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6.15 06:00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인터뷰①] “부동산 정책 부작용, 지방선거 표심으로 표출됐다”
[땅집고] 6·3 서울시장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정치권과 부동산 업계에서는 “결국 부동산 민심이 승부를 갈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강남3구와 한강벨트 등 서울 주요 권역에서 나타난 표심 변화가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피로감과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를 “정부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이 표출된 선거”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선거 기간 오세훈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서울부동산정상화특위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특히 최근 서울 집값 흐름과 관련해 “매매·전세·월세가 동시에 오르는 ‘트리플 강세’ 현상은 단순한 공급 부족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다주택자 규제와 실거주 강요 정책이 전월세 시장의 병목 현상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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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서울시장 선거 결과를 두고 부동산이 선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많은데.
“오세훈 시장의 선거 슬로건 중 하나가 ‘부동산 지옥을 탈출하자’였다. 이번 선거의 특징은 서울시 정책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의 맞대결 프레임으로 가면서 정부 정책의 부작용을 피부로 느낀 시민들의 불만이 표출됐다는 점이다. 선거 결과를 놓고 보면 그만큼 부동산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 심리가 컸다고 해석이 가능하다.”
-강남 3구뿐만 아니라 한강벨트에서 오세훈 시장에 대한 지지가 높게 나타났는데.
“강남 3구와 용산을 포함한 한강벨트의 선거 결과는 주택 가격 상승률 추세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단순히 가격이 높은 곳이라서가 아니라, 현 정부 들어서기 직전 1년 동안 가격 상승이 가장 가파르게 발생했던 지역들이다. 정부 출범 이후 여러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에 따른 부담과 좋지 않은 영향을 가장 크게 느낀 시민들이 집중된 곳이다. 향후 보유세 강화 등 규제 장치에 대한 부담감이 표심으로 연결됐다.”
-그리고 2030 세대에서도 오 시장의 득표율이 높게 나타났다.
“2030 세대의 경우 처음에는 현 정부가 주택 가격을 잡아주겠다는 호언장담에 기대를 걸었던 것 같다. 실제로 강남3구 등에서 일시적인 안정세가 있었으나 이내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청년들이 처음 진입할 수 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같은 중저가 시장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자가 마련의 기회가 멀어졌다는 인식을 가졌을 것이다. 여기에 전월세 가격까지 폭등하면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발이 표심으로 나타났다.
-서울 주택시장은 매매·전세·월세가 모두 오르는 ‘트리플 강세’다. 특히 전월세 시장의 불안이 심각한데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지수를 분석해 보면, 현 정부 출범 직전 1년간은 전세 2%, 월세 3% 남짓 오르며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정부 출범 이후 1년 동안 전세는 10%, 월세는 9% 이상 급등했다. 노도강 지역의 경우 전세 14%, 월세 16%나 올랐다. 서울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갑자기 주택 공급 부족이 심화된 것은 아니다. 공급이 부족한 상태에서 특정 시기에 전월세 시장이 급등했다는 것은 잘못된 정책적 선택의 결과다. 다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규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통한 실거주 강요 등이 전월세 매물의 실종을 가져왔고, 결과적으로 주거 이동의 병목 현상을 유발해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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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보유세가 낮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의 보유세 수준이 OECD 평균보다 낮은 것은 사실이다. 반면 양도소득세나 취득세 같은 거래세는 매우 강한 구조다. 바람직한 방향은 보유세를 높이되 거래세를 낮춰 시장의 주거 이동과 거래를 원활하게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결혼, 출산, 직장 변경 등 생애 주기에 따라 주거 소비 조정을 해야 한다. 거래 비용을 낮춰야 주거 소비 조정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국민의 복지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런데 거래세는 두고 보유세만 올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보유세는 결국 세입자 주거비에 전가될 수 있는 것 아닌가.
“또한, 국내 보유세는 미국 등 해외처럼 가치 비례세율이 아니라 매우 누진적이다. 주택을 많이 가졌다는 이유로 징벌적인 보유세를 부과하면, 그 세금 부담이 결국 임차 가구의 전월세 상승으로 전가된다. 다주택자의 사회적 순기능을 인정하지 못하면 국내 주택시장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
-정부는 다주택자 규제 기조를 유지하면서 실거주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 이 방향성이 계속된다면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 것으로 보나.
“이대로 가면 시장을 망치게 된다. 어느 나라든 주요 도시의 임차 가구 비율은 40% 이상이다. 서울도 임차 가구 비율이 55%에 달한다. 누군가는 전월세 주택을 공급해 줘야 하는데, 서울 전월세 주택 공급의 20%를 비거주 1주택자가 담당하고 있다. 이들에게 거주를 강요하면 전월세 놓던 집에 본인이 들어가 살아야 하고, 기존 세입자는 쫓겨나게 된다. 결국 도심에 살아야 하는 젊은 가구들이 외곽으로 밀려나게 되면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2배 가까운 출퇴근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주택시장의 문제를 넘어 도시의 생산성 하락과 사회적 비효율을 초래하는 감당하기 힘든 구조를 만들 것이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