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6.19 06:00
"스타벅스면 믿고 샀는데"
탱크데이 논란·버디패스에 건물주도 '비상'
흔들리는 '슈퍼 임차인' 신화
[땅집고] 한때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스타벅스는 '믿고 투자하는 임차인'으로 통했다. 스타벅스가 입점한 건물은 안정적인 임대 수익은 물론 건물 가치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 건물주들 사이에서는 "스타벅스만 들어오면 건물 값이 오른다"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스타벅스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이어지면서 일부 건물주들은 매출 감소와 임대 수익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시장에서는 스타벅스 입점 건물 매물이 늘고 있고, 투자자들의 시선도 이전보다 신중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탱크데이 논란 이후 손님 줄었다"… 건물주도 긴장
최근 스타벅스는 이른바 '탱크데이'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진행한 프로모션 명칭과 홍보 문구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이후 스타벅스는 행사를 중단하고 공식 사과에 나섰지만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 움직임도 이어졌다. 현장에서 만난 한 스타벅스 직원은 "(논란 이후) 아무래도 손님이 줄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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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스타벅스를 임차인으로 둔 건물주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 스타벅스 매장은 매출 연동형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있다. 매출이 감소하면 임대료 역시 함께 줄어드는 구조다. 실제로 경기도 안성에서 스타벅스 DT 매장을 임대 중인 한 건물주는 "5월 18일 마케팅 논란이 시작된 이후 걱정이 많았다"며 "계약상 스타벅스의 과실로 인한 매출 하락에 대해 보상받을 수 있는 장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매장은 논란 전후를 비교하면 매출이 약 20% 감소했다"며 "주변에는 더 큰 폭으로 매출이 줄어든 매장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데이터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주간 추정 결제금액은 5월 셋째 주 약 321억원에서 5월 마지막 주 약 214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스타벅스 앱 신규 설치 건수와 주간 활성 이용자 수(WAU) 역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단기간 수치만으로 장기적인 소비 흐름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논란 이후 이용자 지표와 결제 규모가 동시에 감소한 점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스타벅스를 둘러싼 건물주들의 고민은 최근 논란만이 아니다. 지난해부터는 스타벅스 구독 서비스인 '버디패스'를 둘러싼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건물주들은 버디패스 구독료 수입이 매출 연동 임대료 산정 기준에서 제외되면서 임대 수익이 감소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일부 건물주는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앞서 인터뷰한 건물주 역시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다가 버디패스 도입 이후 하락세로 전환됐다"며 "매출 연동형 계약을 맺은 건물주 입장에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스타벅스 측은 버디패스가 고객 방문 빈도와 추가 구매를 늘려 전체 매출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늘어나는 스타벅스 건물 매물… "예전 같지 않다"
시장에서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상업용 부동산 거래 업계가 파악한 스타벅스 입점 건물 매물은 4월 중순 약 20곳에서 최근 32곳으로 늘었다. 한 달여 만에 약 60% 증가한 수준이다. 매물에는 서울 북한산점, 한남동 리저브점, 삼청동점 등 유명 매장이 입점한 건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매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한 스타벅스 입점 건물은 7차례 유찰 끝에 최근 32억7700만원에 낙찰됐다. 최초 감정가 74억6900만원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물론 개별 사례만으로 시장 전체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과거 스타벅스 입점 자체만으로 높은 평가를 받던 분위기와 비교하면 투자 심리가 이전보다 위축된 것은 사실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승완 상업용 부동산 전문 공인중개사는 "공매뿐 아니라 일반 매매 시장에서도 스타벅스 입점 건물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수준보다 임대료가 낮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토지 매입비와 건축비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수익률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며 "과거처럼 높은 투자 매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근 상황을 일시적 조정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김창래 상업용 부동산 전문 공인중개사는 과거 일본 제품 불매운동 당시 유니클로 사례를 언급하며 "당시에도 매출 급감과 매장 철수 논란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회복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일부 투자자들은 오히려 스타벅스 건물을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며 "논란이 잦아들면 다시 가치가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수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 흔들리는 '스타벅스 프리미엄'… 다시 시험대 오른 공식
한때 스타벅스 건물주는 성공한 상업용 부동산 투자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탱크데이' 논란에 따른 소비자 이탈 우려와 버디패스를 둘러싼 갈등까지 겹치면서 일부 건물주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 역시 과거처럼 스타벅스 간판만 보고 투자하기보다는 수익성과 계약 구조를 더욱 꼼꼼히 따져보는 분위기다. 물론 현재의 변화가 일시적인 조정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한때 '스타벅스 입점=안전한 투자'로 통하던 공식이 더 이상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타벅스가 앞으로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대표적인 '슈퍼 임차인'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chujinzer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