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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기업은행", 장민영 행장 4개월 만에 대출 심사 또 구멍

    입력 : 2026.06.29 06:00

    장민영 은행장 취임 4개월 만에 48억 금융사고
    할인 분양 사기 수사과정에서 적발, 심사 체계 허점
    작년 부당대출 축소 의혹 등 964억 규모

    [땅집고] 올해 2월 20일 공식 취임한 장민영 IBK기업은행장. /IBK기업은행

    [땅집고] 지난해 900억원에 가까운 부당대출을 축소,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IBK기업은행에서 또 다시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장민영 은행장이 공식 취임한 지 약 4개월만에 대출 심사 체계에 허점이 드러나면서 국책은행으로서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2일 외부인 사기에 의해 47억850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최근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할인 분양 사기와 관련된 부당대출과 같은 수법의 금융사고다. 은행 역시 허위 서류로 인한 사기 피해자라고 해명하지만, 기업은행은 특히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설립된 국책은행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 내부통제 사안 아니지만…‘가짜 서류’ 못 걸러내는 시스템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이번 금융사고는 할인 분양 사기에 의한 부당 대출건이다. 상가 분양가를 감정가보다 비싸게 속여 47억8500만원 규모의 과다 대출이 실행됐다. 2024년 5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발생했는데,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은행에 자료를 요청하면서 뒤늦게 적발됐다.

    대출 심사에 가짜 서류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최근 우리은행이 공시한 40억800만원 규모 금융사고와 같은 수법의 분양 사기로 여겨진다. 은행권에서는 비슷한 시기 경찰의 수사에 의해 밝혀졌다는 점에서 조직적인 분양 사기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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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 측은 이 금융사고가 내부통제 이슈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긋는다. 최근 금융감독원 측에서 외부인 사기에 의한 금융사고는 사전 인지하고 어렵다는 이유에서 내부통제와 무관하다는 해석을 내놨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의 내부 기준에 따라 부실화된 대출이 아니면 부당대출인지 여부를 검사할 수 없다.

    문제는 허위 서류를 제대로 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현재 은행의 대출 심사는 서류를 기반으로 이뤄지는데, 진위 여부를 즉각 판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인공지능(AI) 심사 체계 도입, 전문인력 확충 등이 거론되지만, 아직 실질적으로 효과를 내진 못하고 있다. 이번 사고 역시 내부 모니터링이 아닌 수사기관의 요청에 의해 뒤늦게 적발됐다.

    ◇ ‘금융사고 단골’ 국책은행, 장민영 취임 4개월만에 또 적발

    기업은행은 작년에도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이 드러내며 국책은행으로 신뢰도가 크게 훼손된 바 있다. 작년 한 해에만 총 4건, 약 964억원이 넘는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대부분이 내부 직원들의 업무상 배임에 의한 사고였다. 그 여파로 기업은행은 작년 국책은행 경영실적평가에서 처음으로 B등급을 받았다. 2007년 처음 등급을 받은 이후 2012년, 2021년 두 차례 최고 S등급을 받았고, 줄곧 A등급을 받았다.

    그 중에서 1월에 발생한 사고는 기업은행 차원에서 축소, 은폐 시도 의혹이 제기된 건이다. 은행은 최초 공시에서 사고 규모를 239억5000만원이라고 밝혔으나, 금감원 검사를 통해 총 882억원 규모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당국은 “단순한 일탈 수준이 아닌 조직 내부의 구조적 허점”이라고 지적했고,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이뤄졌다.

    /조선DB

    기업은행에 14년간 재직하다 퇴직한 전직원 A씨가 2017년부터 7년간 현직자 28명과 공모해 수백억원대 부당대출을 받았다. A씨의 배우자 역시 기업은행의 심사역으로 여신 담당자들 다수가 직간접적으로 부당대출에 연루돼있었다.

    기업은행은 2024년 8월경 제보를 받아 자체조사를 진행했지만, 12월에야 금감원에 늑장 보고했다. 여기에 일부 부당 대출 내역을 누락하거나 보고를 지연하는 등 축소, 은폐 의혹을 받고 있다.

    이후에도 2월 22억1900만원(외부인 사기), 6월 41억2850만원, 8월 18억9900만원 등 작년 한해 동안 금융사고가 연달아 적발됐다. 그 여파로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김성태 전 은행장은 연임에 실패하고 물러났다.

    올해 1월 금융위원장의 제청에 따라 장민영 IBK자산운용 당시 대표가 차기 은행장으로 임명됐다. 장 은행장은 전임 행장 시절 내부통제 부실을 의식해 “금융기관의 가장 기본적인 경쟁력은 고객의 신뢰”라며 “철저한 금융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정보보안 체계를 강화해 보이지 않는 리스크까지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장 은행장이 2월 20일 공식 취임한 뒤 4개월만에 기업은행의 부실한 대출 심사 시스템이 드러났다.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는 여신 심사에 AI 기술을 도입하고,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소비자보호체계를 강화겠다고 밝혔는데, 최근 부당대출 사고로 인해 시스템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손상됐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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