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7.09 06:00
신설 지주사 출범 앞두고 순화빌딩 매입
본업 수익성 낮은데 대규모 차입 부담
[땅집고]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총괄비전 부사장이 사옥 마련에 나섰다. 형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소유·관리하는 여의도 63빌딩에서 임차 생활을 이어오던 한화갤러리아는 최근 서울 중구 순화빌딩을 매입했다. 김 부사장이 신설 지주사 출범을 앞두고 서울 도심 오피스를 2135억원에 매입 했다. 김동원 사장이 소유한 건물에서 나와 본격적으로 독립 경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본업 수익성이 크지 않은 가운데 차입금 확대가 불가피한 구조여서 ‘부동산 빚투’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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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 지주사 출범 앞두고 도심 오피스 인수
8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최근 학교법인 한양학원 등으로부터 서울 중구 서소문로에 위치한 순화빌딩과 인근 필지를 2135억원에 양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거래는 한화갤러리아의 자산 규모에 비춰도 적지 않다. 순화빌딩 매입가는 지난해 말 한화갤러리아 연결 기준 자산총액(2조171억원)의 10%를 넘어서는 대규모 자산 취득에 해당한다. 회사는 사옥 확보를 통한 경영 안정성과 중장기 자산가치 제고를 매입 배경으로 설명했다.
현재 한화갤러리아 본사는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있다. 63빌딩은 한화생명 소유 건물로, 한화갤러리아는 이곳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신설 지주사 출범 이후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유통·서비스 사업군과 형인 김동원 사장이 이끄는 한화생명의 사업 영역이 더욱 분리되는 만큼 독자 사옥 확보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매입을 통해 계열사 간 임대차 비용 지출을 끊고 독립 경영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한화갤러리아는 2016년 서울 중구 태평로 사옥을 떠나 여의도 63빌딩으로 본사를 옮겼다. 이번 순화빌딩 매입이 완료되면 약 10여 년 만에 다시 서울 도심으로 복귀하게 된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단계적인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시청역 인근에 흩어져 있는 계열사를 순화빌딩으로 이전한 뒤, 이후 63빌딩에 있는 한화갤러리아 본사 조직도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성 자산 없고, 차입금 6000억대 돌파
현재 김동선 부사장은 지난 3월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직을 내려놓고 신설 지주사 출범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신설 지주사 아래에는 한화갤러리아를 비롯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한화비전, 한화모멘텀 등이 한 사업군으로 묶이게 된다. 독립 경영의 첫 단추로 사옥 매입을 택했지만 재무적 리스크는 여전하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752억원, 영업이익 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약 1.6%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2024년 175억원 순손실에서 지난해 33억원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익 규모만 놓고 보면 2135억원 규모의 순화빌딩 매입과 향후 압구정 명품관 재건축·리뉴얼 투자를 동시에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갤러리아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609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동비율도 55.6%에 불과하며 현금성 자산은 812억원 수준이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명품관 리뉴얼에 상당한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순화빌딩 인수가 한화갤러리아의 재무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본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한화갤러리아의 부채비율은 144.6%로, 1년 전인 135.2%보다 9.4%포인트 상승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현재 협약 체결 후 실사 단계가 진행 중이며, 자금 조달 방식은 본계약 협의 과정에서 구체화할 계획”이라며 “재무 상황을 고려해 하반기 중 합리적인 방안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