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7.05 06:00
불황 속 유통가 생존 방정식…쇼핑 넘어 '이색 경험 공간' 진화 중
[땅집고] 여름 맞이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에어컨이 가동되는 오픈 전 복합쇼핑몰을 질주하는 기상천외한 마라톤 대회가 열리면서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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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필드 수원에서는 쇼핑몰 오픈 전 텅 빈 매장 내부를 마음껏 달릴 수 있는 이색 인도어(Indoor) 러닝 대회인 ‘굿몰닝 10K’가 열릴 예정이다. 오는 8월 30일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되는 이번 대회는 참가비 5만5000원에 5km와 10km 두 가지 종목으로 구성됐다.
코스는 스타필드 수원의 상징인 4층 별마당도서관에서 출발해 5층과 6층으로 이동한 뒤, 다시 1층부터 4층까지 차례로 내려오며 도는 루프형 구조다. 5km 부문은 이 코스를 2회, 10km 부문은 4회 반복해 달린다.
오전 9시부터 시상식을 치른 뒤 행사가 종료되는 오전 10시에 맞춰 쇼핑몰이 정식 개장하는 운영 방식도 이색적이다. 참가자에게는 완주 메달과 대회 티셔츠가 지급되며, 스타필드 수원 근린공원 지하주차장 이용이 가능하다.
특히 스타필드 수원은 이번 대회를 단순한 일회성 스포츠 행사에 그치지 않고 매장 활성화와 연계하는 윈윈(Win-Win) 전략을 세웠다. 대회 일주일 전인 8월 24일부터 쇼핑몰 내에 ‘스폰서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전격 운영한다. 팝업스토어에서는 러너들을 위한 제품 체험 및 특별 프로모션이 진행될 예정이며, 스폰서 브랜드는 추후 공개된다.
폭염을 피해 실내에서 달릴 수 있다는 신박한 기획에 러너들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에 접수 과정은 다소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달 26일 모집을 시작하자마자 동시 접속자가 몰리며 신청 시스템이 다운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
주최 측은 당초 접수 일정을 1일 오후 2시로 변경했으나, 안정적인 진행을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오는 10일 오전 11시로 접수 일정을 한 차례 더 재변경했다. 주최 측은 공지를 통해 “보다 면밀한 검토와 안정적인 접수 진행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원활하고 공정한 접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모집 인원은 총 1000명 선착순이다.
◇“쇼핑은 덤, 공간을 판다”… 국내외 유통가 ‘신박한 공간 활용법’ 백태
이번 실내 마라톤 대회는 최근 불황과 온라인 강세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신박한 공간 활용법’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대중에게 익숙한 복합쇼핑몰이라는 공간을 영업 전 유휴 시간대를 활용해 완전히 새로운 스포츠 체험장으로 탈바꿈시켰기 때문이다. 이처럼 백화점과 쇼핑몰이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곳을 넘어 다양한 문화·체험을 제공하는 ‘도심 속 휴양지’로 진화하는 흐름은 유통가 전반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현대백화점은 해외 유명 휴양지를 콘셉트로 한 대규모 시그니처 행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더현대 서울 사운즈포레스트를 이탈리아 남부 휴양지 분위기의 ‘포지타노의 태양’ 마켓으로 꾸며 개막 열흘 만에 10만 명의 방문객을 끌어모았다. 하루 평균 매출이 지난해 크리스마스 마켓보다 70% 높은 성과를 냈다.
해외에 진출한 한국형 복합쇼핑몰도 이 같은 ‘경험 마케팅’으로 현지를 사로잡고 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개점 5개월 만에 누적 매출 2000억원, 방문객 800만명을 돌파했다. 매출을 주도하는 2535 세대를 겨냥해 럭셔리 뷰티·패션 브랜드의 ‘한국식 체험형 팝업스토어’를 30여 회 개최한 효과다.
문화예술을 매개로 미술관의 역할까지 자처하는 곳도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무더위를 피해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을 위해 대전·광주·부산 점포 갤러리에서 ‘여름’을 주제로 한 대형 미술 전시를 전개한다.
유통업계에서는 소비자가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야 하는 이유를 ‘이색적인 경험’에서 찾고 있다. 쇼핑몰이 아침에는 마라톤 트랙으로, 낮에는 남프랑스 해변 마켓으로 변신하듯 유휴 공간을 기발하게 활용해 경험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유통가의 핵심 생존 방정식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