선수들 중에서는 40세 골키퍼인 ‘보지냐’의 활약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10년 넘게 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활동하고 있는 선수인데, 스페인전에서 유효 슈팅 7개를 모두 막아냈고 메시의 골도 여럿 쳐내는 모습을 보여줬던 것. 거미손을 방불케하는 골키퍼 실력에 이번 월드컵 출전 선수들 중 두 번째로 몸값이 낮았던 그가 세계 최고 선수들을 제치고 글로벌 스포츠 스타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실제로 보지냐의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기존 5만6000명에서 2000만명으로 폭증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보지냐의 어머니가 거주 중인 카보베르데 친정집 모습이 공개되면서 네티즌 눈길을 끈다. 사진에 따르면 단독주택으로 보이는 이 집 1층인 나무로 된 출입문과 창문에 흰색 벽으로 거의 완성된 듯한 모습인 반면, 2층은 회색 벽돌만 켜켜이 쌓여져 있어 아직 다 지어지지 않은 듯한 모습이다. 심지어 벽돌 위로는 철근이 삐죽하게 튀어나온 부분도 있어 공사판을 방불케 한다. 대체 왜 이런 집에 살고 있을까.

    [땅집고] 카보베르데 축구 국가대표팀 골키퍼 보지냐의 어머니인 아나 칸디다 에보라가 올해 6월 자택에서 다른 가족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건축업계에선 카보베르데 전국적으로 이런 주택 형태가 매우 흔하다고 입을 모은다. 1층은 사람이 살 수 있게 마감하고, 2층 이상은 벽체·기둥만 세워둔 채 수 년씩 방치하는 것이 꽤 보편적인 건축 문화라는 것. 카보베르데가 1인당 GDP가 지난해 기준 약 5796달러로 대한민국의 6분의 1 수준이면서, 외딴 섬나라라 이런 문화가 자리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카보베르데는 국민의 절반 정도가 해외에 살고 있을 정도로 이주민 의존도가 큰 국가다. 이런 가운데 금리가 높고 많은 국민들이 대출 이자 상환 능력이 크지 않아 은행권에서 안정적인 직업이 있는 일부 국민에게만 건설·주택구입 관련 대출을 내준다. 그래서 외국에 나간 가족이 돈을 송금하면, 국내에 머무르고 있는 가족들이 자금을 확보할 때 마다 이 돈에 맞춰 생활하고 집을 짓는 구조가 자리잡은 것이다.

    섬나라 특성상 자재 운반이 쉽지 않아 내 집은 내가 직접 짓는 자가 건축이 만연해진 영향도 있다. 주택을 건축할 때 1층부터 먼서 완성해 들어가 살다가, 이후 해외로 나간 가족이 돈을 보내오거나 저축액이 쌓이면 2층 벽을 올리고, 또 자금을 확보하면 지붕·창호·미장·페인트 작업을 진행하는 식이다. 아프리카 주택금융센터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주택 14만가구 중 최소 80%가 이 같은 방식으로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가구별 송금 액수 및 빈도에 따라 공사가 몇 달 만에 끝나기도 하지만 10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고 전해진다.

    보지냐 선수의 본가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을 “마치 짓다 만 집같다, 매일 공사장에서 사는 기분일 것 같다”, “이런 집에서 살던 보지냐가 지금같은 실력을 갖추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까”, “이제 월드컵 스타가 된 보지냐가 어머니에게 자금을 보내면 집을 준공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leejin0506@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