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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청산 위기' 메리츠금융이 2000억원 대출 거절한 이유

    입력 : 2026.07.01 06:00

    [땅집고] 메리츠금융그룹 사옥./메리츠금융그룹

    [땅집고] 법원이 제시한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2000억원의 긴급 자금 조달 시한이 지나며 기업 청산 가능성이 높아졌다. 메리츠금융그룹이 대주주의 신용 보증을 요구하며 사실상 대출을 거부한 이유로 4조8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폭락한 담보가치가 거론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업회생절차 지속을 위한 서울회생법인이 홈플러스에 요구한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원 확보 시한이 이날 마감된다. 선순위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추가 대출을 사실상 거절하면서 홈플러스의 기업 청산 절차 돌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1000억원의 금융 지원을 결정했음에도 메리츠금융 측은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MBK 회장의 신용 보증을 전제로 대출을 실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점포의 담보가치가 4조8000억원에 달했지만, 최근 1조5000억원 수준으로 폭락했기 때문이다.

    ◇ 담보가치 4.8조→1.5조 폭락…“청산 시 자금 회수 고려”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2024년 5월 메리츠증권을 주관사로 해 화재, 캐피탈 등 계열사와 함께 홈플러스에 약 1조3000억원을 대출해줬다. 당시 홈플러스 점포 62곳을 담보로 잡았다. 작년 3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기 전까지 원리금 2561억원을 회수했지만, 여전히 회수해야 할 금액은 1조원이 넘는다.

    일각에서는 메리츠금융의 제시한 홈플러스 점포 담보가치 1조5000억원에 대해 “청산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홈플러스 신탁자산의 재산상태 조사액이 기존 4조7828억원보다 낮아진 2조8174억원인데, 메리츠금융 측의 금액과 차이가 크다.

    기업회생절차가 지연되면서 청산 가능성이 높아지자 홈플러스 담보가치가 떨어진 영향이다. 지난해 홈플러스 회생절차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 청산 시 가치는 약 3조6816억원, 기업 존속 시 계속기업가치는 약 2조5058억원이었다.

    입찰가부터 수익률 계산까지…국내 AI기반 경매 도우미 등장

    메리츠금융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홈플러스 관련 부동산 익스포저는 1조1652억원에 달한다. 작년 홈플러스 신내점을 매각해 515억원이 차감된 영향이다. 그럼에도 메리츠금융의 국내 부동산 담보대출 잔액 5조7000억원의 20%에 달하는 규모다.

    실제 메리츠금융이 작년 서울회생법원에 신고한 홈플러스 회생채권 규모는 총 1조3028억원이다. 미상환 대출금 1조2166억원과 미지급 이자 861억원을 합한 금액이다. 이후 계약서상 지연이자 20%를 반영하면 홈플러스 대출의 원리금 규모는 총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 때문에 메리츠금융이 추가로 2000억원의 DIP 대출을 해주긴 어려운 상황이다. 메리츠금융 측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김 회장의 보증을 요구하고 있고, MBK 측은 대주단의 책임을 강조하는 등 평행선을 달리다 법원이 정한 시한을 넘겼다.
    /뉴스1

    ◇ 법원의 기한 연장? 홈플러스 회생 마지막 기회 얻을까

    기한 내 2000억원을 마련하지 못한 홈플러스는 지난 29일 자구안이 포함된 수정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했다. 전국 126개 점포를 67개로 재편하고, 인력을 감축해 1조2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내용이다. 작년 3월 회생 신청 직전과 비교하면 50%가 줄어든 수치다.

    홈플러스 측은 체질 개선을 마무리하면 영업 정상화 이후 연간 800억원의 영업이익, 3년 내 1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겠다는 계획을 전달했다. 이후 점포 매각대금을 활용해 채권을 상환하고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당초 오는 3일 법원의 회생계획안 가결 여부에 홈플러스 청산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었으나, 수정 계획안 제출로 가결 시한도 연장될 전망이다. 회생안 가결의 전제 조건인 2000억원 규모 DIP 금융 조달 방안을 도출할 마지막 기회를 얻게 된다.

    만약 법원이 기한 연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홈플러스는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기업 청산에 돌입하면 메리츠금융은 담보로 잡은 홈플러스 점포 등 부동산 자산을 처분해 자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후순위 대주는 자금 회수가 불가능해질 수 있고, 협력사 등 연쇄 부도로 다수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높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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