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6.24 06:00
성수2지구 조합, 시공사 선정 앞두고 소형평형 분양안 변경에 갈등
[땅집고]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2구역(이하 성수2지구) 재개발 사업이 시공사 선정을 눈앞에 두고 영세 조합원과의 갈등 문제로 빨간불이 켜졌다. 조합 설립 과정에서 약속했던 분양 자격이 설계 변경으로 무력화되자, 뚝도시장 상인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상가 조합원들이 집단 민원 제기와 소송을 예고하고 나서면서 사업 지연에 따른 사업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뚝도시장 조합원 100여 명, '현금청산' 위기에 소송전 예고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2지구 재개발 조합은 최근 입찰지침에서 초소형 아파트인 16㎡(이하 전용면적)안을 완전히 제외하고, 아파트 최소 분양 평형을 29㎡로 상향 조정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는 앞서 올 3월 선출된 주우재 성수2지구 조합장이 조합 설립 동의 과정에서 제안한 16㎡ 공급안과는 배치되는 내용이다. 당시 주 조합장은 아파트 입주권을 약속받았던 소규모 근린생활시설ㆍ소형 상가 소유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16㎡ 공급안을 제안했으나, 단지 고급화를 요구하는 기존 아파트 소유자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계획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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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대로 16㎡ 초소형 평형을 신설할 경우, 전체 주택 소유 조합원 842명의 91%에 달하는 770여 명이 법적인 ‘1+1 분양 자격’을 갖추게 된다. 조합 측 시뮬레이션 결과 이들이 1+1 신청권을 대거 행사하면 약 150가구의 추가 물량을 공급해야 한다. 사실상 사업 진행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하면서 결국 최소 분양 기준이 29㎡로 대폭 묶이게 된 것이다.
문제는 아파트 최소 분양 기준이 높아지면서 영세 상가 소유주들이 대거 분양 자격을 잃고 현금청산 위기에 처하게 되는 점이다.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제36조에 따르면 상가 등 비주거용 건축물 소유자가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종전 자산의 권리가액이 최소 분양 아파트 1가구의 추산액 이상이어야 한다.
뚝도시장 소유주 측 주장에 따르면 탁상감정평가 기준 평당 6400만원으로 계산할 때, 성수2지구 29㎡의 조합원 분양가는 약 9억6000만원에 달한다. 대지 지분이 10평~16평 이하인 영세 상가 소유자 상당수는 권리가액이 이 기준선에 미치지 못 한다. 현행법상 현금청산 대상자로 분류하거나, 공실 우려가 큰 단지 내 소규모 상가 또는 오피스텔 분양권만 배정받아야 한다.
상가 조합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상가 조합원 100여 명은 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성동구청 연대 민원 및 법적 단체 소송 준비에 착수했다. 한 상가 조합원 A씨는 “당초 ‘상가 대지 10평 이상이면 분양 자격이 주어지고 추정평가액도 1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던 과거 추진위 시절의 가이드라인을 믿었던 것이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성수2지구가 뚝도시장 상인들의 희생을 발판 삼아 사업 편익을 극대화했음에도, 정작 원주민을 축출하려 한다고 비판한다. 성수2지구는 일반 주택 용지의 용적률 기준인 300% 이하를 적용받는 단지였으나, 뚝도시장 부지를 복합용지로 편입시키면서 최대 500%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확보했다.
A씨는 “뚝도시장을 매개로 최고 65층, 2609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초고층 설계와 압도적인 사업성 기반을 승인받았음에도, 정작 그 기여자인 시장 소유주들은 축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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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선 “소송전 땐 조합원 추가 분담금 폭탄” 우려
업계에서는 상가 조합원들과의 마찰로 인한 사업 지연을 우려한다. 상가 조합원들이 효력 정지 가처분ㆍ관리처분계획 결의 무효 소송 등 본격적인 집단 소송에 돌입할 경우, 갈등 봉합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성수2지구는 최고 65층 초고층 개발 특성상 일반 준초고층(49층)에 비해 공기가 10개월 이상 길고, 이주비와 사업비 금융 비용만 약 2조9000억원에 달하는 고리스크 사업지다. 여기에 3.3㎡당 공사비도 1300만원 선으로 추산해 소송으로 사업이 수개월 이상 표류할 경우 이자 비용과 공사비 증액분으로 인한 ‘분담금 폭탄’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조합 집행부는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소형 평형 소유자를 구제할 수 있는 시공사의 대안 설계를 유도하거나, 복합용지 내 오피스텔 및 상가 대토 분양, 내년 초 사업시행인가 신청 전 세부 조율 등의 대안을 물밑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상가 조합원들은 정관 변경의 한계와 최근 신축 상가·오피스텔 시장의 침체 등으로 인해 실효성 있는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