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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현대엔지니어링, 일감 끊기고 중대재해 리스크 노출

    입력 : 2026.07.08 06:00

    [위기의 현대엔지니어링] ① 건설 모르는 재무통 대표
    재무 구원투수 주우정 대표 취임 후 연이은 중대재해
    연쇄 수주 중단 여파 1분기 매출·영업이익 급감
    안전경영· 사고 수습 리더십 부족 지적 잇따라

    /연합뉴스

    [땅집고] 한 때 현대건설 흡수설까지 돌며 극심한 진통을 겪었던 시공능력평가 6위의 현대엔지니어링이 여전히 각종 악재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거 발생한 대형 건설 현장 사고에 대한 법원의 대규모 배상 판결이 내려진 데다, 연쇄 중대재해로 인한 수주 중단 여파가 올해 1분기 실적 한파로 고스란히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2년차를 맞는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체제의 향후 방향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7일 법조계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인천지법은 건설 현장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50대 근로자 A씨가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하청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들이 공동으로 원고에게 예상 치료비와 간병비 등을 포함해 총 9억 4000여 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하청업체 소속이었던 A씨는 2017년 4월 서울 강서구 오피스텔 건설 현장에서 인양 작업 중 떨어진 소화 배관에 맞아 양쪽 다리가 마비되고 인지 기능 장애를 입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하청업체가 공사 자재 낙하 위험에 대한 안전조치 및 안전배려 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배상 책임을 인정했고, 항소심 역시 원청의 관리 책임 타당성을 재차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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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올해 2월 현대엔지니어링이 붕괴 사고를 낸 경기 안성시 세종~안성 고속도로 건설공사 현장. /연합뉴스

    ◇’10명 사상’ 교량 붕괴·연쇄 사망사고…일감 반토막에 직원 1000명 유급휴가도

    현대엔지니어링의 이른바 ‘중대재해 잔혹사’는 지난해부터 본격화 했다. 지난해 2월, 4명 사망·6명 부상 등 10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다리 붕괴 사고로 현대엔지니어링은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당시 검찰은 이를 두고 “관행을 핑계로 안전수칙을 무시한 하청업체와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원청의 과실이 부른 명백한 인재(人災)”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사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같은 해 3월에도 경기 평택시 아파트 현장과 충남 아산시 오피스텔 공사 현장에서 각각 1명씩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잇따랐다. 건설현장 노동자 사고가 연속 발생하면서 이재명 정부는 강도 높은 노동·산업재해 제재 대상에 현대엔지니어링을 올렸다.

    이후 국토교통부의 영업정지 처분 검토 등 초유의 위기를 겪은 현대엔지니어링은 주택·인프라 부문의 신규 수주를 전면 중단하는 결단을 내렸다. 수주 중단 조치는 곧바로 경영 위기로 이어졌다. 일감이 급감하자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0월 사업 중심 축인 플랜트사업본부 인력 2000여 명 중 절반에 달하는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유급휴가를 실시해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연말에는 실적 둔화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노사 합의 하에 희망퇴직까지 추진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작년말에는 현대엔지니어링인 수주한 폴란드 최대 규모 석유화학 플랜트 현장에서도 1700억원 규모 본드콜이 발생했다. 본드콜 규모가 확정돼 현대엔지니어링 실적이 악화하는 경우 모기업인 현대건설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선 두 회사 합병설까지 돌았으나, 이는 현재 유야무야된 상태다.

    ◇수주중단 후폭풍 남았다…올 1분기 매출 24.7% 급감, 미래 수주 곳간 ‘비상’

    [땅집고]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신임 대표이사 사장 /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 주우정 대표는 기아 재경본부장(CFO) 출신으로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재무 전문가다. 2024년 현대엔지니어링의 막대한 영업손실 속에서 재무 안정성과 수익성 강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발탁이었지만 결국 건설 부문 경험이 전무한 정 대표의 약점이 부각되고 있다. 세종 안성 고속도로 붕괴 사고 등이 주 사장 취임 이후 벌어진데다 이후 수습하는 과정에서도 안전경영에 대한 인식이나 리더십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연이은 중대 재해 후폭풍은 올해 1분기 성적표에 그대로 투영됐다. 현대건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조53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7% 급감했다. 영업이익(870억원)과 순이익(569억원)도 각각 16.5%, 25.5% 줄어들며 외형과 수익성 모두 쪼그라들었다.

    다만 선별 수주를 통해 원가 부담이 큰 부실 현장을 정리하면서 수익성 지표 일부인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은 각각 7.1%에서 9.1%로, 3.1%에서 3.4%로 소폭 개선됐다. 뼈를 깎는 인적·물적 구조조정으로 건축·주택 부문의 내실을 간신히 다진 셈이다.

    그러나 대형 대외 악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익성 지표가 일부 방어되긴 했으나, 중대재해 여파로 인한 신규 수주 감소세가 장기화고 있어 향후 성장 동력과 미래 실적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여전히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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