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6.14 06:00
노량진 뉴타운 뒤덮은 하이엔드 경쟁
9000가구 프리미엄 타운 조성
국평 분양가는 27억, 강남권 수준
9000가구 프리미엄 타운 조성
국평 분양가는 27억, 강남권 수준
[땅집고] “노량진 뉴타운 전 구역에 하이엔드 브랜드가 들어간다고요?”
압구정·반포 같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에서나 볼 법한 아크로·디에이치·오티에르·써밋 브랜드가 노량진 전역에서 적용되면서 서울 서남권 최대 규모의 하이엔드 브랜드 타운으로 변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때 고시촌과 컵밥거리, 수산시장 이미지가 강했던 곳인데, 프리미엄 주거단지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노량진 뉴타운은 2003년 서울시 뉴타운 지정 이후 20여 년간 사업 지연을 겪었지만, 최근 분양 시장 회복과 사업성 개선 기대감이 맞물리며 개발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여기에 인근 흑석 뉴타운의 성공이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노량진 일대 분양가는 강남 수준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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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로·디에이치·오티에르 줄줄이
노량진 뉴타운은 총 8개 구역, 9000가구 규모로 조성한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이 정도 규모의 신축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것은 극히 드문 사례다.
가장 주목받는 점은 8개 구역 전체가 1군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달았다는 점이다. 구역별로 살펴보면 ▲1·3구역 포스코이앤씨 ‘오티에르’ ▲2·6·7구역 SK에코플랜트 ‘드파인’ ▲4구역 현대건설 ‘디에이치’ ▲5구역 대우건설 ‘써밋’ ▲8구역 DL이앤씨 ‘아크로’가 들어설 예정이다.
사업 초기부터 조합원들의 하이엔드 브랜드 선호도는 매우 강했다. 여의도, 용산, 강남으로의 접근성이 뛰어난 핵심 입지인 만큼, 일반 브랜드보다 고급 브랜드를 적용해야 향후 자산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건설사들 역시 노량진의 뛰어난 사업성을 높게 평가해 수주전에서 앞다퉈 최고급 브랜드를 제안했다. 이로써 노량진은 과거의 낡은 이미지를 완전히 지우고 서울 서남권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주거지로 거듭날 발판을 마련했다.
통상 하이엔드 브랜드는 압구정·반포·한남동 같은 서울 핵심지 재건축 사업장에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노량진은 뉴타운 전체가 사실상 하이엔드 브랜드로 도배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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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반포’ 흑석이 밀어 올린 노량진 분양가
시장에서는 흑석 뉴타운 성공이 노량진 변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흑석 뉴타운은 한강변 입지와 강남 접근성을 앞세워 ‘서반포’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동작구 집값을 끌어올렸다. 대표 단지인 아크로리버하임 전용면적 84㎡는 최근 34억원을 넘기며 동작구 대장주로 자리 잡았다. 흑석 뉴타운에서 대단지의 가격 경쟁력이 확인되자 바로 옆 노량진 역시 고분양가 전략을 밀어붙일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분양가도 이미 강남권 수준이다. DL이앤씨가 노량진8구역에 공급하는 ‘아크로 리버스카이’는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27억원에 육박한다. 직전 분양한 노량진6구역 ‘라클라체 자이드파인’ 역시 전용 84㎡ 기준 약 25억원 수준으로 공급됐다. 평당 분양가는 7000만원 후반대로 형성됐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예상보다 뜨겁다. ‘라클라체 자이드파인’은 일반공급 180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자 4843명이 몰리며 평균 26.9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아크로 리버스카이' 1순위 청약도 132가구 모집에 2611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19.8대 1로 집계됐다. 고분양가 우려에도 서울 핵심지 신축 수요가 몰린 것이다.
분양가 수준만 보면 흑석 뉴타운과도 큰 차이가 없다. 흑석 뉴타운 최고가 단지로 꼽히는 ‘써밋 더힐’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29억7820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두 지역 가격 격차는 사실상 좁혀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달에는 노량진2구역 ‘드파인 아르티아’도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노량진 뉴타운이 이처럼 높은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는 것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강남3구나 용산구와 달리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해 급등한 공사비를 분양가에 반영하기 쉽다. 업계에서는 “입주 이후 시세가 결국 분양가를 따라잡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재개발 투자금 ‘20억’ 장벽은 부담
다만 투자 진입 장벽은 상당히 높다. 현재 노량진 뉴타운에서 전용 84㎡ 입주권을 확보하려면 초기 투자금만 20억원 안팎이 필요하다. 추가 분담금 부담도 적지 않다. 한 공인중개사는 “노량진 뉴타운 전 구역이 관리처분인가를 받으면서 조합원 지위가 모두 입주권으로 전환된 상태”라며 “입주권은 일반 주택과 달리 세금 계산 방식이 까다롭고 양도소득세 부담이 커 호가 위주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했다.
입지 경쟁력은 여전히 높게 평가된다. 노량진은 서울 지하철 1·7·9호선을 이용할 수 있는 교통 요지다. 여의도와 용산, 강남 접근성이 모두 뛰어난 데다 서울 도심권에서 1만 가구에 가까운 신축 아파트촌이 새롭게 형성된다는 점도 희소성이 크다는 평가다. 정재혜 웰스홈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현재는 생활 인프라와 신축 단지 형성이 먼저 진행된 흑석뉴타운 선호도가 더 높은 편”이라며 “다만 노량진 뉴타운 9000가구 입주가 완료되면 여의도·용산 배후 주거지로서 가치가 지금보다 훨씬 크게 재평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