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6.12 10:57 | 수정 : 2026.06.13 11:55
김학렬 소장, 국토부 ‘공급확대 총력’ 자료 전면 비판
“진단은 공급인데 처방은 규제인 정책”
“전세 공급하는 다주택자 적대 정책부터 거둬야”
“진단은 공급인데 처방은 규제인 정책”
“전세 공급하는 다주택자 적대 정책부터 거둬야”
[땅집고] “이 보도설명자료의 결정적 패착은 반박 자료에 자기 정책의 사망진단서를 첨부했다는 점이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이 전월세 가격 상승 원인에 대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공방전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의견을 재반박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11일 ‘정부는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란 제목의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전월세 가격 상승 책임을 정부에 돌린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월세 가격 상승의 원인은 2022~2024년 착공 감소 탓”이라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11일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이 같은 국토부의 주장에 대해 “서울 입주물량 '27년 1.7만호. 10년 평균의 43%. 이 숫자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제목의 모든 문장을 무력화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단은 공급인데 처방은 규제인 정책, 그 1년의 결과가 지금의 전월세 시장”이라며 국토교통부의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확대의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국토부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 “그래서 지난 1년간 착공은 늘었습니까?”
김 소장은 먼저 “국토부는 전월세 가격 상승의 원인을 '22~24년 착공 위축에서 찾는다.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입주물량은 2~3년 전 착공의 함수이고, 이것이 공급 시차의 기본 문법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 논리를 인정하는 순간 국토부는 두 가지를 함께 인정해야 한다. 첫째, 현 정부 출범 이후 1년의 성적표다. 국토부 자료 스스로 '25년 서울 아파트 착공을 2.7만호라고 밝혔다. 10년 평균 4.0만호의 67% 수준”이라고 했다. “착공 감소가 원인이라는 진단이 맞다면, 착공을 회복시키지 못한 지난 1년 역시 미래 전월세 상승의 원인 제공 기간이 된다. 같은 잣대를 자신에게는 적용하지 않는 것이 이 자료의 첫 번째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6년 2.7만호에서 '27년 1.7만호로 떨어진다. 10년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국토부는 "지금 전월세가 오르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동시에 "내년에는 더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자기 손으로 공시한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숫자를 내놓고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비가 오고 있고 내일은 폭우가 예보돼 있는데 "기상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 “월세화가 의도한 결과라면 '구조 탓'이라는 해명이 거짓”
김 소장은 또 "월세화는 구조적 변화"라는 국토부의 주장에 대해 “구조적 월세화 추세는 분명 존재하지만 추세와 가속은 다른 문제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전세 공급의 주체는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사람, 즉 다주택자인데 지난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부활했다. 임대인 입장에서 합리적 선택은 두 가지뿐이다. 매물을 거두고 버티거나,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해 현금흐름으로 세 부담을 감당하거나. 시장은 정확히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라고 했다.
김 소장은 “더 결정적인 것은 대통령 본인의 발언”이라며 “전세의 축소가 정책이 지향하는 방향이라고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공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이 의도한 결과라면 '구조 탓'이라는 해명이 거짓이고, 정말 구조 탓이라면 대통령의 '정상화' 발언이 시장 오판이다. 한 정부 안에서 청와대와 국토부가 서로 다른 알리바이를 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소장은 또 "갭투기는 막고 전세시장은 안정시킨다"라고 한 국토부의 발언에 대해 “양립불가능한 목표이며 자료에서 가장 정직하지 못한 문장”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의 전세 제도는 임대인의 갭(매매가-전세가)을 지렛대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갭투자를 '무분별한 투기'로 규정하고 차단하면, 전세 공급의 엔진 자체가 꺼진다”라며 "갭투기는 방지하되 전세시장은 안정시키겠다"는 말은 "씨는 뿌리지 못하게 하되 수확량은 늘리겠다"는 말과 같다”고 주장했다.
◇ “서울시 인허가권 있지만, 사업성 결정하는 규제는 중앙 정부 소관”
김 소장은 "서울시가 인허가 전권을 갖고 있다"라는 국토부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재개발·재건축 인허가권이 서울시에 있다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인허가가 났다고 착공이 되는 것이 아니다. 조합이 삽을 뜨려면 사업성이 나와야 한다”며 “그 사업성을 결정하는 변수들 -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취득세·양도세 중과, DSR을 비롯한 대출 규제, 기부채납과 임대주택 비율의 법적 틀 - 은 대부분 중앙정부와 국회의 소관”이라고 했다.
이어 “국토부 자료 스스로 착공 위축의 원인으로 "PF 위기와 건설공사비 급등"을 들었다. PF는 금융정책이고 공사비 대응은 중앙정부 몫이다. 즉 자료의 앞부분에서는 착공 부진의 원인을 중앙정부 영역(금융·공사비)에서 찾아놓고, 뒷부분에서는 그 책임을 인허가권자인 서울시에 묻는다”고 지적했다.
◇”국토부 전망대로라면 진짜 청구서는 27년에 도착한다”
김 소장은 마지막으로 “공급 대책의 실체 '착공 계획'은 입주가 아니고, 매입임대는 신규 공급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국토부가 주장하는 "5년간 수도권 135만호 착공 계획 발표 후 9개월간 착공 지표가 반전됐다는 증거는 자료 어디에도 없다”며 “설령 내일부터 착공이 폭증해도 준공까지 3년, '27년 입주절벽(서울 1.7만호)은 물리적으로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LH 매입임대에 대해서도 “매입임대는 기존 주택을 사들이는 것이다. 시장 전체의 주택 재고는 한 채도 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전세 공급을 유지하려면 전세 공급자인 다주택자를 적으로 규정하는 정책부터 거둬야 한다”며 “진단은 공급인데 처방은 규제인 정책, 그 1년의 결과가 지금의 전월세 시장이다. 그리고 국토부의 자체 전망대로라면, 진짜 청구서는 '27년에 도착한다”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sh029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