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6.24 10:03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이 이달 8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 중 국민들 관심이 쏠렸던 분야는 단연 부동산이다. 이번 정부가 다주택자를 넘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까지 강도를 높여가는 기조를 보이는 가운데, 부동산 관련 세금을 인상하겠다는 대통령 발언까지 나와서다.
이날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 그래서 (부동산을) 많이 사 모아도 부담이 별로 없다”. “월급 타서 세금 내지 않나, 일정 수준이 넘으면 소득이 한 45%, 48% 절반 가까이 내는데 (부동산은) 몇십억이 돼도 세금이 거의 없다”, “국가 경제와 상식에 따라서 (부동산) 정책 결정을 할 수 있게, 세제, 금융, 규제, 공급 이런 것들을 조만간에 정리 해서 한꺼번에 하려고 한다”는 등 발언을 이어갔다. 한 마디로 취득세, 보유세, 양도세 등 세금 개편을 통해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는 얘기다.
정부가 취득세·보유세·양도세를 묶어 손보는 방향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핵심은 세율 인상 여부 보다 ‘세목 간 균형’이다. 특히 보유세 강화만을 단편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취득, 보유, 양도 전 생애 주기 과세를 함께 설계해야 거래가 정상화 될 수 있다. 지금처럼 양도소득세 부담이 큰 상황에서 보유세까지 추가로 조정되면 세 부담의 비대칭이 커져 사고 팔기가 모두 부담스러운 시장이 된다. 그렇게 되면 매물 잠김이 심화하고, 거래량도 평시 수준으로 회복되기 어렵다.
집값 측면에서는 세제보다 공급과 유동성이 더 큰 변수다.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방향처럼, 공공과 민간이 함께 임대주택, 도심복합사업, 재개발·재건축을 병행하는 동시에, 비교적 빠르게 공급이 가능한 다세대주택·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을 확대하는 전략은 매우 현실적인 접근이다. 다만 방향 제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사업 속도를 좌우하는 규제 완화와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 그리고 수요 측면에서 매수하거나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이 함께 마련되어야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시장 구조도 변하고 있습니다. 다주택자 비중은 점점 줄어 최근 14%대 수준까지 낮아지면서 실거주 1주택 중심의 재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유세 중심의 추가 과세는 투기 억제 효과보다 실수요자의 가처분소득을 줄여 소비 위축과 경기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1주택 실거주자에 대해서는 분명한 보호 장치를 두고, 투자 수요는 시장의 건전한 거래 기능을 해치지 않도록 막기보다 관리하는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이 대통령 발언으로 미루어 볼 때 앞으로 장기보유특별공제 역시 실거주 중심으로 재설계 될 가능성이 크다. 보유 기간 공제를 축소하고, 거주 기간 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실상 '장기거주특별공제'로의 전환이 유력한 것. 정부 입장에선 투기 억제와 실거주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시도겠지만, 수요자 눈높이에 맞는 주택이 충분하지 않은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
결국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세제 개편만으로 시장 안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세제는 거래를 막지 않으면서도 과도한 투기를 억제하는 수준에서 균형을 잡고, 공급은 속도와 실행력을 높이며, 수요 측면에서는 실수요자가 무리 없이 매수하고 보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세 가지 축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 정책의 방향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그 방향을 실제로 움직이게 할 디테일과 실행이 더 중요한 국면이라는 평가다. /글=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전공지도교수, 편집=이지은 기자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