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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킨텍스 코앞에 500억짜리 '북한 도서관' 짓는다고?

    입력 : 2026.06.13 06:00

    [땅집고] 최근 논란이 된 전쟁기념관 홈페이지의 특별 해설 프로그램 안내 화면. 홍보물 일러스트 상단에 ‘6·25전쟁’과 중국 공산당의 참전 미화 용어인 ‘항미원조’라는 문구가 한국·중국 어린이를 상징하는 캐릭터와 함께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전쟁기념관 홈페이지 캡처

    [땅집고] “이번 정부 대북관으로 국가 안보가 우려되는 상황인데 북한 전문 도서관까지 짓는다니… 정말 나라가 걱정됩니다.”

    국방부 산하 전쟁기념사업회가 운영하는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이 6월 호국보훈의달을 맞아 6·25 전쟁을 중국 측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돕는다는 뜻) 시각에서 바라보는 특별 프로그램을 기획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항미원조는 북한이 중국의 6·25 참전을 미화할 때 활용하는 선전 용어다. 북한의 남침과 중공군의 개입으로 국군이 희생됐던 전쟁사를 다루는데도, 침략자인 중국이 내걸었던 명분을 대한민국 전쟁기념관에서 소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국민 여론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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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대북 관련 정부 시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11월이면 경기 고양시 킨텍스 인근에 통일부가 세금 484억원을 들여 짓는 ‘북한 전문 도서관’까지 완공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에 불이 붙는 분위기다. 매일 대규모 국제회의와 전시가 열리는 킨텍스 수요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는데도 추가로 필요한 MICE 산업 인프라 대신 생뚱맞은 북한 관련 시설을 짓는 데 대한 효율성 문제도 제기된다.
    [땅집고] 경기 고양시 킨텍스 인근에 올해 11월 준공을 앞둔 국립통일정보자료센터 조감도. /통일부

    북한 전문 도서관의 공식 명칭은 ‘국립통일정보자료센터’다. 킨텍스 제 2전시장 건물 남동쪽으로 맞붙은 대화동 2706 일대 4120㎡(1246평) 부지에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8463㎡(2557평) 규모로 계획됐다. 2024년 12월 16일 착공해 올해 11월 완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준공하면 시범 운영을 거쳐 2027년 상반기 중 공식 개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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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부는 이 센터 건립에 사업비 총 484억원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예산은 ▲보상비 177억원 ▲공사비 257억원 ▲설계비 19억5000만원 ▲감리비 29억원 ▲부대비용 6000만원 등으로 구성한다. 앞으로 국내 최초 통일·북한 전문 도서관이 될 센터에 북한자료센터를 만들고, 나머지 공간은 북한과 관련한 특수 자료실, 디지털 자료실, 전시실, 세미나실, 강당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센터 건립 사업을 유치한 인물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재준 전 고양시장이다. 그는 2018년 해당 부지가 경기 북부 접경지역이라 상징성이 크다는 이유로 통일부에 북한 전문 도서관 사업을 짓겠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다. 통일부가 센터 위치를 서울 은평구 등 다른 지역에 짓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자, 이재준 전 시장이 2021년 5월 통일부에 ▲킨텍스 부지 ▲일산신도시 역세권 부지 ▲일산테크노밸리 부지 등 3곳을 후보지로 선정해 제안서를 제출했을 정도다.

    [땅집고] 국립통일정보자료센터 기존 위치와 변경 위치 비교. /이지은 기자

    당초 이재준 전 시장이 제안했던 센터 위치는 킨텍스 남서쪽에 있던 대화동 2707 일대 총 6600㎡ 야외주차장 부지였다. 하지만 2022년 지방선거로 국민의힘 소속 이동환 고양시장이 당선되면서 계획이 변경됐다. 이동환 전 시장이 앞으로 MICE 수요가 증가하면서 킨텍스 방문객이 늘 경우 주차장 확보 문제가 시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위치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다. 주차장에 통일부가 관리하는 공공시설을 짓는 경우 향후 철거가 사실상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각종 행정 절차가 이재준 전임시장 재임시기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였지만, 이동환 전 시장은 통일부와 협의해 센터 위치를 동쪽으로 직선 500여m 거리에 있는 현재 부지로 변경하는 데 성공했다. 건축 계획이 바뀌면서 통일부가 투입하는 신규부지 매매 금액이 약 163억원으로 기존 대비 23억원 정도 줄었고, 부지 규모 역시 754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일부는 2027년 상반기 국립통일정보자료센터가 개관하면 대한민국와 북한이 각국의 통일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 중이다. 다만 일각에선 킨텍스 인근에 북한 전문 건물이 들어서야 할 명분 자체가 불분명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고양시민들은 이 센터를 짓는 데 투입한 예산 500억원이면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고양시를 더 활성화할 만한 다른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2의 평누도 사건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2024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재임시에 추진했던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이름을 '평화누리특별자치도'(평누도)로 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당시 이에 반대한 이 청원에 5만명이 동의했다. 평누도가 북한과 관련이 있어 보일 정도로 촌스럽고 경기북부 지역이 접경지라는 인상을 더 강하게 한다는 이유에서 반대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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