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7.02 10:52 | 수정 : 2026.07.02 11:18
이재명 정부가 전월세 시장에 무관심한 이유
전세난 정권 재창출에 영향 없다 판단했을 가능성
[땅집고] “대책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무관심한 걸까.”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부동산 시장에 대해 언급한 말들과 현 정부 들어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들을 보면 눈에 띄는 점이 있다. 서울 중심으로 집값과 주택 전세금·월세가 동반 급등하고 있지만 정부는 주택 가격을 잡겠다는 의지만 내보일 뿐, 마치 전월세 시장의 상황은 보이지 않는 것처럼 이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부동산 칼럼니스트인 삼토시는 1일 부동산스터디카페에 “세입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칼럼에서 이와 관련한 의견을 제시했다.
삼토시는 “SNS를 통해 부동산에 대해 언급한 내용들, 그리고 정부가 발표해온 부동산 대책 및 향후 방안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 묘한 지점에 다다르게 된다. 바로 '세입자 대책' 또는 '전월세 대책'에 대한 언급이나 대책이 없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매매가 안정화에는 혈안이 되어있지만, 전월세 안정은 굳이 언급하지 않고 회피하는 듯한 인상마저 주는 데에는 크게 이유가 두 가지 있을 것"이라며 "첫째는 '전월세는 대책이 없다(무대책)'. 둘째는 '전월세는 중요하지 않다(무관심)'”라고 분석했다.
◇“다주택자 늘면 전세 안정, 통계로 확인 가능”
정부는 전월세 대책이 없다고 생각하는 듯 하지만, 실제로 전월세 시장을 안정화하는 방법이 없는 걸까. 삼토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풀고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도 풀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며 "실제 다주택자가 많아져서 전월세가가 안정화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전국 기준으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3주택 이상 가구가 증가하자 전세가는 하향 안정화했고, 2020년부터 2021년까지 3주택 이상 가구가 감소하자 전세금이 급등했다. 이어 2023년에 3주택 이상 가구가 다시 늘어나자 전세는 다시 하락했고, 2024년에 3주택 이상 가구가 다시 소폭 감소하자 전세는 소폭 상승했다.
그는 "전세가의 상승·하락을 3주택 이상 가구의 증감 또는 입주 물량과 비교해 상관지수를 도출해보면 전세가의 상승·하락은 입주 물량보다 3주택 이상 가구의 증감과 좀더 밀접한 음(陰)의 상관관계가 있음이 확인됐다"고도 밝혔다.
삼토시는 "다주택자를 다시 늘리면 전월세가가 안정화될 가능성은 매우 높지만, 특히 다주택자를 '집값 상승뿐 아니라 전월세 부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 이재명 대통령 입장에서는 그렇게 할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가 전월세 시장 무관심한 건 정권 재창출에 영향 없기 때문?
두번째로 삼토시는 정부가 전월세 시장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것이 “전월세 시장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무관심)”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매매가격의 경우, 일부 지역 집값이 급등하면서 양극화가 발생하면 정권 재창출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는 "정권별 매매지수 상승률 표를 보면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부동산 매매가 급등과 극심한 양극화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반대로 본다면 이명박 정부 당시 부동산 양극화가 크게 완화된데다 매매가 상승폭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던 점이 다음 정권 재창출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권별 전세지수 상승률 표를 보면 상황이 다를 수 있다. 삼토시는 "노무현 정부때보다 이명박 정부때 전세가가 훨씬 급등했는데도 민주당은 정권 탈환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이 지점에서 제가 민주당 관계자라도 ‘전세가보다 매매가 안정화가 훨씬 정권 재창출에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삼토시는 "정부의 무대책 때문이든, 무관심 때문이든,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기조 유지(또는 강화), 그리고 고착화된 공급 부족 상황. 두 가지가 모두 지속되는 한, 전·월세가는 우상향 추세를 밟아나갈 수밖에 없고, 그 종착역은 매매가에 대한 상방 압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h029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