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7.06 06:00
[땅집고] “정부가 만들어야 할 건 규제를 받아서 거래가 끊긴 시장이 아니라 (공급) 물량이 넉넉해서 전세가 안정되는 과천의 모습이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들이 적용된 서울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아파트값과 전월세가 동반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곳 중 하나인 과천에서는 오히려 가격이 하락한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 AI부동산에 따르면,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 84㎡(이하 전용면적)이 지난 5월 최저 19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10월 23억원에 신고가 거래됐을 때와 비교하면 3억원 가량 하락한 가격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통계에서도 과천시의 아파트값은 최근 5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과천은 2025년 경기도 아파트 지역별 매매가 상승률 1등으로, 한국부동산원의 연간 통계에 따르면 전년 대비 20.4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 영향으로 과천 푸르지오써밋 전용면적은 올해 59㎡ 공시가격이 14억4800만원으로 3억9400만원(37.4%) 급등하며 1주택 보유자 기준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인 12억원을 훌쩍 넘어서며 올해부터 종부세 대상이 됐다.
최근 과천의 나홀로 집값 하락에 대해 ‘빠숑’ 김학렬 스마트튜브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규제가 아니라 공급을 통해 전세를 안정시켜야 주택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과천지식정보타운 입주로 물량에 여유가 생기고 전세가 빠지니 매매가 따라서 빠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력한 규제 상황에서도 아파트 입주 부족에 따라 상승하는 전세금이 집값을 밀어올리는 다른 지역과 달리, 입주 물량이 충분하니 전세 물량이 줄어도 매매가격을 자극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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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반대 상황이 최근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구리시에서 나타났다. 김 소장은 “총 4만6000여가구 중 전세 매물이 사실상 ‘0건’(77건)”이라며 “1180가구 대단지 구리역 롯데캐슬시그니처에는 전세가 딱 4건”이라고 했다. 이어 “전세가 마르니 매매가 튀어올랐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전세는 매매의 선행지표”라며 “과천은 하락의 증거로, 구리는 상승의 증거로 같은 법칙을 정반대 방향으로 확인시켜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탄, 기흥, 구리가 규제로 묶이자 인근 남양주 아파트 호가가 5000만원, 수원 권선구와 화성 병점 등이 7000만원 오른 것을 들어 “규제의 망치 속도보다 두더지 튀는 속도가 빠르다”고 비유했다.
김 소장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 방안으로 가장 효과적인 것을 부동산 공급 확대라고 강조했다. “전세가 풀리면 매매가 잡히고, 전세가 마르면 매매가 뛴다”며 “집값을 잡고 싶다면 매매를 때릴 게 아니라 전세를 풀어야 하고, 전세를 푸는 유일한 길은 규제가 아니라 공급”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가 만들어야 할 건 ‘규제를 받아 거래가 끊긴 과천’이 아니라 ‘물량이 넉넉해 전세가 안정된 과천’”이라고 덧붙였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