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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 할인 분양해도 "안 사요"…무너지는 타운하우스 신화

    입력 : 2026.06.12 06:00

    최대 7억원 할인에도 안 팔린다
    “할인해도 비싸다” 현장의 냉정한 평가
    타운하우스 흥행 신화, 왜 무너졌나

    [땅집고] 경기 용인시 타운하우스 '라피아노 용인공세' 단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추진영 기자

    [땅집고] 메인 진입도로를 따라 들어서자 3층짜리 테라스하우스들이 줄지어 모습을 드러냈다. 통일된 외관 디자인과 단지 곳곳에 조성된 조경시설은 고급 전원형 주거단지를 연상시켰다. 하지만 화려한 외관과 달리 현장의 분위기는 예상과 달랐다. 최근 이 단지는 최대 7억원 할인 분양, 실입주금 0원, 발코니 확장 무상 제공, 최대 4년 잔금 유예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있다. 그럼에도 분양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땅집고가 찾은 곳은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용인 공세 라피아노’다.

    단지 입구에는 ‘분양 상담 중’이라고 적힌 홍보 깃발들이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커뮤니티센터는 문이 닫혀 있었고, 운영 흔적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단지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분위기는 더욱 조용했다. 일부 세대는 현관 보호 포장재조차 제거되지 않은 상태였다. 차량이나 사람의 움직임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준공 후 입주가 시작된 단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인 모습이다.

    지금 등록하면 수수료0원에 커피 공짜…빈 해결엔 단단홈즈

    용인 공세 라피아노는 대지면적 1만7795㎡ 규모에 지하 2층~지상 3층, 총 94가구로 조성된 타운하우스 단지다.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2023년 분양을 시작했지만 현재까지도 전체 물량의 약 40%가 미분양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분양가는 약 11억6000만원에서 최고 19억5000만원 수준이었다. 현재는 미분양 잔여 물량과 계약 해지 물량을 중심으로 특별 할인 분양이 진행되고 있다.

    시행사 측은 분양 당시 GTX-A 노선,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호재, 대형 상업시설 접근성 등을 주요 장점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체감한 입지는 기대와 다소 차이가 있었다. 가장 가까운 수인분당선 상갈역까지 차량으로 약 10분이 걸린다. 단지 앞 버스정류장이 있지만 일부 노선은 배차 간격이 1시간 이상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인근 부동산 업계에서는 사실상 자가용 의존도가 높은 입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할인해도 비싸다”…현지 중개업소들의 공통된 반응

    현장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입지보다 더 큰 문제로 가격을 꼽았다. 기흥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처음부터 분양가 자체가 높게 책정됐다”며 “할인을 해도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대”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문의 자체가 많지 않은 편”이라며 “현재 가격이 유지된다면 분양 기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할인 이후 분양가는 8억원 안팎 수준이다. 하지만 단지 맞은편에 위치한 탑실마을 대주피오레2단지 전용면적 120㎡가 최근 4억7000만원대에 거래됐고, 인근 준신축 아파트인 용인보라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전용 84㎡도 6억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할인 이후에도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교하면 여전히 수억원 높은 가격인 셈이다.

    [땅집고] 경기 용인시 '라피아노 용인공세' 단지 전경. /강태민 기자

    타운하우스 특유의 구조 역시 한계로 지적된다. 일반적으로 타운하우스는 단독주택의 독립성과 아파트의 편의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용인 공세 라피아노는 벽을 공유하는 세대가 많고 동 간 간격도 상대적으로 좁은 편이다. 일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타운하우스를 선택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프라이버시인데, 구조상 세대 간 소음 우려를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계단을 오르내리는 다층 구조에 대한 부담도 언급됐다. 특히 고령층 수요자 입장에서는 불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때는 흥행 보증수표였던 ‘라피아노’

    현재의 상황은 과거와 크게 대비된다. 라피아노 브랜드는 한때 수도권 타운하우스 시장의 대표 성공 사례로 꼽혔다. 2017년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공급된 라피아노는 최고 205대 1, 평균 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단기간 완판에 성공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아파트를 대체할 새로운 고급 주거 상품”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는 달라졌다.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환금성이 낮은 외곽 주거 상품부터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용인 공세 라피아노는 최대 7억원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도 미분양 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히 한 단지의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 타운하우스 시장 전반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보고 있다. 테라스와 마당, 단독주택 감성은 여전히 매력적인 요소다. 하지만 높은 분양가와 차량 의존형 입지, 환금성 문제, 구조적 한계까지 고려하면 실수요자들의 선택은 이전보다 훨씬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한때 프리미엄 주거 상품으로 불렸던 수도권 타운하우스 시장. 용인 공세 라피아노의 현재 모습은 그 거품이 어떻게 걷히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일 수 있다. /chujinze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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