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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폭탄에 연락 두절" 1321가구 인천 아파트 입주 첫날부터 소송전

    입력 : 2026.06.14 06:00

    입주는 시작됐지만 논란은 현재진행형
    하자·용도변경·소통 부재에 입주민 반발
    운영 문제와 책임 논란으로 번져

    [땅집고]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센트럴파라곤 단지에 입주를 환영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강태민 기자

    [땅집고] “입주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인천 미추홀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 입구에는 입주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하지만 단지 안 분위기는 현수막 문구와는 사뭇 달랐다. 단지 곳곳에는 펜스가 설치돼 있었고, 각종 자재들은 정리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일부 구역은 여전히 공사 현장을 연상케 했다.

    지금 등록하면 수수료0원에 커피 공짜…빈 해결엔 단단홈즈

    인천 미추홀구 미추1구역 재개발 사업으로 조성된 주안센트럴파라곤은 총 1321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이 가운데 767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2022년 5월 일반분양에 나선 이 단지는 공사비 갈등에 따른 공사 중단과 조합 내홍, 사용승인 지연 등이 이어지며 입주 일정이 수개월 늦어졌다. 당초 2025년 말 입주 예정이었지만 사업 차질이 겹치면서 입주민들의 불만이 커졌다. 지난해 사전점검 당시에는 외부 하자점검 업체의 출입을 제한하는 안내문이 게시돼 논란이 됐고, 다수의 하자가 접수되면서 부실 시공 논란도 불거졌다. 단지는 지난 5월 22일 임시사용승인을 받은 뒤 같은 달 26일부터 입주를 시작했지만, 일부 입주예정자들은 하자와 미비한 공용시설 등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린이집이라더니 상가 분양’… 용도 변경 논란

    입주예정자들이 가장 크게 반발하는 사안 중 하나는 단지 내 교육시설 용도 변경 문제다. 입주예정자들에 따르면 분양 당시에는 1층부터 4층까지 전체가 어린이집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안내됐지만, 실제로는 1층만 어린이집으로 계획되고 2~4층은 근린생활시설(상가)로 변경됐다.

    [땅집고] 주안센트럴파라곤 단지 내 시설 용도 변경 논란이 있던 어린이집. /추진영 기자

    한 입주예정자는 땅집고와 만나 “입주민들에게 별도 설명이나 협의 없이 상가 분양이 추진됐다”며 “용도 변경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이 먼저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입주예정자들은 단순한 시설 변경을 넘어 분양 당시 제공된 정보와 실제 계획이 달라졌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했다.

    사전점검 때 봤던 하자가 그대로

    입주민들이 지적하는 문제는 용도 변경뿐만이 아니다. 일부 입주예정자들은 사전점검 당시 발견된 하자가 여전히 제대로 보수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한 입주예정자는 주방 후드 성능을 직접 시연하며 “최대 풍량으로 작동시켜도 흡입력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다”며 “실제 조리 과정에서 연기와 냄새를 제대로 배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분양 홍보 당시 자동 방식으로 안내됐던 루버가 실제로는 수동 제품으로 설치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창호 주변 마감 불량, 설치 위치가 맞지 않는 설비, 마감재 손상 등 다양한 하자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사전점검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개선된 부분을 체감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입주민들이 가장 답답함을 호소하는 부분은 소통 부재다. 한 입주예정자는 “건설사와 조합 모두 연락이 쉽지 않다”며 “지원센터나 하자보수센터도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아 결국 직접 현장을 찾아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입주 지연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는 “입주가 5개월 이상 미뤄지면서 월세를 추가 부담하거나 보관이사를 이용하는 등 경제적 부담이 커졌다”며 “이에 대한 사과나 구체적인 보상 방안도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입주예정자들은 현재 법적 대응을 검토하거나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집행부 공백… 갈등 장기화 배경

    갈등이 쉽게 해결되지 않는 배경에는 조합 운영 문제도 자리하고 있다. 주안센트럴파라곤은 공사비 증액 등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면서 지난해 8월 조합장과 임원 전원이 해임됐다. 이후 현재까지 조합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 집행부 공백 상태가 이어지면서 주요 의사결정이 사실상 멈췄다고 주장한다. 한 조합원은 “총회 의결이 필요한 사안들조차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며 “조합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라고 말했다. 또 “현재는 시공사가 사업 전반을 주도하는 구조처럼 보인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실제로 단지 곳곳에는 시공사가 조합을 상대로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내용의 안내문도 게시돼 있었다.

    라인건설 “입주 초기 단계… 협의 통해 해결할 것”

    시공사인 라인건설은 입주민들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 다른 입장을 내놨다. 라인건설 측은 땅집고와의 인터뷰에서 “입주 초기에는 일부 하자가 발생할 수 있으며 현재도 지속적으로 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되면 공식적인 협의 절차를 통해 보수와 개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하자 보수를 거부하거나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합 분담금 증가와 유치권 논란에 대해서는 “조합 집행부 공백으로 사업이 수개월 지연되면서 금융비용과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것이 원인”이라며 “분담금은 시공사가 결정하는 사안이 아니고, 유치권 역시 계약에 따른 정당한 권리 행사”라고 설명했다.

    주안센트럴파라곤을 둘러싼 갈등은 단순히 하자 문제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 하자 보수 논란과 시설 용도 변경 문제, 입주 지연, 공사비 갈등, 조합 집행부 공백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무엇보다 일반분양자와 조합원, 시공사 사이의 소통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갈등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주가 시작된 지금도 문제 해결을 위한 명확한 협의 창구가 마련되지 못한 상황. 결국 주안센트럴파라곤의 남은 과제는 하자 보수 자체를 넘어 멈춰 있는 소통 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chujinze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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