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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과장 뒤로 숨은 국토부 장관…토허제 추가 발표에 장관도, 사과도 없었다

    입력 : 2026.07.01 11:24 | 수정 : 2026.07.01 11:26

    주택정책과장이 3중 규제 백브리핑
    김윤덕 장관은 대통령 행사 참석
    '주택시장 규제에 대한 책임 회피' 비판

    [땅집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에서 4번째)이 이재명 대통령,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 정부 인사들과 함께 지난달 30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땅집고] 정부가 경기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에 3중 규제를 적용하면서 그 대책 발표를 국토교통부 과장에게 맡긴 것을 두고 ‘김윤덕 국토부 장관의 책임 회피’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30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 등 3곳을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하고, 경기도가 이들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국토부는 이후 세종청사에서 이유리 국토부 주택정책과장·한정희 토지정책과장을 내세워 대책에 대한 백브리핑을 했다. 이 과장은 “이번에는 동탄 등 반도체 벨트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동질한 수요가 확산하는 범위도 그렇게 광범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장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김윤덕 장관은 이날 대책 발표를 과장들에게 맡겨 놓고 광주광역시로 갔다.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 참석해 정부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주요 행사여서 장관이 불참하기는 어려웠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장관이 일부러 대통령 행사 참석일을 규제 발표일로 잡아서 기자들 앞에 서지 않을 변명 거리를 만든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10·15 대책 실패 인정하는 자리…“김윤덕 장관이 나섰어야”

    그동안에는 국민 재산권을 침해하는 주요 규제를 발표할 때 거의 예외 없이 국토교통부나 기획재정부 장관 등 부처 책임자가 직접 나서 발표하는 것이 상식이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0월 15일에는 김윤덕 장관 외에도 임광현 국세청장,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한번에 카메라 앞에 서서 세제·대출 등 각자 분야의 대책을 직접 발표했다. 이때 김 장관은 서울 25구 전체와 경기도 12개 지역은 조정 대상 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3중 규제’를 발표했다.

    10·15 대책 당시 정부는 “일부 지역만 규제할 경우 다른 지역에서 풍선 효과가 나타날 것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광범위하게 규제 지역을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공언과 반대로 이후 규제망을 비껴간 지역에서 여지없이 풍선효과가 발생했다. 규제에서 제외된 동탄, 기흥, 구리로 투자 수요가 고스란히 옮겨붙었고 그 결과가 약 8개월 후에 발표된 6·30 대책이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규제를 발표하는 동시에 이전 규제가 실패했음을 인정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장관이 책임자로서 얼굴을 드러내야 했다”고 말했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기자들 앞에 서서 주택 시장 규제 정책을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실패로 돌아가고 집값이 천장을 뚫고 올라가자 국민들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됐던 것도 김 전 장관이었다.

    하지만 이번 정부 들어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유독 주택 시장 안정화 관련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 보인다.

    지난달 오세훈 서울시장과 국토부 사이의 논쟁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8일 이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최근 전세 매물의 급격한 감소와 전월세 가격 상승에 대해 '정상화 과정'이라고 답한 데 대해 오세훈 서울 시장은 "현장의 고통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괴리된 시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당시 국토부는 이례적으로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을 포함한 주택공급 인허가권 등에 대해 사실상 전권을 갖고 있다"며 "현재 전월세 가격 상승 원인을 중앙정부의 책임으로만 전가하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설명자료를 배포했는데, 이 때 김윤덕 장관이 아니라 이유리 과장이 자료의 책임자로 이름을 올렸다.

    ◇규제 발표 당일, 페이스북에서도 언급 회피

    김 장관은 임명 당시부터 부동산·건설 분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과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활동 경력이 있지만, 그 외 이력에서는 국토·주택 정책과 직접적인 접점을 찾기 어려웠다. 현 정부 들어 토지거래허가제를 비롯한 강도 높은 규제들은 국토부가 아니라 대통령실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김 장관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무리한 규제책을 발표하면서 지게 될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닥치고 공급’ 발언을 한 것은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실패했음을 자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김 장관은 페이스북에 하루에 한번 꼴로 국토부 활동에 대한 자료를 올리고 있는데, 평소 활발한 소셜미디어 활동과 달리 이번 대책과 관련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도 책임 회피 심리로 해석될 수 있다. 김 장관은 6·30대책을 발표한 당일 페이스북에서 이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5개의 코레일 자회사를 3개사로 통합합니다”라는 글만 올렸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접 부동산 정책을 지휘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김 장관의 존재감이 안 그래도 희미한 상태였다”며 “자칫하면 김 장관이 주택 시장 안정화에 대한 장관으로서 책임을 완전히 포기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sh029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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