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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타령하면 다 망한다" 미분양에도 고분양가 고집 건설사에 돌직구

    입력 : 2026.06.23 14:11

    전국 아파트분양전망지수 69.4
    서울 분양전망지수 100 유지
    비수도권은 한 달 새 12.6p 급락
    지방 미분양 장기화…집값·건설업 동반 침체 우려

    [땅집고]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전경. 주택산업연구원이 발간한 '6월 아파트분양전망지수'에 따르면 지방과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전망지수가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강태민 기자

    [땅집고] 지방과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미분양 적체와 금융규제 강화 우려, 공사비 부담 확대 우려가 커지면서 전국 아파트 분양시장 전망이 악화하는 흐름이다.

    23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6월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69.4로 전월보다 10.6p 하락했다. 수도권은 84.3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비수도권은 66.2까지 떨어졌다. 서울은 두 달 연속 기준선인 100을 기록한 반면 광주(-24.4p), 대구(-19.7p), 대전(-18.9p), 부산(-16.6p) 등 지방 주요 도시의 하락폭은 컸다.

    주산연 관계자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시장 흐름의 양극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방을 중심으로 한 미분양 적체와 공사비 부담 확대, 금융규제 강화 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면서 사업자들의 분양시장 기대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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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지방·비수도권 청약 미달이 잇따르는 배경의 이유를 어떻게 꼽을까.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구조적 양극화를 이유로 든다.

    김 교수는 주택시장과 부동산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전세의 역사와 한국과 볼리비아의 전세 제도 비교분석’(2015), ‘아파트 실거래가와 거래량이 시세에 미치는 영향’(2012) 등 다수의 연구를 통해 전세 제도와 주택시장 구조를 분석해왔다. 최근에는 도시정책과 공공임대주택 분야로 연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저서로는 ‘도시의 미래: 진단과 처방’, ‘공공임대주택의 수요자와 사업자, 그리고 지역사회’ 등이 있다.

    [땅집고] 김진유 경기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김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다시 회복하는 과정에서 서울 및 수도권과 지방광역시의 분양시장이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시온 기자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 최근 지방·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 미달이 속출하고 있는데, 이러한 양극화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주택시장 양극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일자리와 교육, 의료, 문화 인프라의 차이가 수도권 집중을 초래했고 그 결과 주택가격 상승도 수도권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주거환경뿐 아니라 투자 가치 측면에서도 수도권 주택시장의 매력이 크게 높아진 반면 비수도권은 인구 감소와 투자 매력 저하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장 회복 과정에서 이전과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과거에는 서울 및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가 함께 오르고 함께 내리는 동조화 현상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서울과 수도권은 빠르게 상승한 반면 지방은 정체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주택시장에서도 K자형 양극화가 뚜렷해진 것이다.”

    - 공급이 줄어든 지방에서 미분양이 급증한 핵심 원인은.

    “1가구 1주택 규제 기조에 있다고 본다. 다주택을 무조건 투기로 보는 이 단순한 논리가 비극을 낳았다. 규제가 묶이면 누구든 가격 상승 기대가 가장 큰 똘똘한 한 채를 골라 서울 강남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반면 다주택 중과세 공포로 인해 유주택자들은 지방 주택 매수를 꺼리고, 결국 매수층이 무주택자로만 한정되면서 지방 주택시장은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현상은 국토 균형 발전마저 가로막는다. 지방은 수요 위축과 가격 하락으로 미분양이 쌓이고, 건설사들이 사업을 접으면서 지역 일자리와 연관 산업까지 도미노 타격을 입는다. 지난 10년간 늘어난 약 150만개에 달하는 일자리의 절반이 수도권 신도시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주택 공급이 지역 경제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력을 방증한다. 결국 지방 주택시장이 죽으면 지역 일자리도 함께 사라지는 셈이다.”

    - 분양가 수준이 입지 대비 높게 책정된 단지들이 미달되는 경향이 뚜렷한데, 건설사들의 분양가 책정 방식에 문제가 있나. 향후 분양가 조정 가능성은.

    “초과공급으로 미분양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분양가를 내리지 않는 것은 문제다. 현재 분양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건설공사비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악화됐는데도 ‘원가+적정이윤’ 원칙만 고수하는 것은 시장 논리에 맞지 않는다.

    경제 원리상 초과공급이 발생하면 할인분양 등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지방에서는 기존 수분양자들의 반발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따라서 분양가 인하와 함께 기존 계약자에 대한 보상이나 인센티브 제공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향후 지방을 중심으로 분양가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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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러한 미분양 추세가 지속될 경우 지방 부동산 시장과 건설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나.

    “미분양이 지속되면 지방 부동산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준공 후 미분양 단지가 늘어나면 빈집이 증가하고 주거환경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다. 결국 기존 입주민들의 자산가치도 하락하게 된다. 이러한 영향은 구축 아파트뿐 아니라 신축 아파트 가격에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지방 부동산시장 전체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건설업계 역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방 건설사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재무 부담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대형 건설사들 역시 지방 사업을 기피하게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노후 주택이 신축으로 교체되는 정상적인 주택 순환 구조가 약화되고 장기적으로 지방 주택의 품질 저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 수요자들은 어떤 청약 전략을 세워야 하나.

    “수요자들은 미래 발전 가능성이 높은 입지를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방에서는 전철역과 우수한 학교, 병원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을 우선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반면 과거 인기를 끌었던 혁신도시나 외곽 신도시는 앞으로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 인구 감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입지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의 경계 지역 가운데 교통 여건이 우수한 곳이 유망할 것으로 본다. 지방에서는 KTX나 고속도로 등 광역교통망 접근성이 좋은 지역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ks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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