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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분양사기 아니에요?" '도심까지 딱 두 정거장' 알고보니…

    입력 : 2026.06.23 10:19

    [땅집고] 일본의 부동산 시행사 타카라레벤이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에 분양하는 총 55가구 규모 아파트 ‘레벤 가와고에 반포티어’ 홍보 전단. 가와고에역까지 걸어서 6분 걸리는 입지고, 가와고에역을 이용하면 이케부쿠로역까지 단 두 정거장이면 도착한다는 문구가 기재돼있다. /타카라레벤

    [땅집고] “도심까지 지하철로 두 정거장 거리에 있는 아파트라고 분양하면서, 특급 열차를 기준으로 삼으면 거의 사기 수준 아닌가요? 이런 논리라면 천안아산역도 서울역에서 KTX로 두 정거장 거리인데요.”

    최근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일본 외곽 지역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에 분양 중인 한 아파트 광고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단지에서 일본 최대 번화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이케부쿠로역까지 딱 두 정거장만 가면 되는 입지라며 홍보하고 있는데, 알고 보니 일반 열차가 아닌 속도가 빠른 특급 열차 기준으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문제의 아파트는 일본의 종합 부동산 개발 기업인 미라스홀딩스의 핵심 자회사인 타카라레벤(Takara Leben)이 짓는 ‘레벤 가와고에 반포티어’. 가와고에역까지 걸어서 6분 정도 걸리는 곳에 지상 1~8층, 총 55가구 규모로 조성한다. 주택형은 총 9개로 전용 64~93㎡이며 각 타입마다 침실 2~3개로 구성한다. 분양가는 3900만엔(약 3억712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땅집고]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 소재 아파트 ‘레벤 가와고에 반포티어’ 완공 후 예상 모습. /타카라레벤

    분양 홍보 전단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내용은 ‘이케부쿠로까지 2개역’이라는 문구다. 단지에서 걸어서 6분 걸리는 가와고에역에서 이케부쿠로역까지 단 두 정거장만 이동하면 도착할 수 있다는 것. 이 점을 내세워 분양 홈페이지에선 ‘The Answer, 내가 사는 가와고에에 대한 답은 여기있다’는 캐치프레이즈도 눈에 띈다.

    일본의 중심인 도쿄 일대에선 신주쿠, 시부야, 이케부쿠로가 이른바 ‘3대 부도심’으로 통한다. 이 중 이케부쿠로는 일본 최대 규모 전철역 중 하나인 이케부쿠로역을 끼고 있으면서 대형 복합시설이 여럿 들어서있는 핵심 업무·상업지구다. 서울로 치면 잠실급 위상을 자랑하는 셈인데, 이 점을 겨냥해 아파트가 이케부쿠로 접근성을 내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홍보 전단만 보면 ‘레벤 가와고에 반포티어’가 도심 접근성을 갖춘 최상급 입지의 아파트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지도를 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가와고에역과 이케부쿠로역 간 거리가 직선 30km 정도로 먼 데다, 두 역 사이에 수없이 많은 전철역이 존재하고 있는 것.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땅집고] 아파트가 들어서는 가와고에역과 부동심인 이케부쿠로역 사이에 수많은 역들이 존재한다. /도부 도조선

    현지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행사 측이 아파트 분양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사기성 마케팅을 강행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시행사 주장대로 가와고에역에서 ‘가와고에 특급’ 열차를 이용하면, 아사카다이역을 거쳐 이케부쿠로역에 도착할 수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두 정거장 거리’라는 문구를 받아들일 때 일반 열차를 기준으로 인식하지, 속도가 훨씬 더 빠르고 비용도 비싼 특급 열차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기만 행위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가와고에역에서 특급 열차를 이용하는 경우 30~40분 정도로 이케부쿠로역에 닿지만, 일반 열차로는 50분 정도는 걸린다. 즉 우리나라로 따지면 부천이나 일산 등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 서울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거리와 맞먹는 셈이다.

    이 홍보 전단을 접한 네티즌들은 “거짓말은 아니라지만 이런 식이면 천안아산도 서울에서 KTX 열차로 두 정거장 거리 아니냐”, “이래서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홍보 전단이나 계약서에 면책사항같이 조그맣게 써 있는 문구들을 가장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일본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제가 가와고에에서 이케부쿠로까지 출퇴근하고 있는데, 아침 특급 열차는 표도 못 산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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