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김성춘 시인 "새가 울고 갔다" 출간…15번째 시집 펴내

    입력 : 2026.07.08 16:11 | 수정 : 2026.07.08 16:19

    김성춘 시인.

    [땅집고] 평생을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인간의 영혼을 탐구해 온 84세 원로 시인 김성춘 씨가 새 시집을 내놓았다. 43년간 교직 생활을 이어온 김성춘 시인의 신작 시집 ‘새가 울고 갔다’가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총 3부로 구성되었으며, 시인이 오랜 세월 다듬어온 정제된 언어의 시 61편이 촘촘히 실렸다. 시집을 관통하는 핵심 정서는 ‘비움’과 ‘순응’이다. 교직 퇴임 후 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긴 채 살아가는 시인의 담담한 시선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시집의 표제가 된 ‘새가 울고 갔다’는 인간이 거스를 수 없는 이별과 상실, 그리고 그 뒤에 남겨진 고요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인에게 ‘새’는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다. 삶의 비극성을 목격하고 슬퍼하면서도, 결국은 허공으로 날아가 버리는 초연한 존재다. 울산의 산과 바다를 배경으로 탄생한 그의 시들은 고독하지만 결코 처량하지 않으며, 오히려 오랜 세월을 견뎌낸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중후한 무게감을 지닌다.



    1부에서는 자연과 계절을 통해 생명의 순환을 노래한다. 강아지풀, 별의 화석 등에서는 풀 한 포기와 별 하나가 인간의 생애와 맞닿는다. “꿈꾸듯 잠시 눈부시게 타오르다. 캄캄한 우주 멀리 사라져 가는 생”이라는 구절은 유한한 인간 존재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시인의 태도를 보여준다.

    2부와 3부로 갈수록 시선은 더욱 내면으로 향한다. 병상에서의 기억을 담은 ‘나는 하얀 침상 위에 누워 있었다’는 육체의 고통보다 삶을 붙드는 사람의 온기를 이야기한다. ‘50년’, ‘절필 일기’,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에서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단순한 시간의 축적이 아니라 삶을 더욱 선명하게 바라보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새가 울고 갔다’는 생의 마지막 계절을 통과하는 사람뿐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독자에게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며 살아가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건네는 시집이다.

    1942년 부산에서 태어난 김성춘 시인은 43년간 울산에서 교직 생활을 마친 뒤에도 꾸준히 창작을 이어왔다. 현재 수요시 포럼대표, 울산문인협회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1974년 박목월, 박남구, 김종길 등 시인의 추천으로 시 전문시 ‘심상’ 신인상을 통해 등단했다. 울산 학성고등학교 교사, 무릉고등학교 교장, 울산대학교 사회교육원 시창작 교수로 재직한 바 있다. 2012년 제4회 바움문학상, 제1회 울산 문학상, 경상남도 문화상, 제2회 월간문학 동리상을 수상하였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삶을 시로 기록해온 그는 이번 시집에서도 특유의 절제된 언어와 깊어진 시선으로 독자를 만난다. /hongg@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