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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신탁 이어 교보신탁도…수수료 장사하던 신탁계 줄희망퇴직 위기

    입력 : 2026.07.13 06:00

    [땅집고]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교보자산신탁 사옥./교보자산신탁

    [땅집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실적 악화로 국내 신탁업계에 ‘줄 희망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 정비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코리아신탁이 창사 이래 최초로 희망퇴직을 단행하는데 이어, 대주주인 교보생명의 자금력 덕을 봤던 교보자산신탁까지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는 것. 과거 부동산 호황기 때 신탁 수수료로 호실적을 누렸던 신탁업체들 재무 상황이 하나 둘 꺾이면서 본격 조직 슬림화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리아신탁, 창사 이래 최초 희망퇴직…교보자산신탁도 뒤이어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신탁은 지난 6월부터 정규직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 중이다. 2004년 설립해 올해로 23년째인 코리아신탁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 코리아신탁은 경영위원회 심의를 통해 대상자를 최종 선정한 뒤, 확정된 퇴직자는 이달 중 퇴사처리 할 예정이다. 퇴직 대상자들은 기본 3개월분 월급여를 지급받는데 5년 근속 이상이면 4개월분, 10년 이상 근속자는 5개월분을 받는 조건이라고 알려졌다.

    이어 교보자산신탁도 이달 희망퇴직 신청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근속 년수별 지급액은 ▲20년 이상 36개월분 ▲15년 이상 18개월분 ▲10년 이상 12개월분 ▲10년 미만 6개월분 등으로 책정됐다고 전해진다. 더불어 50세 이상 직원인 경우 자녀 학자금으로 1000만원을, 45세 이상이라면 전직 지원금으로 20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코리아신탁과 교보자산신탁이 희망퇴직을 단행할 정도로 수익이 악화된 주요 원인은 신탁사 수익의 핵심인 ‘신탁계정대’ 부실이다. 신탁계정대란 신탁사가 신탁을 맡은 부동산 개발 사업장에 대신 넣어준 돈을 의미한다. 나중에 이 자금을 분양·매각대금으로 회수하는 구조다.

    신탁계정대는 신탁사에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기도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거나 미분양·미매각 리스크를 겪을 경우 위험 자산으로 전환된다는 특징이 있다. 또 시공사가 책임준공에 실패하거나 토지·인허가·소송 관련 문제가 터지는 경우에도 대금을 제 때 회수하지 못하면서 신탁계정대가 부실화 한다.

    ◇부동산 침체로 신탁계정대 부실…책임준공 미이행 리스크 짊어져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리아신탁의 신탁계정대 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31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85.4% 수준인 2655억원이 신용손상 자산인 ‘Stage 3’로 분류됐다. Stage 3란 정상 회수에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되는 자산을 의미한다. 특히 2024년까지만 해도 코리아신탁이 Stage 3로 분류한 신탁계정대가 1610억원이었는데, 지난해 말에는 2655억원으로 불과 1년 만에 1045억원 증가했다. 자본은 2024년 1828억원에서 지난해 1002억원으로 거의 반토막났다.

    공시에는 코리아신탁이 서울 종로구 숭인동 등 책임준공 확약형 관리형 토지신탁사업 총 37건 현장에 공사비 명목으로 1265억원 상당 신탁계정대를 투입했다고 기재돼있다. 하지만 책임준공기한 도과와 관련 소송 문제가 불거지면서 기타충당금 473억원이 발생했다. 결국 지난해 말 기준 순손실로 831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 992억원, 당기순손실 831억원 등 재무가 악화했다.

    교보자산신탁 역시 책임준공 미이행 사업장으로 신탁계정대 부실이 터졌는데 앞서 코리아신탁보다 그 규모가 훨씬 크다.

    대출채권 항목 중 신탁계정대를 보면 지난해 말 총 1조472억원 중 신용손상인 Stage 3로 분류된 금액이 9696억원에 달한다. 전체 대출채권의 약 92.5%를 차지한다. 여기에 대손충당금도 6106억원 잡혀 있다. 즉 교보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 대부분이 정상 회수에 의문이 있는 자산으로 판단된다는 셈이다. 부산시 기장군 공동주택 신축 현장을 포함해 총 9개 사업장에서 시공사가 제 때 준공하지 못하면서, 교보자산신탁이 책임준공의무 및 손해배상 리스크를 짊어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교보자산신탁 영업수익은 1307억원으로 전년(1219억원) 대비 증가했고, 신탁 수수료 수익 역시 같은 기간 652억원에서 712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영업비용 2944억원 중 대손상각비로만 2039억원이 잡히면서 최종적으로 영업손실 1637억원, 당기순손실 1496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순손실 2409억원을 낸 것 보다는 지표가 다소 개선됐지만 2년 연속으로 대규모 적자를 낸 셈이다.

    ◇국내 신탁사 사정 비슷해…희망퇴직 줄이을 수도

    업계에선 앞으로 코리아신탁과 교보자산신탁에 이어 희망퇴직을 결정하는 신탁사가 더 나올 수 있다고 내다본다. 신탁업체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력 사업인 토지신탁 수주 규모를 키우는 데 한계에 맞닥뜨린 상황에서, 기존 사업장에서도 책임준공 미이행 등 다양한 문제가 터지면서 실적 개선이 어려워졌다.

    실제로 한국신용평가 자료에 따르면 국내 핵심 14개 부동산 신탁사의 2025년 합산 순손실이 468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인 2024년 6607억원 순손실이 발생했던 데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교보자산신탁 ▲무궁화신탁 ▲우리자산신탁 ▲케이비부동산신탁 ▲코리아신탁 등 5개 회사가 순손실을 냈으며, 부채비율의 경우 14곳 중 절반인 7개 신탁사가 10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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