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6.20 08:55
[붇이슈] “결혼 안 하고 엄마랑 살까요?”…33세 대기업 직장인의 고민
[땅집고] “밑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하기 보단 자녀가 자리를 잡고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중요하다고 봐요. 부모가 나이가 들어 도움이 필요할 때 지원하는게 어떨까요?”
최근 국내 최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인 ‘부동산스터디’에 결혼을 앞둔 직장인의 고민을 소개한 글이 게시됐다. 홀어머니와 단둘이 살아온 딸이 결혼을 앞두고 엄마 노후를 위한 집 마련과 내 집마련 사이에서 고민된다는 이야기가 담겼다.
이 글을 쓴 사람은 닉네임 ‘부동산아저씨’를 쓰는 김병권씨. 그는 공인중개사 신분으로 20여년 경력과 다주택자로서 투자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김병권의 부동산대백과(2023)’,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할까요?(2021)’ 등 부동산 관련 도서를 펴낸 이력이 있는 부동산컨설턴트이자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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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아저씨는 예비 신혼녀의 고민에 대해 과감히 분양권을 매도하라고 권한다. 현재 해당 아파트는 웃돈이 붙지 않은 상태여서 계약금 수준에서 처분이 가능한 상황. 회수한 계약금 6000만원을 어머니에게 드리고, 기존 빌라 매각 대금과 현금을 합쳐 인천 지역의 3억원대 초반 구축 아파트를 매수하는 방안이 상호간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부족한 자금은 1억원 정도만 대출받고, 향후 식당 일을 하는 동안 상환한 뒤 노후에는 주택연금으로 생활비를 보완하는 방식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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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억5000만원 모은 33세 직장인의 고민
사연의 주인공인 L씨는 33세 대기업 직장인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사고로 잃은 뒤 식당 일을 하며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와 함께 살아왔다. 어머니는 10여 년 전 어렵게 마련한 인천의 오래된 빌라에서 생활해 왔다. 30년 넘은 노후 주택이다 보니 불편함이 커졌고, L씨는 “평생 고생만 한 엄마를 아파트에서 살게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2년 전 어머니 명의로 6억원 초반대의 인천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입주 시점까지 돈을 더 모으고 현재 살고 있는 빌라를 처분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 당시만 해도 결혼 계획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운명의 상대를 만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교제 7개월 만에 결혼을 약속했고 올해 11월 예식을 앞두게 됐다.
◇엄마 집 잔금 5억5000만원…내 집은 월세로?
문제는 입주를 앞둔 아파트 잔금이다. 어머니는 현재 살고 있는 빌라를 1억1000만원에 매도하기로 했고 별도 현금 4000만원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잔금 마련을 위해선 약 4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L씨는 두 가지 선택지 앞에서 고민했다. 첫 번째는 자신이 모은 3억5000만원을 모두 투입하고 부족한 5000만원은 대출받는 방법이다.
이 경우 예비신랑이 모은 2억원과 시부모 지원금 2억원이 있더라도 신혼집은 전세나 월세로 시작해야 한다. 두 번째는 어머니가 3억원 정도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마련하는 방식이다. 대신 L씨는 1억원만 부담하고 자신의 결혼 자금을 지킬 수 있다. 그러나 은퇴를 앞둔 60대 중반 어머니가 수억원의 대출을 감당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부모에게 효도하려다…자녀 인생은 스스로
김 작가는 예상 외의 제3의 선택지를 제안했다. 바로 분양권 매도다. 현재 해당 아파트는 웃돈이 붙지 않은 상태여서 계약금 수준에서 처분이 가능하다. 회수한 계약금 6000만원을 어머니에게 드리고, 기존 빌라 매각 대금과 현금을 합쳐 인천 지역의 3억원대 초반 구축 아파트를 매수하는 방안을 추천했다.
부족한 자금은 1억원 정도만 대출받고, 향후 식당 일을 하는 동안 상환한 뒤 노후에는 주택연금으로 생활비를 보완하자는 것. 김 작가는 “진짜 효도는 부모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경제적 기반을 갖추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라며 “부모가 나이가 들어 도움이 필요할 때 지원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했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